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브렉시트 후폭풍] 신고립주의…세계는 각자도생 시대

배세태 2016. 6. 26. 20:10

反세계화·양극화를 먹고 사는 '고립주의 괴물들'

매일경제 2016.06.26 이진명/문재용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no=457784&year=2016

 

EU 추가탈퇴 움직임·中 군사 마이웨이 행진..'자국민 우선' 내건 민족주의 정당들 돌풍 거세

加 퀘벡· 美 텍사스·스페인 카탈루냐·英 런던..단일 국가내 지역분리주의 움직임도 힘받을듯

 

◆ 브렉시트 후폭풍 / ① 新고립주의…세계는 각자도생 시대 ◆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오자 미국 텍사스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자 텍사스 독립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텍사스 분리주의자들의 기대감에 찬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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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뿐만이 아니다. 브렉시트 개표 결과가 발표된 6월 24일은 기독교 성 세례 요한의 날로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분리독립운동의 상징적 축제일로 자리 잡은 날이다. 이날 축제를 위해 모인 분리독립 지지자들은 브렉시트 결과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퀘벡주 분리독립을 기치로 내건 퀘벡당의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알렉상드르 클루티에 의원은 "영국과 퀘벡의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 차이가 아주 근소했음에도 세계가 곧장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밝혔다.

 

스페인 카탈루냐 독립운동을 펼치는 이들도 브렉시트 결과에 축배를 들었다. 분리독립운동 시민단체 '카탈루냐 의회'의 조르디 산체스 회장은 "스코틀랜드도 유럽연합(EU) 잔류를 위한 국민투표에 돌입했다. 우리도 국민투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고립주의는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인들의 속내와 맥락을 같이한다. 영국 국민이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EU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반세기 동안 이어온 세계화를 향한 분노가 표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 국가들이 상호 의존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EU 영향력은 비대해졌지만 영국 국민은 영국이 EU 성장에 기여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자신들도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장점을 부각해온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런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유무역은 반드시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낸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도 패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자본주의 4.0' 의 저자이자 세계적 경제평론가인 아나톨 칼레츠키는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많은 나라에서 민족주의 감정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 특징은 매우 유사하다. 앞으로 전 세계에는 고립주의 열풍이 불 것"이라고 지적했다. BBC는 "난민 위기와 테러가 잇따르면서 국제 정체성을 우려하는 여론이 커졌다"며 "타국민보다는 자국민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극우 정당의 고립주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투표에서 'EU 잔류' 지지율이 높았던 런던 지역에서도 "런던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EU에 합류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에 15만7000여 명이 서명했다.

 

신고립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미국 민심도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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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시아에서도 자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권은 세계화로 인해 자국의 약자에게 돌아가야 할 관심과 보상이 제공되지 못했다는 것을 빌미로 새로운 형태의 민족주의와 고립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익 극대화를 추구해 왔던 중동 석유 카르텔의 붕괴는 고립주의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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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전면에 등장했다. 중국은 인근 동북아·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중국해에서 '마이웨이'를 택해 고립주의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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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주요 2개국(G2)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웃 국가들과 공존과 협력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쳐낸 것이다.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인들의 인식은 유럽 내 다른 국가들로도 확산하고 있다. 순서 면에서 영국이 먼저 EU 탈퇴를 선언했을 뿐, 다른 유럽 국가들의 탈 EU 움직임도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동유럽의 체코와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EU 탈퇴 방안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독일과 함께 EU의 중요한 축인 프랑스에서도 국민전선이라는 극우단체가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