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우리는 함께 있지만 모두가 홀로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배셰태 2013. 6. 10. 14:13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는 두 축은 연결과 소통입니다. 그리고 연결 후에는 관계가 중요해졌고, 관계를 맺는 사람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소셜미디어 시대로의 진입은 드넓은 세상에 홀로 떠 있는 자기 자신을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인식하게 만든 매트릭스의 알약이라는 사실입니다. 모두가 연결됐는데 오히려 홀로인 자기 자신을 인식하다니 무슨 말인가 싶을 것입니다.

 

사랑할수록 외롭다는 말처럼 연결할수록 왠지 불안하고 조급해집니다. 연결은 또 다른 관점에서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것입니다. 연결의 수가 적었을 때는 공동체가 곧 나 자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연결의 수가 늘어나자 도리어 내가 세상의 중심이 돼버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발가벗겨지듯 나 자신이 세상에 드러나는 시대, 이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인생의 비전, 목표, 성공 등이 내가 없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바로 @Me의 세상이 된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이기적인 인간이 출현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We' 의 세상에 살았습니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중요한 사회였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수록 오히려 나는 누구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더 중요한 가치로 역전됐습니다. 내가 모든 것의 중심이 된 것입니다. SNS는 나와 연관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공하며,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의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모든 것은 나를 위한 경험과 연결돼 있습니다. SNS의 성패 여부는 내 욕구를 얼마나 잘 수용하느냐, 이것을 기반으로 얼마나 쉽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개인화의 빅뱅,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맞이한 세상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이런 인식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세상의 중심에 있지 않음을 절감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튀면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고, 그 가운데 좌절을 겪으면서 우리는 외로워지고 있습니다. 모바일과 SNS 등으로 완전히 연결됐지만, 그로써 혼자임을 더욱 자각하고 혼자이지 않으려 애쓰는 이상한 세상, 우리는 전혀 새로운 단계의 서막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함께 있지만 모두 혼자인 세상, 혼자지만 또 모두 연결돼 있는 세상을 잘 사는 방법은 먼저 '따로 또 같이' 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단절되고 무미건조한, 그래서 비인간적이까지 한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건강하고 행복하며 풍요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동체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을(따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같이) 새로운 에네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따로 또 같이' 의 세상은 인간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새로운 세계화의 패러다임입니다. 이 시대에는 아이디어가 중요합니다. 사과하나로는 한 사람을 먹일 수 있지만 아이디어 하나로는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모든 제품과 비즈니스가 소셜화될 것이라던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의 주장은 바로 앞서 본 `관계`를 가리켜 한 말입니다. 그는 '이런 흐름에 가담하라' 고 충고 합니다. 예전에는 `사업`이 `비즈니스 단위의 계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고, `고객과 제품`을 `자산`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업'은 '비즈니스 단위의 네트워크'로 바뀌고, '자산'은 '관계와 역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개인은 사회로 확대되고 사회는 개인으로 소급됩니다. 한 시대는 개인과 개인의 연결망, 그리고 그 연결망이 이루어내는 사회로 구성됩니다. 세상은 지나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감지하고 순응하며 준비해야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변화에 이끌려 세상이 변하는 대로 행동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아닌 변화를 앞장서서 주도하는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