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미래 직업을 준비할려면 사회와 교육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배셰태 2013. 9. 18. 10:09

 

중세 시대의 농부들은 주로 아침에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 역사의 많은 직업이 그랬을 것입니다. 집중하여 일하는 시기가 따로 있었으며, 항상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거리가 있을 때 일하고 나머지는 쉬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직업은 어떤 회사의 일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좀 더 넓은 의미에서 바라본다면 회사가 되었든 어떤 단체가 되었든 이름이 있는 복합적 실체(우리는 이를 '브랜드' 라고 부른다)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개인을 브랜드로 삼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 그런 경우는 소수이니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오늘날의 직업에서는 책임자가 목표를 설정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이를 수행하면서 만들어 내는 가치를 책임자가 보상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중세와 비교할 때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뀐 것입니다. 일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회사의 문화나 동료와의 관계 등이 삶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를 당하거나 실직하는 경우 더 크게 충격을 받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 네트워크의 일부가 무너지고, 하루에 적어도 여덟시간 이상 일했던 이들이 할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삶의 의미를 앗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또 바뀌려고 하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생산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한 것들이 넘쳐납니다. 자동화를 통해 유토피아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요보다 생산이 넘치면서 과거만큼 많은 사람이 생산에 투입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일이 줄어들고 여유 시간이 생기면서 새로운 소일거리를 찿게 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일 외에 레저를 즐기고 여가를 누리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일이 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로 상징되는 대량생산과 소비, 그리고 산업 중심 사회에서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경제의 중심은 생산에서 지식으로 넘어왔고, 생산 위주로 움직이던 과거의 많은 직업이 사라져 갑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자신이 배웠던 일을 계속할 기회 자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기계와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쉽게 배우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노동력 자체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노동력의 상대가치는 날이 갈수록 하락할 것입니다. 그에 비해 지적재산권과 같은 지식의 가치는 상승 추세가 지속됩니다.

 

실업률의 증가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2007년 말에 비해 현재, 미국의 일자리는 무려 630만 개가 줄었다고 합니다. 경제위기 탓이라고 하고 싶지만 문제는 현재 미국의 경기가 상당히 회복되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경제위기 이전보다 경제적 산출량은 더 늘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630만 개의 일자리가 줄었지만, 이들이 없어도 과거보다 잘 굴러간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노동의 종말》에서 언급했듯,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상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로봇만이 아니라 3D 프린터, 인공지능 부상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런 변화는 제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이미 자동화된 콜센터는 전 세계 어디서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는 AMT 기기의 보급에 따라 은행원의 수가 줄고 있고 점차 확산되고 있는 미국의 자동 계산대는 계산원으로 고용되었던 많은 이들의 일자리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과거 간단한 기술을 배우면 차지할 수 있었던 일자리를 하나둘 씩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범위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그리고 유통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입니다.

 

아직은 인간의 정교한 육체적인 노동력을 흉내 내기 어려운 직업이나, 로봇이 대신하기 어려운 창의적이고 고도의 인지 능력이 필요한 변호사나 의사, 경영자 등과 같은 직업의 경우 이런 변화에도 오래 살아남고 있지만, 이들 직업에도 로봇과 컴퓨터가 진출할 시간이 머지않았습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인정한다면 현재 우리의 사회와 교육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또한 시급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들이 과연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시키는 것인가를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