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분석] 이미 망한 북한에 무엇을 바라는가

배셰태 2026. 4. 27. 14:40

[분석] 이미 망한 북한에 무엇을 바라는가
파이낸스투데이 2026.04.27 박대석 칼럼니스트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3156

▸ 트럼프의 트리플 크라운
▸ 다음 목적지는 동북아, 북한 초점
▸ 핵 빼면 아무것도 없는 체제
▸ 그 민낯을 직시하라
▸ 북한은 친중파 숙청했다
▸ 한국 자주파 세력은 허공을 바라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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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으로 서반구를 정리한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과 직접 군사행동으로 휴전 국면을 끌어내며 중동 전쟁을 매듭 짓고 있다. 협상과정에서 몇 번의 밀고 당기기가 있겠지만 이란의 조건부 항복 절차만 남았다.

이란전쟁 후 미국의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하는 세 번째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동북아다. 그중에서도 북한이다. 세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트럼프가 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외 정책을 국내 정치에 최대한 활용할 것이며, 상반기 북미 정상외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면 이후 북한이라는 카드는 트럼프에게 남겨진 가장 극적인 한 방이다.

문제는 이 판에서 한국이 어디에 있느냐다. 중소국은 도덕적 희망이 아니라 힘의 구조를 읽어야 하며, 그 구조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설정하지 않으면 강대국이 대신 설정해 준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직접 상대에 나설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협상 테이블의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이 되는 구도, 즉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미봉남, 미국도 북한도 한국을 우회한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일찍부터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는 이미 김정은과 직접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한국의 역할이 1기보다 줄어들 것이고,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본다고 했다.

통미봉남은 북한의 오래된 전술이다. 한국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미국과 직거래를 시도하는 방식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부터 반복됐다. 그런데 지금은 그 구조가 한층 노골적이다. 2023년 말 김정은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규정하며 통일·민족 프레임을 스스로 폐기했고, 이듬해에는 헌법에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명문화하기에 이르렀다. 동시에 미국을 향한 문은 닫지 않는다.

트럼프의 셈법도 다르지 않다. 그는 비용을 내지 않으면서 성과를 원하고, 상대방이 거래 가능한 무언가를 들고 나오면 테이블에 앉는다. 김정은이 들고 나올 것은 핵 하나다. 한국이 이 거래 구조에서 미국과 확고히 공조하지 않으면, 거래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은 사후에 통보받는 신세가 된다. 이것이 코리아 패싱의 본질이다. 외교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전략을 좁힌 결과다.

●핵 외에는 없다, 북한은 이미 망한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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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협상 테이블에서 유일하게 들고나올 수 있는 카드가 핵이라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그 체제의 민낯을 드러낸다. 핵, 미사일, 억압 기구, 불법 외화 조달망을 제외하면 정상 국가로서의 생산성, 개방성, 지속가능성은 사실상 고갈 상태다. 경제 규모를 보면 그 격차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드러난다.

비공식 시장 환율과 공식 환율의 극단적 괴리는 통화 불신과 체제 불안의 객관적 증거다. 광물, 수산물, 해외 노동자 송출이라는 전통적 외화 조달 창구는 모두 제재로 막혔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랜섬웨어, 무기 수출, 병사 파견이다. 자립 경제가 아니라 범죄적 생존 경제다. KDI는 2024년 북한 경제를 두고 생산과 교역이 표면상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외화 사용 제한과 강압적 국가 통제 강화로 시장 가격 변동이 극심했다고 평가했다.

후계 구도도 비정상 국가임을 드러낸다. 아직 10대인 딸 김주애를 공식 석상에 반복 등장시키는 것은 혈통 세습의 당위성을 주입하는 작업이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으로 외부 영상물 유포·조직적 확산 등 중대 행위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법망을 쳐놓고, 병사를 외화 조달 수단으로 러시아 전선에 내보내는 체제의 연명 방식은 이제 숨길 수도 없다.

