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한국의 청년들이 길을 잃고 있다
데일리한국 2016.07.10 최영운 정경부장
http://daily.hankooki.com/lpage/society/201607/dh20160710123237137780.htm
7월말 시행 서울시 청년활동수당 놓고 복지부와 마찰
법리논쟁 앞서 취업절벽 직면한 청년현실 해소가 우선
"빚 있어야 파이팅한다" 인식 탈피 사회안전망 제공해야
취업안내판을 살펴보고 있는 대학생. 사진=연합뉴스
이 시대의 ‘청년’은 어느새 ‘실업’이란 말과 동의어로 통한다. 청년을 뒷받침하는 수식어가 희망과 미래, 도전이 아닌 실업과 현실, 포기가 된 것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에서 출발해 '5포 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한다는 '7포 세대' , 모든 것을 다 포기한다는 'N포 세대'란 말까지 전염병처럼 청년들을 감싸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수명은 82.3세이고, 건강수명은 73세다. 통계청이 조사한 장기근속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49세로,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근로기간이 줄어들고 있다.
서른 살이 넘어서도 부모의 보호아래 있는 ‘캥거루족’도 적지 않다. 높은 주거비용과 경제적 상황으로 부모 집으로 다시 들어가는 청년들, ‘리터루(Returoo)족’도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실업률은 2월 9.2%에서 5월 9.7%까지 치솟아 통계 작성 시작 연도인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 1분기 청년실업률은 12.3%로 나타나 사상 처음으로 12%를 넘어섰다. 지난달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서는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3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청년들이 길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음식업 취업자 중 15~29세 청년층 비율은 지난 2008년 12.9%에서 2014년에는 23.5%까지 늘었다. 창의적 직업보다는 생계형 직업에 뛰어든 것이다. 다수의 청년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취업자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40.2%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청이 집계한 범죄자 연령을 보면 청년층만 전년보다 4.2% 늘어났다. 경제적 빈곤이 결국 범죄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가는 느낌이다.
한때의 '다이내믹(dynamic) 코리아' 분위기는 최근 조선· 해운· 철강 등 주요산업이 휘청되며 '내리막길 코리아'의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청년에게 일자리 기회를 주고, 일자리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은 국가와 기업, 또 우리 모두의 몫이다.
특히 정치권은 실업난을 줄일 수 있는 여러 창의적인 방법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내 공(功)’ ‘네 공(功)’만을 따질 겨를이 없다. 청년 실업문제를 불난 집 닭 보듯 해서는 결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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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활동지원보장(이하 청년수당)'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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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같은 지자체인 성남시에서도 ‘청년배당’(3년 이상 지역에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12만 5000원씩 성남사랑상품권 지급)을 실시중이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은 지역 내 일정 나이의 모든 청년에게 상품권 형태로 일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형태를 띠고 있다. 소득·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 거주 청년들에게 골고루 지급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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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서울시의 ‘청년활동수당’과 성남시의 ‘청년배당’이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재정압박을 가하고 있다.
세계는 알파고 등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숨가쁘게 새로운 기술 환경에 적응하며 청년취업을 고민하고 있다.
‘크레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 를 주창하는 우리는 아직도 “빚(채무)이 있어야 학생들이 파이팅을 한다”는 20세기식 사고에 젖어 있는 지도층을 본다.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N세대가 ‘모든 것을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사고한다’는 N세대(New Generation)가 될 수 있도록 사회망이 필요하다.
금수저·흙수저 갈등은 청년의 문제이기 이전에 공동체 모두의 문제다. 무엇보다 아직도 ‘편가르기식 사고’에 젖어 있는 정치권의 책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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