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코리아 2013.03.30(토)
문화예술이 상상력을 키우고, 상상력은 기업을 육성
김기현 미래문화전략연구소장이 말하는 ‘문화와 창조’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 구현을 위한 4대 국정기조 중 첫째를 경제부흥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창조경제를 통해 이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창조경제란 무엇이며, 왜 지금 필요하고, 현실에서 어떤 성과를 낳고 있을까! 공감코리아는 관련 전문가 기고를 통해 창조경제의 가치와 사례, 성공요인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산업경제의 경제동력은 노동이나 자연자원이었고 지식경제에서는 정보와 지식이었다. 창조경제에서는 상상력과 창조력이다.
상상력과 창조성이 국가경쟁력의 핵심
경제발전의 동력이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창조성(Creativity)으로 대체되고 있고, 이는 지식정보화시대가 상상력과 창조력의 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경제적 가치의 창출이 ‘지식과 정보’에서 ‘상상력과 창조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Jim Dator)는 “정보화 사회 다음엔 꿈의 사회(Dream Society)로 경제의 주력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핵심 국가경쟁력이 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속성 중 하나인 창조성은 기술과 지식을 초월하는 ‘창의,상상, 감성’ 기반의 재화 및 서비스 경제를 구축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생산요소로 작동한다.이는 이른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의 기본 토대이며, 지속가능한 미래 경제 성장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창조경제는 경제적 부와 일자리만이 아니라 한 국가의 문화적 품격과 이미지를 세계 속에서 상호소통하면서 우월한 지위로 격상시킨다.
문화는 무한한 가능성 가진 가치창조의 원천
이 창조경제의 중심에 문화가 있다. 문화란 라틴어적 어원에 따르면 ‘갈고 닦는다, 경작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문화란 자연의 반대말로 인간에 의해서 생성된 모든 것을 일컫는다. 나아가 예술과 지식분야에서 발휘된 인간의 창조적 정신을 바탕으로 한 모든 것을 생산·유통·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런던올림픽 폐막식에 걸린 사진. 월리엄 블레이크의 시 ‘굴뚝 청소부’를 형상화한 것으로, 이제 굴뚝 산업은 가고 문화예술의 창조산업이 왔음을 은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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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우리 인간이 가진 모든 창조적 원동력과 무한한 가능성이 집약된 영역으로 문화외교·문화전쟁이라고 일컬을 만큼 문화가 생활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은 물론 공적인 부의 창출로 이어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가치창조의 원천임을 알 수 있다.
러스킨(John ruskin)은 콘텐츠를 포함한 문화는 인간의 생활과 생명의 발달에 기여하는 고유가치(intrinsic value)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야후는 모바일 앱 하나를 330억 원에 샀다. 야후 처지에서는 그 앱을 구동시키는 프로그램의 원천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 앱 섬리(summly)를 만든 사람은 영국에 사는 닉 달로이시오라는 17세의 소년이었다.
섬리는 애플 스토어에서 2012년 최고의 앱으로도 선정되었다. 컴퓨터를 독학하던 12살 때, 정작 전공은 인문학으로 하겠다는 닉 달로이시오의 포부는 진정한 창조경제가 어디서 창출되는지 짐작하게 한다.좀 더 나은 제품과 기술은 결국 한 순간에 혼자 마스터할 수 있어도 문화와 예술, 철학, 종교, 미학 등은 더 나은 창조성을 부가해주기 때문이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비전공자로 미학과 예술을 강조한 것과 달리 닉 달로이시오는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측면에서 아인슈타인을 떠올리게 만든다.
문화예술이 상상력을 키우고, 상상력은 기업을 육성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 연주 솜씨가 뛰어나서 1935년 독일에서 망명한 과학자들을 위해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상상력이야말로 과학연구의 핵심이라고 했다. 상상하지 않으면 창조력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상대성 이론 등은 바로 상상력으로 창출했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함께 뮤지컬의 양대 메카로 불리는 런던 웨스트엔드. 문화산업의 무궁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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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발현시키는 방법으로 그는 문화예술을 들었다. 아인슈타인과 같이 세계적인 창조산업과 경제를 일으킨 이들이 유태인들이다.유태인들은 어린 시절 부터 스스로 생각하도록 한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은 문제가 있는 아동으로 간주한다.