망한 체제일수록 더 잔인해진다. 아시아프레스가 집계하는 시장 환율은 2026년 4월 기준 달러당 7만4천 원대까지 치솟았고, KDI는 2025년 북한 경제를 두고 외형적 회복과 내부 초인플레이션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이 수치들이 공포통치 강화가 자신감의 표지가 아니라 내부 불안의 반증임을 말해 준다.

●그래도 북한은 친중파를 숙청했다, 한국 친중 세력에게 던지는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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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일부 세력은 지금도 친중 노선이 실용적 국익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조차 친중 세력을 정리해 왔다.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은 북한 내 대표적 친중 인사로 꼽혔다. 북한 당국은 그를 처형하면서 중국과의 경제 교역을 빌미로 국가 자원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매국행위를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는 당시 장성택과 함께 중국과 가까웠던 인사들이 연쇄 숙청됐다고 보도했다.

장성택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 역시 친중파로 분류됐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대안 권력 가능성을 김정은이 경계해 제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측 학자들조차 장성택 숙청을 북한이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신호로 해석했다. 북한 내부 논리는 명확하다. 친중은 안전보장이 아니었다. 필요할 때 이용하고, 위협이 되는 순간 잘랐다.

알려지기로는 "일본은 천년의 적이면 중국은 천년 숙적이라고 북한 육군 사관학교에 길게 써 붙여 놓았다." 고 한다.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장성택과 김정남의 사례가 증명한다. 북한에서도 친중은 살아남는 보증수표가 아니었다. 자유대한민국 안에서 친중 노선이 국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역사와 현실을 동시에 외면하는 일이다.

다만 최근의 북한과 러시아 밀착을 북한의 새로운 전략적 전환으로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러시아는 병력과 탄약을, 북한은 식량·석유·비료와 군사기술, 그리고 중국 견제용 외교 공간을 맞바꾸는 편의적 거래에 가깝다. 다시 말해 친러는 친중의 대체가 아니라, 체제 연명을 위한 임시 탈출구일 뿐이다.

●그래도 북에 목매는 세력, 그 이유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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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따로 있다. 김정은이 스스로 남북관계를 폐기하고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했는데도, 국내 일부 종북·자주파 세력은 여전히 북한,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김정은 정권에 한없는 구애를 하며 집착한다는 점이다. 지옥같은 삶을 사는 북한 주민, 북한 인권에는 외면한다.

북한이 먼저 등을 돌린 민족공조론을, 평양보다 더 낡은 언어로 반복하고 있다. 왜 그런가. 김정은은 2024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헌법에서조차 통일·화해·동족 개념을 지워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먼저 민족공조의 간판을 내렸는데도, 한국 내부 일부 세력은 아직도 그 허깨비를 붙들고 있는 셈이다.

표면적 이유는 이념의 잔재다. 냉전기 반미·민족자주 서사가 현실과 무관하게 하나의 정치 정체성으로 굳어진 경우다. 그보다 더 깊은 층위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다. 반미와 대북 유화는 특정 지지층을 동원하는 효과적인 상징 자산이다. 국내 정치에서 여전히 작동한다. 거기다 과거 대북 송금, 각종 대남 접촉, 운동권과 시민단체·정치권의 복합적 연계가 만들어 낸 구조적 관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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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들어선 연결고리는 쉽게 끊기지 않는다. 실제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유죄가 2025년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방북 비용 대납까지 인정됐다. 대북 연계가 더 이상 막연한 음모론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북한 공작 기관이 대남 회유, 협박, 포섭, 심리전, 금전 지원, 조직 침투를 오랫동안 시도해 왔다는 큰 틀은 부정하기 어렵다. 각종 대남 활동의 연계와 잠재적 약점을 통한 구속이 일부 인사들의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런 문제는 개별 증거와 사법적 확인의 영역에서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북한이 남한 내부의 균열과 취약성을 체제 유지의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는 역사적 패턴이다.

