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기본소득] 황혼기 접어든 자본주의...미래 수요마저 동난 세상 눈앞

배셰태 2016. 6. 26. 21:11

황혼기 접어든 자본주의

서울경제 2016.06.22 한기석 논설위원

http://www.sedaily.com/NewsView/1KXOU7BB81

 

미래 수요마저 동난 세상 눈앞

수요 한계 땐 자본주의도 괴사

더 내고 덜 받으려는 자세 필요

 

<중략>

 

과거에는 수요와 공급이 번갈아 우위를 나타내며 호황과 불황이 반복됐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호황은 사라지고 불황만 보인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공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수요는 역으로 급감할 것이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저출산 고령화, 부의 양극화, 고용 없는 성장 등 모든 현상은 수요 감소를 가리키고 있다. 가계부채와 국가부채가 급격히 늘어 이제는 당겨쓸 미래 수요마저 동났다. 그동안 자본주의를 지탱해온 수요가 한계에 이르면 자본주의도 수명을 다하고 자연사할 수 있다. 모든 유기체의 숙명이다.

 

유권자의 표로 먹고사는 정치인의 후각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그들은 금융위기 이후 경제 흐름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보면 흉흉한 민심을 파고들 그 무언가를 최소한 말로는 준비했다. “이제는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 분배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소득 불평등이 지금처럼 심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종북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좌파의 주장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 발언이 우파 정당인 새누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 입에서 나오다니 놀랍다. 유럽의 정치지형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한참 가 있을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는 한 걸음 더 나갔다. 그는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의 사탕발림이더라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제는 진짜 분배를 논의해야 한다. 선진국은 분배를 얘기하고 실천에 옮긴 지 오래됐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기 위한 ‘15달러를 위한 투쟁(fight for $15)’이 한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기본소득도 스위스에서는 도입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하고 핀란드는 내년 시범 시행을 예정할 정도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본주의가 다른 방식으로 연명할지 자본주의가 사라지고 새로운 어떤 주의가 도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 그때까지 혼란을 최소화하고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 나가려면 모두가 더 내고 덜 받으려는 마음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