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게이트] 조선제일검(朝鮮第一劍)이라는 한동훈의 실체

※조선제일검(朝鮮第一劍)의 실체

옛날 북송의 유학자 정이(程頥) 선생은 '소년등과‘(少年登科) 즉 이른 나이에 과거 급제하는 것을 인생의 첫째가는 불행이라고 한 적이 있다. 너무 일찍 출세하면 교만에 빠져 정작 중요한 삶의 가치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향을 이르는 말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흔히 ’조선제일검‘(朝鮮第一劍)으로 불린다. 그가 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평생을 보낸 검사로서 이룩한 큰 직업적 성취를 말한다. 이외에, 그는 부유한 환경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고 또 그의 처가는 더 부유한 집안이다. 실패나 낙망 같이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단어는 그의 사전에 아예 없을 것이다.

이렇게 찬란한 꽃길만을 걸어온 그에게 지금 비로소 처음으로 가혹한 시련이 닥친 듯하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 대통령 내외분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많은 게시글들이 그나 그의 직계가족 및 처족 일가에 의해 쓰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이 자신의 명의를 대여하여 다른 사람이 그런 글들을 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경우건 그로 인한 엄청난 법적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그 문책은 그의 정치적 생명을 위협하는 비수로 다가오고 있다.

그가 검사로서 맡은 직무를 잘 처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적 기준‘에서 그렇다. 만약 그가 미국 같은 나라에서 검사를 수행했다면 그는 자연도태의 과정을 밟았을지 모른다.

그는 어려운 사건을 하나 배당받으면 먼저 전체를 훑어본 뒤 하나의 결론을 미리 세우고, 그다음부터는 맹렬히 그 결론에 부합하는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의 업무처리 형태를 취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형사소송상의 커다란 원칙인 ’검사의 객관의무‘ 즉 검사는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거뿐만 아니라 유리한 증거도 수집하여 나중에 어느 쪽 증거가 우월하냐에 따라 결론을 내어 피의자의 인권이 무시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어기는 것이 된다. 그가 지난 정권에서 처리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그리고 이른바 ’사법농단‘사건 등을 보라. 이것들은 그의 전형적 수사 스타일로 얽어맨 사건들이다. 과연 이것들에 잘한 수사라는 칭찬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그는 판사나 검사가 초인(超人)적 존재로 인정되고 사법절차상 어떤 결함도 있을 수 없다는 ’사법무결함주의‘가 횡행하는 한국적 풍토의 덕을 입어 직업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얻었다. 그러나 형사소송상의 바람직한 원칙이라는 면에서 바라보면 그 성공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그리고 한국민의 사법신뢰도가 OECD 37개국 국민들 중 항상 가장 밑바닥인 점을 감안하면 그 성공은 어쩌면 그에게 찍힌 부끄러운 낙인일지 모른다.

지금 그는 ’당원게시판 게이트‘라고도 부를 수 있는 사건에서 ’주된 혐의자‘(prime suspect)이다. 일찍이 한국의 주요 정치지도자들 중 이런 파렴치하고 어처구니없는 혐의를 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는 지금 기자들을 요리조리 피하여 다니며 이 의혹에 대한 답을 극구 회피한다. 소년등과를 한 후 거침없이 살아온 그에게 닥친 인생 최초의 이 호된 시련을 그는 과연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출처: 신평(변호사) 페이스북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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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자유일보/차명진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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