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연장으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문화산업에도 '은빛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세대 여파로 우리사회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이들의 니즈에 부합되는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시작 한 것.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720여만 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전체인구의 약 14.6%를 차지한다. 이들의 은퇴와 고령화는 때문에 향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의 활성화가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이미 향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을 정도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별 크고 작은 노인복지센터나 노인정, 경로당 등이 고작이었던 실버 문화공간이 최근 들어 실버영화관, 실버북카페, 실버갤러리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영화관, 카페 등 문화공간이 여유시간이 많아져 노후를 즐기고자하는 이들을 위한 실버공간으로 속속 탈바꿈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 일찍부터 노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서울 종로 일대가 서울노인복지센터 주축으로 2009년부터 실버문화벨트로 조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실버문화벨트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중심으로 탑골공원과 종묘공원 일대를 잇는 노인들의 생활 문화와 예술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이자 노인과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이 곳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를 나오면 곧바로 눈에 들어오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실버 북 카페인 삼가연정, 서울시 어르신상담센터, 노인예술문화공간인 서울실버갤러리 고운님, 노인전문용품점 은빛행복가게 등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서울 종로 일대에 실버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실버문화벨트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 종로 일대에 불고 있는 실버 바람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는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실버문화벨트의 메카라 할 수 있다. 6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이곳은 현재 회원 수 4만9000명에 하루 평균 이용 수만도 3500~4000명에 이른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이발서비스만 1000원씩 받고 있다. 점심 무료급식서비스도 센터 설립 때부터 실시되어 오고 있다. 비교적 고령층이 많고 여느 복지센터와 달리 남자어르신들이 많은 이곳은 가요무대나, 재즈댄스, 포크댄스 등 역동적인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가 많다. 센터내 방송인 라디오스타도 어르신들이 직접 실시하고 있다.
임아람 서울노인복지센터 홍보담당은 이에 대해 “월, 수요일 두 번 30~40분 분량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관내방송에 그치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인터넷방송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어르신들이 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며 “라디오스타도 이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것이며 올해로 4회째 맞게 되는 서울노인영화제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올해 4회째인 서울노인영화제는 특히 노인과 젊은이의 영화를 통한 따뜻한 공감과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청춘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임 홍보담당은 “영화제는 노인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문화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노인문화의 발전과 미디어를 통한 공감과 소통, 그리고 감동이 있는 자리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르신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만한 문화공간이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여건이 되면 실버 공연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실버문화벨트내 노인전용 종합상담센터, 행복한 노후생활 지원
실버문화벨트내 서울노인복지센터 옆으로는 노인전용 종합상담센터인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가 들어서 있다. 서울시 신노인정책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일환으로 2009년 설립된 센터에서는 24시간 온라인 상담, 찾아가는 상담서비스, 내방상담, 공개강좌 등 노인중심의 열린 운영으로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상담내용은 우울·불안·자살 생각 등에 관한 심리 상담과 노년기 경제상담, 가족갈등 상담, 성상담, 학대상담, 전문가 연계를 토안 법률상담 등 다양하다.
# 실버 북카페 삼가연정
실버문화벨트내에 위치해 있는 실버 북카페 삼가연정은 서울노인복지센터가 2009년 오픈, 어르신과 젊은 층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카페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커피, 전통차와 함께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수제 호박 케이크, 연양갱, 쿠키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도 판매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 삼가연정은 종로 실버문화벨트와 인사동 전통문화보존 지역을 이용하는 시민과 고령자들에게 문화적 소양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휴식과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카페 종사자 모두가 60세 이상의 어르신으로 현재 12명의 어르신에 의해 운영돼 일하는 노인에 대한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 노인문화예술공간 서울실버갤러리 ‘고운님’
종로실버문화벨트내에는 노인문화예술공간인 서울실버갤러리 ‘고운님’도 들어서 있다. 이 곳은 활기차고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희망하는 노인들을 위해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주관·운영하는 노인문화예술공간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마련됐다. 노장의 힘을 보여주는 어르신 작품전은 물론 특별초대전 및 강좌, 만들기 체험이 상설 운영되고 있다. 즉 종로문화벨트 안에서 모든 세대와 계층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이자 노인예술가의 문화발현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지난해 10월에는 개관기념으로 법정스님 선묵전이 특별 개최되기도 했으며 지난 5월에는 추사김정희 명품특선이 개최되기도 했다.
서울실버갤러리 ‘고운님’의 모든 전시 및 교육, 체험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 노인전문용품점 ‘은빛행복가게’
실버문화벨트내에는 어르신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노인용품전문점도 들어서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지난해 오픈한 ‘은빛행복가게’가 그곳. ‘은빛행복가게’는 다기능 돋보기, 실버카, 지팡이, 요실금 팬티, 위생관리 틀니세척기, 찜질팩 등 노인에게 필요한 전문용품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노인들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100세 시대. 아직은 늘어나는 노인들의 문화적 욕구에 부응하는 문화시설은 질적으로는 물론이거니와 양적으로도 부족하다. 그러나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신(新)노인층의 다양한 예술문화 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다양한 형태의 문화서비스가 빠르게 확충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주부기자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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