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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웃는 애플, 뒤에선 구글도 웃고 있다

배셰태 2011. 1. 17. 12:39

아이폰에 웃는 애플, 뒤에선 구글도 웃고 있다

이버즈 2011.01.17 (월)

 

구글과 애플. 전에는 검색엔진과 아이팟이라는 대표 아이템으로 인해 그렇게 부딪칠 일이 없었는데 애플은 iOS를 탑재한 아이폰이 주력 사업이 되고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라이벌 관계가 형성돼버렸다. 덕분에 애플 이사회에 소속되어있던 에릭 슈미츠도 이사회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말이다.

 

IT 세계에서는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이 언제든지 아군이 적군으로, 적군이 아군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라는 생각이다. 어쨌든 밖에서 볼 때 애플과 구글은 많이 부딪치는 라이벌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글의 경우 애플과 달리 아이폰이 잘 팔려도 구글 입장에서는 참 좋은 일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 모바일 단말기를 제조해서 공급하는 회사다.

여기에 iOS 플랫폼을 확산시키고 그 기반 위에서 앱스토어를 활성화시켜 나름대로 플랫폼 사업자라는 인식을 많이 세우기는 했지만 일단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계열 단말기를 많이 팔아야 수익을 많이 얻는 구조다. 이는 삼성이나 LG와 같은 국내 제조업체들과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순한 단말기만을 파는 회사가 아닌 iOS라는 플랫폼과 앱스토어라는 앱 유통 플랫폼도 같이 제공하고 있기에 그 규모면에서 차원이 다른 회사지만 기반 자체는 아무래도 제조 쪽에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애플이 iOS 플랫폼을 공개하지 않고 자사 제품인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생겨버린 자신들만의 틀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구글은 서비스를 파는 회사다. 구글의 기반은 원래부터 검색 서비스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이다. 구글의 주력이 안드로이드는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모바일 시장에서의 수익을 위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열심히 홍보하고 업그레이드하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애드센스, 애드워즈와 같은 인터넷 광고 서비스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런 구글의 각종 서비스는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에 모두 적용되어 있다. 애플 iOS 검색엔진도 구글이고(물론 MS 빙이나 야후 검색도 있지만) 유튜브, 지메일 등이 모두 다 지원된다. 이 얘기인즉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를 많이 팔수록 구글 검색엔진이나 유튜브, 지메일 등의 구글 서비스들도 그만큼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얘기다.


일전에 구글 엔지니어가 구글은 애플도 같이 잘되기를 원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많이 사용할수록 구글쪽에도 많은 수입이 들어온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바로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난다. 애플 역시 모바일 미(Mobile Me)라는 서비스를 통해 나름대로 PC와 연동 서비스 등을 내놓아서 활성화시키려고 했으나 신통치 않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바일 미는 실패한 서비스라고 본다.

 

이번에 iOS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에어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적용하고는 있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가 아닌 애플 제품들간의 연동이 주가 돼버렸다. 물론 프로토콜 등이 공개됐기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아이폰-아이패드-맥북-애플TV의 연동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은 기본적으로 어떤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다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갖고 있다. 아마 아이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일 서비스는 구글 지메일이 아닐까 싶다. 또한 캘린더나 주소록 역시 구글 서비스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또한 유튜브는 이제 아이폰 서비스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듯 휴대폰은 아이폰을 쓰지만 서비스는 구글 서비스를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구글과 애플의 차이라는 생각이다. 구글과 애플의 라이벌 관계를 도출하기 위해 안드로이드와 iOS를 많이 언급하지만 실질적으로 구글과 애플은 공생관계에 놓여있는 상황이며 애플의 성장만큼 구글 역시 이득을 보는 구조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단번에 바뀌기 어렵다. 검색엔진이나 이메일, 캘린더 서비스와 같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의 경우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기 어렵다. 왜 국내에서 네이버가 다음이나 네이트, 파란 등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마케팅의 힘도 있었지만 그렇게라도 익숙하게 만들어놓으면 다른 서비스로는 갈아타기 어렵다. 습관이라는 것이 한번 맛 들리면 바꾸기 어렵듯 서비스 사용도 마찬가지다. 이미 미국의 경우 많은 사람이 구글 서비스에 익숙해져있는 상태고 아이폰 사용자들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애플이 획기적으로 좋은 검색엔진이나 기타 서비스들을 만들어서 내놓는다고 해도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사용하고 있던 서비스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로 넘어가기 쉽지 않다. 애플의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단말기, OS 플랫폼, 앱 등에 대해서는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서비스 플랫폼에 대해서는 주도권이 구글에 가있다는 것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버린 구글. 바로 이런 점이 구글이 정말 무서운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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