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구직 희망자와 재취업을 포기한 은퇴 베이부머 세대가 증가하면서 자영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 말리는 생존 경쟁이 이어지면서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해야만 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 실정입니다.
주변을 보더라도 창업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창업 규모가 500만 원 미만인 영세 자영업이나, 호프집 • 치킨집 같은 생계형 자영업 창업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너무 과다하게 늘어나는 게 아냐" 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을 정도입니다.
1인 이상이 설립한 사업체 수 추이를 보면, 2000년 273만 개에서2010년에는 313만 개로 10년 동안에 40만 개가 늘어났습니다. 1인 이상 사업체니까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 자영업자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 증가 추이를 보면, 2000년 240만 개에서 2010년에 275만 개로 35만 개가량 늘었습니다. 늘어난 사업체들 대부분이 자영업자가 생긴 꼴입니다.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늘어났을까요? 연령대별로 자영업자의 분포를 보면 40대가 42퍼센트, 50대 이상이 33퍼센트로 40대 이상이 전체의 75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즉 중년이나 고령자들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또 업종별로 보면 4개 업종에 집중해 있는데, 가장 많은 것이 '요식업' 으로 2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구멍가게라고 할 수 '소매업' 이 17퍼센트, 카센터 • 미용실 • 세탁소 같은 '수리나 개인 서비스업' 이 15퍼센트, 학원 등 '교육 서비스업' 이 12퍼센트로 나타납니다. 이들 4개 업종이 전체 자영업의 70퍼센트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요컨데 지난 10여 년 동안 빠르게 늘어난 자영업자들이 중년 및 고령자 중심이었다는 점과, 요식업 • 소매업 • 개인서비스업 • 교육서비스업 등의 업종이 집중적으로 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입니다. 문제는 희망을 품고 창업한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월수입 100만 원 이하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는 점과 절반 이상은 문을 연지 3년 이내에 폐업한다는 아득한 현실입니다.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실시한 경제 상황 체감지수 설문조사를 보면, 자영업자들은 2011년부터 계속 경기가 안 좋다고 느끼고 있습니다.최근에는 체감지수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자금압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자영업자 중 70퍼센트가 적자를 내고 있다니 한국 경제 상황이 무척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자영업자 문제를 연착륙시키려고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려고 해도 비교하고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2000년 이후 자영업자가 급증한 것이 단기적 •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구조적이라는 말은 많은 사람을 자꾸 자영업으로 내몰 수밖에 없는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영업을 하고 싶지 않지만,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가장 큰 원인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에 있습니다.한국에서는 다양한 자영업자 지원책이 가동 중입니다. 외환위기 후인 2000년 김대중 정부 때부터 매년 5,000억 원 이상씩 자영업자 정책 자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1인당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3퍼센트 대의 저리 이자로 창업 자금, 운전 자금, 시설 자금 등의 명목으로 대출을 계속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지원책이 사상누각에 그치는 까닭은 자영업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대부분 부실화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신용 보증이나 기술 보증으로 정부가 그 부실을 다 떠안아준 적도 있지만, 자영업자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로 이 자영업자 문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늘린다고 해결이 되는 성격이 아닙니다.
●자영업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경제 구조의 문제, 이미 악순환의 덫에 빠진 자영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하루빨리 잘못된 자원배분을 정상으로 복원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한국은 경제 전체에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부동산 등 자산경제에 묶여있어 생산경제(용어설명 : 아래 댓글)에는 배분되지 않고 있습니다.그러니 양질의 일자리라고 해봤자 겨우 소수 수출 대기업의 정규직뿐인 것입니다.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으로 새로운 사업거리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자원이 실물경제에 흘러가게끔 경제 구조를 바꿔줘야 좋은 일자리들이 늘어납니다.
둘째, 자영업을 법적 •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가능하다면 넓혀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생계형 자영업자가 넘쳐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자영업을 선택한 이들에게 더는 자영업을 하지 말라고 압박하는 것은 그들에게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입니다.자영업자 양산이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만큼,최대한 자영업자 자력으로 먹고살 기반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우선, 대기업의 자영업종 진입을 차단하고, 자본력을 바탕으로 동네상권을 초토화하는 대형할인점과 기업형 수퍼마켓(SSM)의 진입을 규제하며, 의무 휴무제 확대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대표적인 게 대형마트 의무휴일제입니다.
셋째, 자영업자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찿아야 합니다. 매출과 수익 확대를 목적으로 동네 상인조합 등을 결성해 고객을 유인할 힘을 높일 수 있는 공동판매 행사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유도해야 합니다.또 원가부담을 줄일 임대료가 저렴한 공영 쇼핑몰이나 공영 아케이드 건설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려 민간 상가 임대 때 임대료 억제 조건으로 세금 감면 조치 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정부의 지원과 정책이 변화해야 하고, 창업하는 사람들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입니다.
글 / 이미지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경제쇼》,왕의서재, P.100~104...일부 각색 했음
http://blog.daum.net/bstaebst/10569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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