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자기계발·동기부여外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경영학적 시각을 갖추어라

배셰태 2014. 9. 29. 13:40

 

원래 큰 성공이 있으면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대한 요인을 분석합니다. 여기 <강남 스타일>의 성공을 바라보는 두 개의 상반된 시선이 있습니다.

 

평소 절친한 친구(?)인 경영학자와 철학자가 만나 싸이의 <강남 스타일> 성공 요인을 분석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들은 상반된 주장을 했는데, 지금부터 경영학자와 철학자의 주장을 들어보고 그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경영학자의 분석입니다. 그는 마케팅 관점에서 <강남 스타일>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그의 말을 따르면, <강남 스타일>은 CPNT(Contents-Platform-Network-Terminal) 관점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을 두루 갖추었습니다. CPNT란 기업 전략이나 가치 평가에 쓰이는 척도를 말하는데, 핵심 사업 역량을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터미널(단말기) 이라는 4가지 요소로 분석합니다.

 

한마디로 CPNT 모두에서 성공 요인을 두루 갖추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경영학자는 싸이 열풍을 잘 분석하여 제2, 제3의 싸이를 만들어 최근 주춤해진 한류 열풍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철학자의 분석은 이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강남 스타일>의 성공이요? 그건 어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죠." 아니 이건 무슨 말인가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니! 한마디로 우연히, 재수가 좋아서 그렇게 되었다합니다. 마치 소가 뒷걸음치다가 개구리 잡은 격이라나. 아무리 유쾌한 성격의 싸이라 할지라도 철학자의 말을 직접 들었다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경영학자의 체계적인 분석과는 달리 철학자의 분석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단순하다 못해 허무하기까지 합니다. 사람들은 경영학자와 철학자의 분석 중에서 누구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할까요? 대부분 사람들은 경영학자의 분석을 신뢰할 것입니다. 그의 주장이 전문적인 이론에 근거하고 있으며 주장의 논거도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철학자의 철학자의 분석을 듣고 있자면 '학자라면서 어떻게 저런 수준으로 분석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어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경영학자의 분석이 더 올바른 것일까요? 누가 옳다고 단정하기 전에 대부분 사람이 경영학자의 편을 들 것이므로 나는 철학자의 편에 서서 그의 주장을 옹호하고자 합니다. '철학자를 위한 변명'이라고나 할까요?

 

철학자는 <강남 스타일>의 성공 요인을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성공을 위해서는 그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했지만(필요조건), 역으로 그가 노력했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충분조건). 즉 지금의 성공은 그의 노력과 더불어 행운이 작용했기에 가능합니다.

 

경영학자가 분석한 성공 요인(CPNT)도 사실은 성공의 필요조건에 불과합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그것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싸이처럼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에게도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싸이의 성공 요인에 대한 경영학자와 철학자의 서로 다른 시선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누구의 시선이 더 요긴하게 쓰일까요? 어느 한쪽이 더 옳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영학자의 주장은 분석적이고 세련됐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이고 예외적인 현상에 대한 분석일 뿐이며 사전적 예측이 아닌 사후적 분석의 경향이 짙습니다. 반면 철학자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그래서 무시하거나 흘려버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단순해 보이는 그의 주장 속에는 생각지 못한 통찰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한쪽의 사고방식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가지 모두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즉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경영학적 시각을 갖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만 가지고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비판 철학의 창시자 칸트는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라는 말을 통해 사유와 직관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했습니다. 이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경영학 없는 철학은 공허하고, 철학 없는 경영학은 맹목적이다."

 

만약 당신이 경영학자라면(혹은 경영학에 더 많은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이제부터는 철학에도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철학이 당신에게 직관과 통찰의 날개를 달아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이호건,《바쁠수록 생각하라》, 아템프, 2014.04.10.... 일부 발췌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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