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평양行 ‘억지동행’하는 기업인들에게 "‘정몽헌의 비극’ 결코 잊지 말고 조심, 또 조심하라"

배셰태 2018. 9. 16. 15:46

[권순활 칼럼] 평양억지동행하는 기업인들에게

펜앤드마이크 2018.09.16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9966

 

정몽헌의 비극결코 잊지 말고 조심, 또 조심하라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청와대가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동행할 방북단 명단을 16일 발표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이날 공식 수행원과 특별 수행원 명단 발표를 맡았다.

 

방북단에 포함된 인물 중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나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주목한 사람들은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방북 길에 동행하는 기업인들이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포함됐다. 4대 그룹 중 현대자동차그룹은 유일하게 오너가(家)인 정몽구 회장이나 정의선 부회장 대신 전문경영인인 김용환 부회장이 방북에 동행하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주요 기업인들의 방북 동행은 자발적으로 원해서라기보다는 정부의 요청을 묵살했다가는 나중에 유뮤형의 보복을 당할 것을 우려해 마지못해 받아들인 것이라고 본다. 다만 이왕 가기로 결정됐다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봐서 몇 가지 충고 또는 조언을 하고자 한다.

 

탈북자 김태산-국회의원 김진태의 경고를 명심하라

 

과거 체코 주재 북한무역 대표를 지낸 뒤 2003년 한국에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 씨는 이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평양 정상회담과 관련해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소개한 펜앤드마이크의 기사는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16일 현재 독자들이 최근 1주일 사이에 많이 읽은 기사 2위에 올라있다.

 

김태산 씨는 지난날 햇볕정부 10년 시절에 많은 남한의 정치가들과 경제가들, 그리고 언론인들과 종교인들이 무슨 큰일이라도 칠 것처럼 풀렁거리며 북한을 다녀왔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북한을 다녀온 거의 모두가 북한을 다녀와서는 찍소리도 못하고 지금도 북한의 개처럼 살아가는 인간들을 우리는 적지 않게 보고 있다고 썼다. 그는 또 이번 청와대의 초청은 마치도 무슨 대단한 혜택이라도 베푸는 듯이 보이지만 철저히 김정은이와 짜고 치는 매우 무서운 올가미라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청와대가 경제인들의 동행을 희망한다고 밝힌데 대해 김태산 씨는 이렇게 분석했다. 돈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경제인들을 동행시킴으로 지난날에 김대중이 현대그룹을 김정일의 돈주머니로 바쳤던 것처럼 현 좌파정부도 또 다른 경제인들과 대기업들을 김정은의 돈주머니 노릇을 하도록 만들려는 수법이다.그는 남한의 정치가들과 경제인들, 언론인들과 종교인들도 자신들의 남은 인생을 마음고생하지 않고 편하게 살아갈 것을 원한다면 불필요한 북한 방문이나 접촉은 피하는 것이 상책(上策)임을 경험자로서 충고한다고 글을 맺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평양에는 가고 싶은 사람이나 가라>는 제목의 글도 참고할 만한다. 김 의원은 “정치인은 거절이라도 하지 기업인은 거절도 어렵다”며 “그동안 적폐로, 양극화 주범으로 몰아 그렇게 괴롭히더니 필요할 땐 손을 벌린다. 염치없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문재인 정권을 질타했다. 그는 또 “UN 대북제재가 시퍼렇게 가동 중”이라며 “4대그룹 총수가 압박에 못이겨 북한에 투자의향을 밝혔다가 UN제재를 받으면 어떻게 책임질 건가? 정부가 우리 기업을 위해 글로벌 경제외교를 펴도 모자란 마당에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꼬집었다.

 

2007년 방북 기업인들이 對北투자 꺼린 이유

 

<중략>

 

한국인들은 너무 과거를 쉽게 잊는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친여(親與) 좌파 성향 언론을 중심으로 심심찮게 나오는 대북경협 효과보도를 접하면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보던 행태와 너무나 닮았다. 그 이후의 처절한 남북 경협 실패를 그들은 정녕 모르는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인가.

 

재산권과 생명 위협받는 곳에 누가 투자하겠는가

 

<중략>

 

권력과 손잡고 사운(社運)을 걸고 섣불리 대북경협에 뛰어들었다가 기업은 물론 본인도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현대 정몽헌의 비극은 다시는 재연되면 안 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번에 자신은 물론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방북도 끝내 거절한 것은 현대가()의 아픈 상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아마도 무거운 마음으로 18일부터 평양을 방문할 기업인들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조심하고 또 조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