그렇게 스스로 자기 생각을 갖고 상대방과 토론을 하도록 장려된다. 사유와 고안 그리고 토론을 통해 새로운 것은 끊임없이 창출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성경과 탈무드를 어린 시절부터 숙독을 반복하고 그곳에서 사유와 토론을 뻗어나가게 만드는 점이다. 성경과 탈무드는 결국 종교와 철학, 역사가 사람들의 사유와 창조력을 촉발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창조력은 다양성 속에서 창출된다. 하워드 가드너는 진정한 창조력은 동시대의 사람들이 공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상호토론과 소통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다.
이미 유태인이나 이스라엘은 그러한 일을 수천 년 동안 해오고 있다. 심지어 명령과 규율의 군대에서조차 상상과 창조력을 우선하고 그것을 사업과 기업의 육성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 오히려 상상력과 다양성은 창조력을 배가시킨다. 이는 영국과 이스라엘의 공통점이다.언제나 비가 내리고 안개에 잠긴 땅에서 영국인들은 상상의 날개를 스토리를 통해 풀어냈고 이스라엘은 척박한 열사의 환경에서 이상의 종교와 과학을 창출했다.
그것은 척박한 현실, 자원과 환경이 열악할수록 창조경제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도출해준다. 이는 한국에게도 적절하게 합의점을 준다.
개인의 재능 발휘로 창조적인 지적 재산 이루는 게 창조경제의 핵심
중요한 것은 그러한 창조적인 행위들이 장기적으로 경제와 산업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영국의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개인의 재능과 솜씨(Skill), 잠재성을 한껏 발휘하여 창조적인 지적 재산을 이루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창조적인 활동 그 자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산과 그로 인해 부가가치가 끊임없이 창출되도록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창조경제의 기본 성격이다.
또한 그런 창조적 아이디어와 지적 재산물을 통해 사업을 일으키고 경영을 이끌어가는 기업가정신이 창조산업을 일으키고 창조산업의 주체들의 경제행위들이 창조경제를 이룬다.
관람객들로 꽉찬 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 뮤지컬산업은 영국의 대표적인 산업이 됐다. |
일찍이 호이징가(John Huizinga)는 “인간의 문화는 놀이로부터 나왔다”고 주장했다. 본래 인간은 유희적 존재(Homo Ludens)로 놀이는 삶의 중심에 놓여 있는 핵심요소라 말한다.
생존의 사슬에서 벗어나 여가를 갖고 놀이를 할 때, 비로소 인간 삶의 독특한 의미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의 미래는 여가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여가야 말로 인간이 문화적 삶을 즐기는 시간이다. 이에 따라 재미있는 문화상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폭되고 ‘문화가 곧 돈’이고 ‘문화도 하나의 산업’이라는 문화의 경제적 가치와 문화가 국부를 창출하는 시대로 전환되었다.
창조경제의 핵심영역인 문화예술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풍요, 재미와 멋 그리고 놀이’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주요한 사회적 가치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창조적 아이디어와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산업은 국부를 창출하고 미래를 여는 전략산업이며 지식, 문화, 기술 및 서비스 등이 융·복합된 고부가 가치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상상력과 창조성이 경쟁력의 발전원천인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시대의 핵심 주력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콘텐츠산업 육성의지를 밝혔듯이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다.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이다.
앞으로 문화의 가치와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기술발전과 사람들의 행태변화로 창의성, 연결, 경험, 영성, 인간 중심의 컨셉 등의 개념으로 강조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빠르게 적용, 발전시키는 가가 미래사회 기업 및 국가 경쟁력 확보 및 지속 가능성을 예견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앞으로 새 정부는 과학기술과 아이디어·상상력을 융합한 신산업을 창출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문화콘텐츠·SW·인문·예술과 융합한 신성장 동력의 발굴에 주력하는 등 문화가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며, 세계가 하나되는 문화가 융성하는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김기현 미래문화전략연구소장·청운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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