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최순실 사태로 가려진 외교안보 문제들...트럼프의 시대, 시간 지체하면 안돼

배세태 2016. 12. 4. 06:30

최순실 사태로 가려진 외교안보 문제들

미래한국 2016.12.04 고성혁 군사전문 저널리스트/글로벌디펜스타임즈 기자·역사안보포럼 대표

http://m.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55

 

- [분석]

 

국내외 정치 외교 변수들로 사드 배치나 원자력 잠수함 도입과 같은 문제들이 가려지고 있다. 정파를 초월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때

 

최순실 사태로 외교안보 관련 이슈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내상(內傷)을 입은 곳은 사실 외교통상부다.

 

청와대는 11월 19일 페루 리마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은 불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난 23년간 한국이 주도적 위치에서 참여한 가운데 불참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 미국의 대선은 한국 언론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트럼프가 승리했다.

 

외교의 기틀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외교의 방향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현재 한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처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물 밑 접촉은 현재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심상찮은 미·북 물밑 접촉

 

지난 10월 21일과 22일 이틀간, 미국과 북한이 말레이시아에서 비밀회담을 하는 것을 KBS가 특종 보도했다. 비밀회담의 미국 측 인사는 민간인이라고 하지만 그 면면은 북한 문제 관련 미국 내 최고 권위자들이다.

 

로버트 갈루치는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4년 1차 북핵위기에서 미.북 제네바 합의 주역이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북핵 전문가 조지프 디트라니 前 미국 국가정보국(DNI) 비확산센터 소장이다.

 

<중략>

 

미국과 북한 간에는 지난 1월, 4차 핵실험 전에 미국이 북한과 평화회담을 전제로 만남이 있었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미.북 회담도 평화회담의 전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 이번 미·북 비공식 대화에 대해 미국의 전형적인 투트랙 외교라고 말한다. 공식회담과 비공식회담을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남의 나라 일처럼 말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라면 사정이 다르다. 한국이 배제된 미.북 대화는 자칫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태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북 비공식 회담을 보면 마치 1968년 미.월맹간 파리회담을 보는 데자뷰 느낌이 난다. 1968년 월맹은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 바로 월남전의 분수령이 되는 구정(舊正)공세다. 베트콩은 사이공의 미 대사관 담을 넘어서 본관까지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사이공 미 대사관 정원에 널브러진 베트콩의 시체는 그대로 미국에 방영되었다.

 

미국은 월맹의 수도인 하노이를 대규모로 폭격했다. 겉으로는 군사적 충돌이 격해졌지만 뒤로는 미국과 월맹은 회담을 가졌다. 1968년 파리에서 첫 번째 회담을 개최한 이후 1969년 키신저가 미국 국가안보담당 대통령보좌관이 되면서 급진전했다. 1973년 파리에서 키신저와 월맹의 레둑토[Le Duc Tho, 黎德壽(여덕수)]는 평화협정을 성사시켰다.

 

미국과 월맹의 평화협정도 처음에는 민간 차원의 물밑 접촉으로 시작했다. 평화협정 체결 후 월남 주둔 미군은 철수하고 2년 후인 1975년 4월 30일 월남은 적화(赤化)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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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미 7공군은 오산 美공군기지에서 한·미·영 3국의 무적의 방패(Invin sible Shield) 훈련을 언론에 공개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가 선두에 서서 한.미.영 연합 공군의 포메이션 비행을 이끌었다. 삼각날개를 가진 타이푼 전투기는 그 모양새부터가 눈에 확 띈다. 한.미.영 공군기들의 합동 비행은 동맹의 힘을 과시하는 데 충분했다.

 

▲ 최순실 사태 여파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19일~20일 페루에서 열린 2016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면서 그 자리를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신했다. / APEC 홈페이지 참조

 

한·미 공군 훈련에 영국도 참가, 동아시아 질서 요동칠 듯

 

영국 공군(Royal Air Force)은 말레이시아와 일본에서의 연합훈련을 마치고 지난 5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번 훈련에 영국은 유러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4대와 MRTT-330 공중급유기 그리고 C-17 수송기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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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영국이 유럽을 벗어나서 극동아시아까지 자국 공군 전투기를 파견하는 데는 영국의 가장 긴밀한 동맹국인 미국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팽창에 대비한 미국의 동맹체제 구축의 실질적 모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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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2020년대 중반까지는 한미연합사와 전시작전권에 대해 지금처럼 유지한다고는 하지만,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차기 미 대통령에 트럼프가 이미 당선되었고 내년 한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재조정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핵, 사드, 전작권 등 외교안보 문제들 챙겨야

 

미국의 예산절벽으로 인해 미국의 국방예산은 대폭 삭감되었다. 해외 주둔 미군이 직격탄을 맞았다. 주한미군의 경우도 공군을 제외하면 붙박이 부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상군의 경우 주한미군 2사단 210화력여단만이 유사시 화력 지원을 위해 주둔하고 있을 뿐이다.

 

그 외는 美본토에서 일정기간 순환배치되어 근무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미 육군의 전체 사단이 10개에 불과하고 병력도 60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만 붙잡아 두고 있을 수도 없는 상태다. 더욱이 이제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다.

