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와 페이코를 통해 본 핀테크 사업 전략
머니투데이 2015.12.23(수)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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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애플의 애플페이 출시는 전세계 핀테크 산업의 기름통에 불을 붙인 격이었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은 애플페이의 성공을 점쳤고, 핀테크를 준비하던 플레이어들은 더이상 늦출 수 없다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2015년 초 루프페이를 인수하였다. MST방식의 삼성 페이는 애플 페이보다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NFC기술만을 가정하고 있는 애플페이와 달리 삼성페이는 이미 보급된 마그네틱 카드 인식 단말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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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성페이도 고민이 있다. 가장 본질적인 고민은 2015년 12월 현재의 삼성페이가 새로운 거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거래를 창출하지 못하므로, 기존의 사업자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가맹점 입장에서는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고객이 이전에 결제 수단이 없었던 상태도 아니기 때문에, 매출 증대에 도움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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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삼성페이는 실패할 것인가?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시장의 기업 플레이어들인 기존 신용카드사나 기존 VAN사, 심지어는 기존 가맹점에게도 열렬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기대를 받고 있고 많은 스마트 폰 고객들이 다음 스마트 폰은 삼성페이 기능이 되는 폰으로 사겠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아직 희망은 있다.
그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 삼성페이는 MST 방식의 결제로 시작한 현재의 카드 에뮬레이션 모델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새로운 결제 서비스의 흐름으로 혁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방식에 기반한 새로운 거래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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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삼성페이를 활용해 설명한 내용은 다른 핀테크 회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모든 핀테크 회사는 새로운 거래를 찾아내야 한다. 어쩌면, 블루오션 전략이 가장 잘 적용되어야 하는 분야가 핀테크 분야인 것이다. 기존의 결제 시장과 결제산업의 파이를 뺐어오겠다는 전략은 레드오션 전략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거래를 찾아내는 구체적인 방법은 뭘까? 첫번째는, 금융소외 또는 저신용자(Unbanked 또는 Underfinanced) 고객을 금융 또는 파이낸스 고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글로벌 핀테크 성공 사례로 유명한, 케냐의 엠페사(M-Pesa), 방글라데시의 비캐시(bKash), 중국의 위어바오(余..) 모두 금융소외자를 금융소비자로 화시킨 좋은 사례다.
아직도 이 지구상에서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인구가 25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 숫자이지만, 이 숫자 만큼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의 규모다. 지구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25억에 해당하는 인구를 금융이용자로 바꾸어 내야 하는 것이다.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유행어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대한민국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금융 이용자는 금융소외 상태에 있는 사람의 불편을 인식하지 못한다. 마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는 사람이, 공기가 탁하거나 또는 공기가 부족한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
대한민국 역시 어쩌면 인구의 3분의 1이 금융소외(unbanked) 상태에 놓여있을 수 있다. 잘 따져보자. 10대와 20대 청소년층과 노년층은 후불결제 시장에서, 사업자로서 문화 예술가는 소액 기부 시장에서, 노변 주차서비스는 돈받을 수단이 부족해 금융시장에서 소외돼 있을 수 있다.
핀테크는 이미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기획하기 어렵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사람은 공기가 탁한 곳이 어디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그 자체를 알기가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2015년 하반기 전국의 영화관과 공중파/케이블TV 등에 공해 수준의 광고 물량 폭탄이 떨어졌다. 페이코라는 서비스인데, 페이라는 이름에서 결제 서비스인 것 같긴 한데, 어떤 가치를 주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계속 이미지 광고의 물량 공세 전략을 쓰고 있었다. 어떤 회사인가 싶었더니, NHN엔터테인먼트이다.
올해 페이코는 마케팅 비용만 수백억에서 1천 억 가까이 집행하고 있다(2015년 1월 당시 계획된 마케팅 비용은 1200억 원), 페이코의 마케팅 전략은 2016년이나 2017년의 국내 또는 국외의 경영대학 마케팅 수업시간에 유익한 사례 연구로 사용될 것 같다.
이것이 성공 사례로서 교육될지 실패 사례로서 교육될지는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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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 X 벅스 니나노 클럽은 핀테크에서 새로운 거래를 찾아내는 구체적인 방법에서 두번째와 관련되는 것이다.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방법, 특정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핀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이 개인 사용자(돈 낼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핀테크 사업의 기회를 찾는 것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사업자의(돈 받을 사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핀테크 사업의 기회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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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한 두가지 전략을 다시 삼성페이로 돌아가 적용해본다면, 삼성페이는 금융소외 상태의 고객을 금융소비자 상태로 변화시키는 분야를 찾아냄으로써, 또 수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업 분야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거래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페이코 X 벅스 니나노 클럽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특정 산업과 제휴함으로써(예를 들어, 결합된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양쪽 산업의 고객을 교환 공유, 사용자 기반을 한꺼번에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2015년 한국의 결제 시장을 되돌아보고, 2016년 전망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재료이다. 이 두 회사의 두 서비스 모두 결국 새로운 거래를 창출해냈는가 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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