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기고] FTA와 SNS의 `친구 맺기`

배셰태 2012. 1. 30. 09:53

[기고] FTA와 SNS의 `친구 맺기`

매일경제 칼럼 A39면3단 2012.01.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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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SNS 얘기를 꺼낸 이유는 자유무역협정(FTA)도 마찬가지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FTA는 국가 간 관세 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개방하는 수단이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울타리로도 작용할 수 있다. 협정국가 간 최혜국 대우를 통해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즉 FTA는 `시장 개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근본적으로 `배타성`을 가진다.

FTA라는 울타리가 작고 협소하면 굳이 다른 국가와 무역협정 네트워크를 넓혀가기 위해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무역 중 약 50%가 FTA 체결국 간 교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다자간 개방(DDA)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부터는 FTA를 통한 양자 협상에 각국이 더욱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 간 `친구맺기`가 가속되는 시점에 친구 신청도, 친구 수락도 하지 않고 안일하게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국제적인 네트워크에서 소외돼 버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무역의존도가 87.4%(2010년 기준)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국제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고 교역이 감소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공황까지 거슬러올라가지 않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 선진국들은 특정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개발도상국들은 수입관세 인상과 수입규제를 통해 교역장벽을 높인 바 있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피해나가기 위해 FTA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한ㆍ미 FTA 발효를 앞두고 있다. 약 10년간 동시다발적으로 적극적인 FTA 추진 전략을 펼쳐온 결과 전체 교역 중 FTA 교역 비중을 35%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교역 중 약 3분의 2가 아직도 FTA 네트워크 역외국가로, 잠재적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앞으로 무역 1조달러를 넘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어 가려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외국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요 교역국과 FTA를 확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을 향한 FTA 친구맺기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정부가 마련한 다양한 지원 시책도 기업이 활용해야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라는 파고를 넘어 무역 2조달러를 향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현명하고 전략적으로 FTA를 활용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조석 지식경제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