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로버트 와이스 X프라이즈 대표 "미래 바꿀 실마리, 황당한 아이디어 속에 있다"

배셰태 2015. 11. 19. 11:55

"미래 바꿀 실마리, 황당한 아이디어 속에 있다"

조선일보 2015.11.19(목) 박건형 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111804419

 

[기금 30억달러…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재단 'X프라이즈' 로버트 와이스 대표]

 

달 착륙선, 오염 바다 복구… SF같은 문제 내걸고 우승팀에 수백만달러 상금

"노령화·청년실업 등 해결엔 정부보다 기업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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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재단‘X프라이즈’의 로버트 와이스 대표는 18일“세계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는 전 세계 인재를 모아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한 국가나 한 사람은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전 세계의 인재를 모아 머리를 맞대는 장(場)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장을 실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재단 'X프라이즈(XPRIZE)'의 로버트 와이스 대표는 18일 "얼핏 보면 황당한 것 같은 아이디어에도 과감하게 지원하고 시상하는 우리의 철학이 여러 기업과 발명가, 과학도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스 대표는 TV조선이 18~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하는 '제3회 글로벌 리더스 포럼' 연사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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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스 대표는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나면 사람들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더 기발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실마리들이 얻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X프라이즈는 대회마다 당장 현실화하기 힘든 높은 목표를 제시한다. 쏘아 올릴 로켓도 없는 상황에서 달 착륙선을 제작하라고 주문하거나, 가져다 대기만 하면 사람의 건강을 진단해내는 기기를 만들어 보라는 식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대신, 아예 미래를 직접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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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단은 1995년 세계적인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현 구글 이사)과 피터 디아만디스가 설립했다. 미지, 도약, 알려지지 않은 것 등을 뜻하는 영어 알파벳 'X'를 인류가 당면한 문제로 보고 이를 푸는 사람에게 상을 주기로 한 것이다. 1년 뒤 할리우드 영화감독 출신인 와이스씨가 재단 대표로 합류했다. 처음엔 250만달러(약 29억원)로 시작했지만, 현재 30억달러(약 3조5170억원)의 기금을 운용할 정도로 커졌다.

 

X프라이즈에는 인터넷 기업 구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통신 기업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이사회 의장의 전 부인인 웬디 슈미트 등 개인 후원자도 부지기수다.

 

기업들은 X프라이즈 참여를 통해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퀄컴과 함께 '트라이코더'라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공상과학(SF) 시리즈 '스타트랙'에 나오는 기기인데 사람 몸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어디가 아픈지 알려주죠. 대회 전에 트라이코더는 그냥 SF 속 상상에서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회 과정에서 실제 트라이코더에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퀄컴은 SF가 현실이 되는 데 기여했고, 그 기술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죠."

 

와이스 대표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도 X프라이즈와 같은 방식으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령화, 청년실업, 가계부채, 생산성 하락 등 한국의 현안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안고 있는 문제"라며 "한국 혼자서 풀 수 없다면, 한국이 전 세계적인 논의를 주도하려고 노력해보라"고 말했다.

 

정부보다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정부가 주도하면 경제나 사회문제 모두 오래 지속되는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기업이 문제 해결을 주도한다면 해결책이 계속 진화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아이디어가 있다면 함께 일하라"고 말했다.

 

"각기 경력이 다른 사람, 재능이 다른 사람을 최대한 모아서 함께 일해야 합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일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실현할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