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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OS’ 삼성전자, ‘바다OS’ 개발 뒷전?

배셰태 2011. 9. 30. 18:47

‘문어발식 OS’ 삼성전자, ‘바다OS’ 개발 뒷전?

스포츠서울 IT/과학 2011.09.30 (금)

 

▲ 삼성전자 서초사옥

 

[스포츠서울닷컴 | 이현아 기자] 삼성전자가 반(反) 애플, 멀티OS 체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주력 사업이던 ‘바다OS’ 개발은 뒷전으로 미뤄져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는 28일 인텔, 리눅스 재단 등과 함께 새 리눅스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OS) ‘티즌(Tizen)’ 개발에 나섰다. 또한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윈도폰 개발과 마케팅에서 적극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자체 OS인 ‘바다’를 비롯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 인텔의 ‘티즌’까지 4개 OS플랫폼을 지원한다. 이는 애플 iOS를 제외한 거의 모든 OS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플랫폼 다양화 전략으로, 탄탄한 연합군을 결성해 반 애플 체제를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구글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 멀티OS 체제 구축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삼성전자는 한때 자사의 최대 고객이던 애플과 세계 9개국에서 디자인 및 통신기술 특허와 관련해 맞제소 중이다. 또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합병으로 구글이 잠재적 경쟁사로 떠오르면서, 삼성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갤럭시S, 갤럭시S2에 탑재했던 안드로이드OS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도 위험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적의 적’인 MS와 인텔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 모아 세력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구사하고 있는 ‘멀티OS’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다양한 OS를 적용하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급속히 늘어난다. OS플랫폼이 늘어날수록 각 OS플랫폼에 따른 개발자들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OS들이 업그레이드되거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또한 윈도폰·티즌·바다가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개발 역량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작년에 비해 MS 윈도폰의 OS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으며, 티즌 역시 실패한 인텔·리눅스기반 OS ‘미고’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의 멀티OS 체제

 

◆ 오픈한 ‘바다OS’ 사실은 자체 OS 개발의 한계?

 

MS-인텔과 협력관계를 체결한 시기와 맞물려 삼성전자의 독자 모바일 운영체계(OS)인 ‘바다’의 오픈소스 개방설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시기 상 바다OS의 개방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27일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트레피스는 “삼성전자는 애플에 이은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지만 바다를 오픈소스로 개방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아이디어이며, 시간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 정책을 취한 가장 큰 이유는 되도록 많은 모바일기기들이 이를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주 수입원인 검색광고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검색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것도 아니어서 바다의 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조치라는 것이 트레피스의 주장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MS나 인텔과의 제휴 체결 시기와 바다OS의 오픈 시기가 겹치는 것을 보아 삼성전자가 ‘바다OS’의 자체 개발에 한계성을 느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주력하겠다던 삼성전자의 전략이 ‘바다OS’ 개발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OS 개발로 선로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바다OS가 개방된다 하더라도 과연 앱 개발자들이 수익 보장이 되지 않는 바다OS용 앱을 생산할지도 미지수다. 앱 개발자들은 “개발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방법보다는 삼성전자의 투자개발로 안정된 OS체제를 확립한 뒤, 개발자들에게 보다 확실한 수익구조를 보장하며 양질의 앱을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삼성전자가 바다OS 활성화에 얼마나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문어발식 멀티OS 플랫폼 구축은 앞으로 바다OS에 대한 개발 및 투자가 불확실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바다OS를 개방하는 것은 개발자들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OS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은 당초 계획했던 소프트웨어 산업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충분한 소프트웨어 인력을 더 확보할 것”이라며 “바다OS 오픈소스 개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