그러나 더 냉정하게 보면 이렇다. 상당수 세력은 북한에 잡힌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한 시대의 낡은 교리에 잡혀 있다. 북한을 통해 민족주의, 반미주의, 반자유주의를 한꺼번에 정당화하던 오래된 정치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교리가 현실을 압도하는 세계에서는 사실이 전달되지 않는다. 북한은 이미 남한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가 아니라 적대국으로 선포했는데도, 이들은 여전히 북한보다 더 뒤처진 언어로 북한을 해석한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취임 7일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이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지침에 따른 조치였다. 이런 선택은 긴장 완화의 상징일 수는 있어도, 북한이 먼저 적대노선을 제도화한 상황에서 일방적 유화로 읽힐 가능성 또한 크다. 확장억지의 실질화와 심리전 수단 유지가 후순위로 밀린다면, 그것은 민족 감상이 아니라 안보 현실에 대한 오판이 된다.

이 정권이 북한 앞에서 취하는 태도가 끝내 현실 인식보다 상징 정치에 머문다면, 그것은 국가 안보의 배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망한 북한에 기대를 거는 세력의 문제는 북한을 과대평가해서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과 전략 현실을 과소평가한다는 데 있다

●한국이 서야 할 자리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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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박사의 분석 틀을 빌리면, 트럼프의 5단계 전략에서 북한은 4단계 러시아 이후, 5단계 중국을 향한 최종 정리 수순의 일부다. 한국이 이 구도에서 방관자로 앉아 있으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 미국은 협상 결과를 한국에 통보하고, 한국은 그것을 수용하거나 반발하는 선택만 남는다. 코리아 패싱의 완성형이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북한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대북 정책의 출발점은 억지력, 정보 우위, 제재 집행, 한미 공조여야 한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협상에 나서는 그 시점, 한국은 확고한 한미 공조 위에서 협상 구조를 선점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당장 대북 확성기 방송을 복원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전략 자산 배치에 협력하며, 한미일 3각 연합훈련을 정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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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전쟁을 다룬 사설에서 외교는 북한의 핵무장 저지에 실패했지만 트럼프는 이란 문제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WSJ, 2026.4.3). 북핵이 대북 외교 실패의 결정적 교훈으로 세계 앞에 다시 소환되고 있다. 그 실패의 한복판에는 늘 북한에 기대를 걸고, 미국과의 공조를 흔들며, 대화를 만능 해법으로 믿었던 국내 종북 세력들이 있었다. 역사는 그 대가가 무엇인지 이미 기록해 두었다.

이미 망한 북한에 무엇을 바라는가. 북한의 변명을 멈추고,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다시 세울 때가 지금이다. 같은 민족이 타의에 의해서 갈라졌으니 합치는게 당연하고 경제적 실익도 항구적 자주평화를 위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로 남북통일은 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통일을 지지하는 정권만이 통일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이춘근 박사의 말은 관념이 아니라 냉전과 신냉전을 관통하는 지정학의 현실이다. 한국이 서야 할 자리는 흔들림 없이 자유민주 동맹의 핵심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박대석 칼럼니스트

【 참 고 자 료 】

세종연구소, '2026년 미국 대외정세 전망' (2026.4) / KDI, '북한 경제 동향' 리포트 / 아시아프레스 북한 시장 환율 (2026.4.10) / 한국 합참 북한 러시아 파병 평가 (2025) / 연합뉴스·KBS 장성택 처형 관련 보도 (2013~2014) / Wall Street Journal 사설, '북핵의 교훈, 이란에 주는 메시지' (2026.4.3) / 이춘근, '트럼프의 5단계 전략' 강연 분석 /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코리아패싱 경고 발언 / UN 북한인권보고서 (2024) / 이춘근 박사, 에스더기도운동 강연 '중국인의 국제정치관과 미중 패권전쟁 현황' (202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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