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ICT·녹색·BT·NT外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말해주는 것

배셰태 2012. 8. 26. 21:00

[사설]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이 말해주는 것

국민일보 2012.08.26 (일)

 

거세지는 소송·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해야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삼성전자를 ‘카피캣(copycat·모방자)’이라고 자주 공격했다
. 그러면서 지난해 4월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베꼈다며 특허소송을 냈고, 그제 미국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애플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이 주장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자인과 기술특허 7건 중 6건을 침해했다고 봤다. 반면 삼성전자가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한 특허 5건에 대해서는 일부 침해 사실을 인정했지만 그마저 소진된 것으로 판단하는 등 모두 기각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전날 우리나라 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아이폰4에 대해 판매금지 명령을 내리고, 삼성에 대해선 애플의 바운스백(화면이동 시 가장자리서 튕겨내는 기능) 특허를 침해했다며 갤럭시S2에 판매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애플이 주장하는 삼성의 디자인 특허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양국의 판결은 전 세계 9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과 애플 간 50여건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의 미국 시장 판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업들 간 경쟁에서 혁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뒤따라가는 2등 전략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산업 불모지에서 과거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을 따라하며 성장했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다. 시장 변화를 빠르게 읽고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으로 지금은 일본 전자업체들을 완전히 따돌리고 TV, 휴대전화, 반도체 등 IT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우뚝 섰다. 성장하기 급급해 창의성이나 기술 혁신은 그동안 등한시돼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화 초기가 아닌 첨단시대에는 혁신기업만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 더 이상 카피캣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시장 흐름을 읽고 기술 혁신을 통해 남보다 먼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내놓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시대다. 기업뿐 아니라 범국가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