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라이프스타일도 크게 변할 것입니다.
특히 ICT기술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세계의 철학과 규칙이 산업시대의 그것과는 전혀 달라질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MIT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디지털이다》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보스턴의 거실에 앉아 전자 창문을 통해 스위스의 알프스를 바라보며, 젖소의 목에서 울리는 방울 소리를 듣고, 여름날의 건초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차를 몰아 시내의 일터로 가는 대신 사무실에 접속하여 전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경우 나의 작업장은 과연 어디인가?"
ICT와 디지털 기술은 장소와 주소의 개념을 바꾸어 놓습니다.
'주소(住所)'는 한자어로 '사는 곳'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물리적으로 거주하는 곳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주소의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에서 존재하는 것 이상으로 '비트'로 이루어진 가상의 공간에서 존재하는 시간의 비중이 커져 가고 있으며, 비트의 공간에서 사람들의 소재지를 나타내는 '공간이 없는 공간'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진 시대입니다.
디지털 세계의 초창기에는 많은 사람에게 이메일이 보급되면서, 이메일 주소가 자연스럽게 비트의 공간에서의 전통적인 주소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런 경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메일 외에도 그 사람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가상의 공간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은 이 가상의 공간을 마음껏 꾸며서 남들에게 보란 듯이 주소를 공개하고 있으며, 대신 이메일은 다소 사적인 공간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트위터나 구글플러스,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소셜 웹 서비스들의 계정도 인터넷 상에서의 개인을 나타내는 주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가상공간의 주소도 모두 물리적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개인 이메일 주소는 구글의 데이터센터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며,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주소 역시 이들 회사의 클라우드에 위치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접촉하기 위해 이용하는 주소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사의 물리적 주소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쇼핑몰에서 여려 매장을 돌아다니듯 브라우저라고 이름 붙여진 자동차를 타고 네트워크를 돌아다닙니다. 가상의 주소 체계에 따라 이 서버에서 저 서버로 이동하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공간이 없는 나만의 장소'는 모든 사람을 간단히 연결하는 거대한 가상의 공간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시간의 의미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절대적으로 생산수단과 업무 환경이 갖추어져야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 그리고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에 명확히 구분되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했던 이러한 생활 리듬이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업무와 관련되는 메시지가 개인 메시지와 함께 섞이기 시작했고, 평일 밤이라고 일하지 못하는 상황도 아닙니다.주말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언제라도 자신이 맡은 일을 할 수 있으며, 당장 만나지 못하더라도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메지지를 협업하는 이들과 나눌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정해진 시간의 경계에서 벗어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다만 전통적인 시간의 경계와 장소의 제약을 완전히 극복하는 정책을 기업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과거의 습관을 슂게 바꾸기도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시간 분배와 활용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큐레이션의 시대, '콘텐츠 큐레이터'가 돼라 (0) | 2013.09.18 |
---|---|
미래 직업을 준비할려면 사회와 교육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0) | 2013.09.18 |
우리 사회가 점차 '정보화시대'에서 '개념시대'로 이동해 가고 있다 (0) | 2013.09.14 |
누구나 공개강좌(MOOC) 만든다…구글, 새로운 시도 (0) | 2013.09.12 |
창조사회는 교육 패러다임의 총체적 혁명을 요구한다 (0) | 2013.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