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진칼럼] 보수의 엔추파도스 조선일보 본색 또 드러났다
트루스데일리 2026.04.25 조정진 대표기자·편집인
https://www.truth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43
- 호남 출신 강천석 칼럼 ‘장동혁, 땅에 떨어져 黨의 거름 되라’ 게재
- ‘자해적 프레임’으로 보수 분열 앞장… 무소불위한 권력 감시는 뒷전

조정진 대표기자·편집인·박사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익숙한 장면이 있다. 보수 진영 내부를 겨냥한 ‘자성 촉구’라는 이름의 칼럼, 그리고 그 끝에는 어김없이 특정 인물을 겨냥한 퇴진 요구가 등장한다. 이번에는 조선일보 강천석 고문이 그 역할을 맡았다. ‘장동혁, 땅에 떨어져 당(黨)의 거름이 되어라’라는 자극적 제목의 칼럼은 단숨에 정치권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는 이 칼럼이 과연 ‘보수를 살리는 고언’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자해적 프레임’인가 하는 점이다.
칼럼의 요지는 단순하다. 당이 위기이니 대표가 물러나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 현실은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의 공개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전략인지, 아니면 전열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인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조선일보가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고 있는가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핵심 쟁점은 단순히 특정 정당의 지지율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는 입법 행태는 이미 ‘정치적 공방’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국회 권력을 기반으로 한 일방적 입법 강행, 사법 체계에 대한 압박 논란, 그리고 권력 분립의 균형을 흔드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사회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고 지속적으로 다뤄왔는가. 오히려 보수 진영 내부의 갈등과 인적 책임론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본질적 권력 문제를 주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특히 외교·안보 노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이 여전히 강조되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외교 노선이 ‘균형’을 넘어 친중 친북을 넘어선 맹중·맹북으로서의 ‘기울어진 방향성’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조선일보는 과거에 비해 훨씬 신중하거나, 때로는 침묵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 문제다. 부정선거 의혹 자체는 다양한 해석과 논쟁의 영역에 속하지만, 최소한 국민적 의혹과 불신이 존재한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투명성 확보와 제도적 보완 논의는 언론이 다뤄야 할 공적 의제다. 그러나 이 역시 ‘음모론’으로 치부하거나 회피하는 태도는 언론의 책무를 스스로 축소하는 행위에 가깝다.
언론의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다. 특정 진영의 내부를 해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권력 감시를 대체할 수는 없다. 지금 조선일보의 행보는 ‘쉬운 비판’에 머물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내부를 향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러나 권력을 정면으로 겨누는 비판은 부담과 책임을 동반한다.
과거를 돌아보면, 조선일보는 보수 진영의 방향타 역할을 자임해왔다. 하지만 그 방향타가 지금 가리키는 곳이 어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강한 세무조사로 인사권을 권력에 내준 김대중정부 시절, 조선일보는 ‘현실론’과 ‘노선 수정’을 강조하는 칼럼들이 등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보수의 정체성을 흐릿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지금의 상황 역시 그 반복처럼 보인다.
김대중 정권 때 편집국장으로 발탁된 호남 출신인 강천석 칼럼이 주장하는 ‘희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국민의힘 정당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여론의 흐름에 편승한 책임 전가인가. 정치에서 책임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특정 인물 제거로 환원되는 순간 문제의 본질은 사라진다.
보수의 위기는 인물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철학의 빈곤, 메시지의 혼선, 시대 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런데도 이를 ‘대표 사퇴’라는 단일 해법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책임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땅에 떨어져 거름이 되라”는 표현은 설득이 아니라 낙인에 가깝다. 이는 정치적 토론의 언어가 아니라, 배제와 희생을 강요하는 언어다. 언론이 사용할 언어로 적절한지조차 의문이다. 조선일보가 보수의 엔추파도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일이 아니다. 무엇을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보수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어떤 가치로 국민을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언론이다. 조선일보가 해야 할 일은 내부를 향한 ‘희생 요구’가 아니라, 히틀러나 스탈린·마두로 정권을 흉내내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한 치열한 감시와 균형 잡힌 비판이다. 그것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거름’을 만들어도 토양은 살아나지 않는다.
결국 언론이 외면한 질문은 국민이 묻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침묵하는 언론은 더 이상 방향타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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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6/04/24/BBDMPSGV5NEHZDMMA4CLRAQ7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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