<김헌식 칼럼>'시티 히피'가 많아지면 '창조경제' 이뤄진다
데일리안 2013.05.27(월) 데일리안 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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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는 자율과 선택의 박탈로 나타난다. 극단적으로 그러한 강제는 전쟁에 시민들의 동원이라는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은 대표적이었다. 반전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도 바로 히피들이었다. 세계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에서 죽어갔고, 그 죽음은 오히려 베트남의 민족 해방을 가로막고 있었다.
여러모로 살필 때, 문명은 개인들의 자율과 주체성을 억압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을 찬양했다. 그들은 물질문명과 국가, 사회의 구속적인 틀을 벗어나 개인들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도시를 버리고 숲으로 향했다.
히피족들은 다시 돌아와 여피족이 되기도 했다. 1981년 5월 미국 시카고 트리뷴지에 처음 소개된 뒤 시대의 추세를 반영하는 신개념으로 자리 잡은 ‘여피족’, 여피는 젊은(young), 도시화(urban), 전문직(professional)의 첫 글자를 따서 'YUP'라고 했다. 그러한 대표적인 인물이 한때 히피였던 스티브 잡스 였다. 그들은 히피족의 정신은 계속 유지하고자 했다. 여피와 히피의 중간에 어쩌면 이러한 시티 히피족이 있는지 모른다.
글레이저는 ‘도시의 승리’라는 책에서 도시야말로 가장 창조적인 공간이라고 했다. 플로리다도 ‘창조도시와 창조계급’에서 창조경제는 도시가 창조계급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 지가 중요하고 그것을 게이지수로 나타내기도 했다. 그만큼 관용성이 많아야 창조성이 높아야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제는 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티히피들이 많아야 한다. 그들은 사유와 성찰 그리고 힐링을 통해 창조성을 배가 시키며 오히려 허위적 집단주의 문화에서보다 협력적 작업들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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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히피족은 움직이는 자가 발전기이다. 그 자가 발전기는 일상의 에너지와 그리고 인간애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움직이는 도시 속 선승(禪僧)이다. 혼자 스스로 유폐되어 깨달음을 얻은 자가 세상 중생을 구원하듯이 자신 안으로 들어갈수록 남의 마음을 더 헤아리게 마련이다. 그 안으로 들어간 자가 인간의 본질적인 결핍과 고독을 직면하게 되므로 긍휼과 연민과 배려를 할 줄 알게 된다. 그들은 결코 혼자 있으되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항상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만 지내는 것은 아닌 것이다. 히피족들이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신들의 히피 빌리지를 만들고 공동체 생활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만 도시에서 상부상조 공생하는 모임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낸다. 그것은 인터넷 공유 사이트 공간일 수도 있지만, 협동조합과 같은 제도적인 조직일수도 있다.
협동조합 열풍은 이런 시티 히피들의 도시 공동체이다. 일반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처럼 규모를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거나 돈만을 벌기 위해 정작 구성원들을 착취하거나 대상화하고 소외시키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참여와 합의 그리고 공정한 분배와 향유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 협동조합의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다양한 테마를 지닌다. 막연하게 도시와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한 히피와는 좀 다른 점이다.
시티 히피들은 혼자 있되 혼자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와 다르다. 그들은 더 나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행복을 위해, 그리고 더 품격 있는 창조와 생산을 위해 스스로 자가 충전을 하고 있는 시티 히피들이다. 창조도시를 위한 공간 정책은 이들을 어떻게 도시 속에서 여유롭게 존재하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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