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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MS '反 애플 연합' 초강수

배셰태 2011. 10. 2. 10:21

삼성·MS '反 애플 연합' 초강수

부산일보 경제 2011.10.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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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MS '反 애플 연합' 초강수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크로스 라이센스 체결로 전 세계 IT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LG전자와 펜택 등 국내외 IT업계의 대응도 주목된다. 삼성그룹 제공

 

애플과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사(MS)와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른바 '반 애플' 연합전선을 구축했다.이에 따라 전 세계 IT업계는 애플과 구글의 양강구도가 깨지고 삼성전자·MS가 가세한 새로운 'IT 삼국지' 지형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각각 주도하고 있는 삼성과 MS의 전략적 제휴 소식에 국내외 IT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글과 LG전자 등 각국의 IT업계가 보인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양측 전략적 제휴, 'IT 삼국지' 형국 전개
삼성 "운영체제 탄력 선택 점유율 높일 것"

 

삼성과 MS는 지난달 28일 크로스 라이센싱, 즉 포괄적 특허 공유 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개발되는 제품들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특허침해에 대한 부담없이 안드로이드폰과 윈도폰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삼성과 MS는 구체적인 크로스 라이센싱 계약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MS가 삼성전자로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해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로열티를 요구해왔다. 이미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는 MS와 대당 5달러의 로열티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HTS의 3배에 달하는 스마트폰 1 대당 15달러의 로열티를 삼성에 요구해 두 회사의 협상이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빌 게이츠 MS 명예회장과 아침식사 회동을 하고,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스티브 발머 MS CEO가 회동하면서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두 회사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지불하는 로열티는 HTC 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IT 업계에선 삼성과 MS의 전략적 제휴가 두회사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한 IT 전문가는 "MS는 자사의 OS를 유통시킬 수 있는 최고의 하드웨어 업체가 필요했을 것이고, 삼성전자는 특정 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멀티 OS로 나가는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삼성의 고위 관계자도 "이제 멀티 플랫폼 전략의 진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멀티 플랫폼이란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폰 등 하나의 OS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OS를 선택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것이다.두 회사의 이같은 제휴에 대해 구글은 "MS가 삼성전자를 '갈취'하는 것"이라는 원색적인 문구가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구글은 성명서에서 "MS의 이런 전술은 예전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더니 법적 수단에 의존해 다른 기업 성과를 뜯어내고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구글의 이러한 원색적인 비난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표방하며 안드로이드 OS로 이룬 스마트폰 생태계에 비해 초라한 시장 점유를 가지고 있던 MS가 OS 경쟁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대한 불편함으로 풀이된다. MS는 로열티 수입으로 윈도폰 OS 공급으로 얻는 수익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대 제조사인 삼성전자마저 MS에 로열티를 지불함에 따라 다른 국내 제조사들로서도 MS의 '압력'을 피해나갈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한 임원은 "MS가 로열티 요구를 할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며 "최대한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당장 LG전자와 팬택 등 안드로이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