 

<중략>

 

이제 트럼프의 시대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 흐트러진 외교안보를 바로 잡아야 한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의 핵개발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시대가 된 만큼 핵무장을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보수층과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북핵에 맞서 당장 핵개발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에 맞서 일부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략>

 

무장과 핵추진 잠수함을 일부에서는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한국의 핵개발은 미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시대는 역발상을 해 봄직하다. 트럼프는 정치가 이전에 철저한 사업가다. GIVE AND TAKE에 철저한 인물이다.

 

미국으로부터 얻기 위해선 우리가 미국에게 건네 줄 것이 있어야 한다. 핵무장과 핵추진 잠수함 개발로 동맹의 끈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발상의 전환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대두되더라도 핵무장은 또 다른 카드가 될 수 있다.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의 구호는 ‘위대한 미국 재건(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이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문제는 우리다. 최순실 사태로 국가 중대사에서 외교안보 사안(事案)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 정권의 급변사태를 예견하다가 졸지에 남한 정권의 급변사태가 터지고 말았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은 한국 언론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변수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내년 대선이다. 미국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마당에 내년 한국 대선에서 좌파정권이 들어선다면 그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의 시작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패망한 월남이 떠올려진다.

 

우리는 흔히 미국이 월남을 버렸다고 비난하곤 한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1955년 사법부는 “법은 보호해 줄 가치가 있는 정조만 보호한다”는 명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이 판결을 미국의 외교안보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미국은 스스로 지키는 나라만 보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1968년의 월남과 오늘날 대한민국, 과연 스스로 지키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라고 자문(自問)해 보면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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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요]

■산케이신문 "한국, 월남패망 직전 보다 더 심각...이미 적화되었다"

산케이신문 2016.11.14 노구치 히로유키

http://blog.daum.net/bstaebst/19030

 

최근 일본에서 손꼽히는 군사·외교 문제 전문 기자인 노구치 히로유키가 한국상황을 공산화 직전의 월남(베트남)과 같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의 <군사정세>는 일부 주장은 일본 우파의 강한 입장을 반영하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fact)을 중심으로 접근해보면 크게 틀리진 않다.

 

히로유키는 북조선이 북베트남의 ‘평화 공세‘에서 많은 학습을 한 것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을 하야시키려는 세력의 일부는 겉으로는 ‘진보적 자유주의’ 라는 간판을 내걸고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지만 그들의 실제 모습은 북한의 조선 노동당과 호응하여 한반도의 통일을 도모하는 종북 세력에 속하는 공개적 부대이고 드러나지 않은 비공개적 부대는 틈만 나면, 북조선군대의 공작원 특수 작전 부대와 합류하여 폭력 혁명에 의한 정권 전복을 노리고있다고 히로유키는 주장했다.

 

지난 5월 김정은 정권은 제7차 당대회에서 휴전 협정(1953년)을 ‘평화 협정으로 전환하고 주한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미군은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 후 철군했는데(1973) 바로 2년여 만에 북베트남의 총공세로 55일만에 무너져 공산화되었다. 바로 이 부분이 월남공산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당시 베트남에서는 5만여 명의 간첩이 암약하고 있었고 대통령의 측근이 간첩이기도 하는 등 정부 내에 북베트남 간첩들의 침투도 심각하였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요약]

 

■[‘최순실 늪’에 빠진 대북정책] 英 공군이 한반도로 출격하는 까닭은

동아일보 2016.10.29 한기흥 논설위원

http://blog.daum.net/bstaebst/18839

 

어수선한 한반도 상공에 영국 공군기들이 뜬다. 11월 4~10일 한미영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실시하는 ‘무적의 방패’ 훈련을 위해서다. 북핵 문제의 군사적 해결에 미국이 나설 경우 영국도 동참할 수 있음을 천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북 군사 대응이 통상적인 한미동맹 차원을 넘어 다국적 형태로 진전되는 양상이다.

 

21일 알래스카에서 끝난 다국적 공군 합동훈련 ‘레드 플래그’는 김정은을 제거하는 ‘참수작전’과 대북 선제타격은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실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이 요즘 동선을 꼭꼭 숨기고 경호를 부쩍 강화한 것이 다 이유가 있다.

 

대북 군사 옵션은 전면전을 각오해야 할 최후 수단이므로 한국의 동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한다. 국론이 쪼개질 경우 궁극적인 선택은 대통령 몫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늪’에 빠지면서 한국이 북핵 문제의 주도권을 놓치는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최순실 파문으로 대북 압박의 동력이 떨어져 북이 덕을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요약]

 

■미·북 평화협정은 남조선 혁명으로 가는 트로이 목마

주간조선 2016.10.17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http://blog.daum.net/bstaebst/18738

 

북한은 누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현실적인 핵보유국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아직은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지나 6차, 7차, 8차… 핵 실험으로 계속 밀고 나가고, 대륙간탄도탄과 SLBM을 계속 더 발전시켜 나가면, 그땐 한국과 동맹국과 다른 유관국들은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내년 초 미국에 힐러리 행정부가 들어서든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든 미국의 대북정책은 또 한 번 적잖은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다. “북한이 만약 핵을 동결하고 비확산을 약속하면 그 대가로 북한의 ‘지금 수준의’ 핵 보유를 묵인해주고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해주자”는 평화협정 논의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에겐 상당한 시련이 불어닥칠 것이다. 정부, 정치권, 지식인 사회가 다 같이 깊이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