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동창회에 참석해 보면 항상 공부는 뒷전이고 말썽만 피웠던 천덕꾸러기 친구가 이제는 제법 성공하여 목에 힘을 주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교 상위권을 내놓지 않고, 젊은 시절에는 잘 나가서 모두가 부러워했던 친구가 쫄닥 망해서 연락을 끊고 어렵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또 학창시절에 우등생이었던 덕분에, 안정된 직장에 다녔던 친구들이 구조조정의 여파로 '명예퇴직' 이라는 고급스런 단어의 대상자가 되어,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실질적인 '절망퇴직' 으로 일자리를 잃고 풀이 죽어 있는 것입니다. 좋은 직장을 다닐 때의 화려했던 모습은 찿아 볼 수 없고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입니다.
오히려 학교성적이 하위권에서 맴돌던 친구들의 씀씀이가 크고 사회활동도 활발하게 하면서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모임을 주도하고,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는 것도 학교성적이 상위권에 들었던 친구들이 아니라 학창시절에는 관심의 대상조차도 되지 못했던 그 친구들인 것입니다.결국 사회에서의 성공은 학교의 성적순이 아니라 엎치락뒤치락 뒤바뀌는 것입니다.
직장을 그만 두면서 그동안 알뜰살뜰 모아 두었던 돈이나 알량한 퇴직금이라도 있다면, 한 동안은 화백(화려한 백수)의 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그 기간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재취업을 해볼 요량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려보지만, 이미 취업전선에서 자신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다는 자괴감만 들 뿐입니다. 결국 머물 곳을 찿지 못하고 떠도는 불백(불쌍한 백수)의 신세로 강등됩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급해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하는 '패가망신의 속성반' 에 뛰어들게 됩니다. 영세 자영업의 경우는 약 80%가 시작한지 1년 이내에 망한다고 하는데, 안타갑게도 그 망조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경험도 없는 분야에 섣불리 덤벼들어 모든 것을 탕진하고, 그 많던 술친구들, 그렇게 갈 곳 많았던 모임들도 사라지고 집안에 틀어 박혀 눈칫밥으로 연명하는 마포불백(마누라도 포기한 불쌍한 백수)의 처지로 망가지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학교에서 A학점을 받아 좋은 직장에서 산뜻하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결국 F학점의 사람으로 전략하게 될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지금 '하고 싶은 무엇이 있는가?' ,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조차도 잊고 절망의 늪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린 시절에 간직했던 꿈의 날개를 접고, '그때 나는 ~을 하고 싶었는데!' , '그때 ~을 할 수 있었는데!' , '그때 ~을 했다면!' 하면서 탄식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크든 작든 나름대로 미래를 향한 꿈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현실의 냉혹함에 좌절되고, 정신적으로 지치면서 단지 어떻게 해서든지 먹고 살아가는데 급급해서, 꿈을 잃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농구공처럼 커다랗던 꿈이 세파에 시달리면서 축구공처럼 작아지고, 그것이 다시 테니스공처럼 더 작아집니다. 그러다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아주 작아져서 골프공만큼 작아집니다. 농구공은 맨바닥에 힘차게 던지면 크게 튀어오릅니다. 이처럼 젊은 시절에는 아무리 큰 꿈을 갖고 있어도 그것이 설령 잘못되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자신감과 시간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골프공은 질퍽한 진흙바닥에 던지면 그대로 처 박혀서 다시 튀어 오르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골프공만 한 작은 꿈도 가질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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