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디지털 화면’ 속 대중과 소통하는 ‘액정 사회’

배셰태 2014. 1. 14. 17:31
‘디지털 화면’ 속 대중과 소통하는 ‘액정 사회’
한겨레 2014.01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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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기획] 당신의 디지털, 안녕하신가요
달라진 관계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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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디지털 미디어 몰입을 ‘액정사회’라는 말로 설명한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나이 든 세대는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배우려 하지만, 어렵고 생물학적으로 맞지 않는 면도 있다. 세대 간에 소비하는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공통의 화제도 찾기 어렵고, 정보량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정보량이 적은 노년층이 훈계하기도 어렵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근 교수가 말하는 액정사회 또는 모니터사회는 화면이 사람의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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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론가와 학자들은 새 정보기술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폐해에 대해서 경고해 왔다. 정보기술 전문 저술가인 니컬러스 카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인간 정신에 미치는 위험을 탐구한 저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기술의 힘을 지니기 위해 우리가 지불한 대가는 소외”라고 지적했다. 독일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의 한병철 교수는 성과중심사회의 병적 증상을 파헤쳐 호평을 받은 책 <피로사회>에서 “멀티태스킹은 퇴화”라고 지적했다. 사람이 눈앞의 대상에 사색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항상 주의를 빼앗기는 사회는, 동물이 항상 주변을 감시해야 하는 야생수렵구역과 다를 바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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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등 가상공간에서
학연·지연 등 공동체 떠나
관심사 바탕으로 관계 형성

 

촘촘히 연결된 커뮤니티 통해
잘못된 정보도 쉽게 퍼지고
끼리끼리 문화 확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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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 숭실대 교수(정보사회학)는 “과거의 일상 관계가 주로 연고와 경험에 기반한 관계였다면 온라인에서의 관계는 관심에 기반한 관계다. 서로에 대한 속성을 인지하지 않더라도 같은 관심을 공유하며 지속적 관계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말 등장하기 시작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어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확대로 사이버 세계의 관계는 밀도가 높아지고 그물망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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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20세기 대량생산사회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시 중심의 이익사회 공동체가 오프라인에 유지되면서 온라인이란 가상공간에서 관심 공동체가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사회관계가 혈연·지연·학연 등 연줄로 묶여 그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했다면 새 관계는 서로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느슨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사회학자 배리 웰먼은 이를 두고 기존의 집단 중심의 관계에서 벗어난 ‘네트워크화된 개인주의’ 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송 교수는 나아가 “최근 너무 많은 성격의 온라인 집단이 형성·해체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일종의 공동체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관계가 변화하면 그 속에 놓인 인간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기존의 구성 관계와 다른 방식의 공동체가 점차 확산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성향도 영향을 받는다. 배 교수는 “(온라인 공동체 구성원들이) 관심 사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접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는 다른 경험에 대한 존중과 다양성에 대한 관용이 확대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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