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정재호] 밀레니얼스와 언론이 갈 길
국민일보 2015.08.18(화) 정재호 편집국 부국장
http://m.kmib.co.kr/view.asp?arcid=0923204267&code=11171358&cp=nv
오바마·김범수 파격 배경엔 밀레니얼스… 10년 후 모든 것 바뀌어 ‘모바일이 살 길’
2015년 8월 10일, 한국과 미국에서 전통매체를 긴장에 빠트린 두 사건이 있었다. ‘파격’이란 제목이 따라붙은 두 사건은 바로 “오바마, 이란-이스라엘-미국 젊은이들과 ‘파격 인터뷰’”와 “다음카카오 ‘30대 CEO’ 파격 인사”였다. 얼핏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사건의 배경엔 밀레니얼스(Millenials·일명 밀레니얼 세대)가 똬리를 틀고 있다. 밀레니얼스는 출생연도 기준이 제각기 조금씩 다른데, 대체로 Y세대와 일맥상통한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밀레니얼스에 관한 15가지 사실’이란 보고서(백악관 보고서)에서 1980년과 2000년대 중반 사이에 출생한 인구집단을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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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평소 강조했던 ‘지식의 저주’를 깨고 자신과 다른 DNA 를 가진 리더를 앞세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칩 히스 교수가 사용한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란 ‘기존 지식에 갇혀 있으면 그 이상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요약된다.
1966년생 X세대인 김 의장 스스로가 지식의 저주를 깨고 인터넷 시대 한게임과 네이버 성공신화의 주역이 되었고 모바일 시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까지 성공시켰다. 웹에서의 성공 기억을 버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김 의장에 비하면 임 대표는 자라온 시대와 환경이 확연히 다른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그는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던 시기에 청소년 시절을 보냈고 KAIST 산업공학과를 나와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기술과 언어를 마치 특정 언어의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밀레니얼스다.
오바마 대통령과 김 의장의 파격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미국과 한국의 노동·소비 시장에서 밀레니얼스가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미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인구의 3분의 1 이상(35%)이 밀레니얼스다. 스마트폰을 곁에 두고 자며 4명 중 3명이 SNS를 이용한다. 이들의 부모세대인 베이비부머(1946∼64년) 25%와 X세대(1965∼79년) 15%를 추월했다.
우리 밀레니얼스도 미국과 비슷한 추세다. 전체 인구 중 밀레니얼스는 1378만명, 27.2%로 X세대(1231만명, 24.3%), 베이비부머(1085만명, 21.4%)를 앞질렀다.
손재권(매일경제)은 최근 한국신문협회가 주최한 세계신문협회 참석 보고회에서 이 같은 인구 변화 추이를 근거로 밀레니얼스가 25∼44세가 되는 “10년 후 모든 것이 바뀐다”고 경고했다. 밀레니얼스가 모바일 친화적인지, 프린트 친화적인지 생각해보면 자명한 일이다. 호주 출신 미래학자 로드 도슨이 2026년이면 한국의 종이신문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 것과 얼추 맞아떨어진다.
그래도 속 시원한 답은 없다. 언론이 갈 길이 모바일이라는 것 외엔. 이를 위해 김 의장처럼 지식의 저주에서 깨어나야 하고 오바마 대통령처럼 좌고우면하지 않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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