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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강요받는 창조경제 시대, '촛불' 대신 '고전'을 움켜쥐자

배셰태 2013. 6. 27. 05:33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데미안》중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 속도가 비약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한된 사람들 사이에서만 이뤄지던 소통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SNS의 결합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구나 무엇이던 연결하고 결합 시켜서 창조적인 것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 연결지점에는 인문학적 사유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사람을 이해하는 깊이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문학과 예술도 역사와 철학도 그래서 중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테크놀러지도 깊이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인류에 긍정적 창조를 낳기 힘듭니다. 새롭고 창의적인 것이 꼭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한 사회 전체에 미치는 역사적인 변화의 '물결' 이라는 것을 얘기할 때, 어느 하나의 특정한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기술의 변화 같은 것 하나만을 지칭하는 게 아닙니다. 서로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서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전체 사회를 그전과 분명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일련의 변화들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하나의 사회에 동시에 여러 가지 변화의 물결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욕구는 물론 기호와 감정,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까지 반영한 상품이 주목받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기술 중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상품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습니다. 그 좋은 예가 스티브 잡스가 이끌었던 애플사의 제품 탄생 과정과 결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이 무엇을 좋아하고 열망하는가에 대한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함께 반영된 제품만이 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탐구하는 인문학적 상상력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국정 과제로 창조경제를 채택했습니다. 창조경제란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체제라고 합니다.

 

많은 학자는 창조경제 실현은 인문학적 사고에 기반한 창의성과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즉 미래의 국가 성장을 주도하는 전략적 추진 동력의 밑바닥에는 인문학적 토대가 필수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우리 국민에게 인문학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이 시대의 혁명이란, 세상을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뒤집는 것입니다. 새로운 생각은 넓고 깊은 생각에서 싹트는 법, 시대의 장벽을 넘어 질긴 생명력을 이어온 생각, 즉 고전이야말로 다르고 새로운 생각으로 꽃피울 수 있는 씨앗입니다. 고전으로 창조혁명을 하세요! 이는 곧 생각의 혁명입니다.

 

불안과 갈등의 시대, 외로움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상위 1%에 반대하는 99%의 목소리 뒤편에 짱돌이나 촛불 대신 고전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