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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와 완전히 다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배셰태 2016. 11. 27. 14:38

창조경제혁신센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최순실 사태로 창조경제 예산 삭감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창조경제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정책이다. 1997년 영국에서 시작된 창조경제는 2008년 UN의 창조경제 보고서를 통하여 전 세계로 보급되었다. 한국은 2009년 창조경제연구회를 통하여 실천방안에 대한 한국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2012년 현정부가 동일한 이름의 정책을 표방했다. 한국은 창조경제를 먼저 시작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늦게 시작한 나라이고, 창조경제는 지식사회로 이전하는 세계적 흐름에 비추어 정권에 관계없이 추진되어야 할 일반명사인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또 다른 과제이다. 창조경제는 전세계적인 트렌드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한국이 채택한 갈라파고스적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에 스타트업의 창업을 육성하도록 하는 정책은 시장원리에 비추어 볼 때나, 벤처 생태계의 원리에 비추어 볼 때도 합리적 대안이라 할 수 없는 정책이었다.

 

이미 몇차례의 칼럼을 통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은 창업이 아니라 M&A를 포함한 벤처와 대기업의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은 창업기업의 육성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런데 창업기업의 육성은 이미 전국의 280개가 넘는 인큐베이터, 전국 18개의 테크노파크, 그리고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엑셀러레이터 등이 이미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성공한 창업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후배기업들을 양성하는 TIPS 기반의 엑셀러레이터들은 우수한 스타트업 양성의 요람이 되고있는 중이다. 이러한 창업 생태계가 이미 조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주축이 되고 정부가 후견역할을 하는 창업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옥상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정책인가는 의문이었다. 민간의 자율적인 창업생태계 조성의 도움이 되는 정책인가에 대하여 처음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대기업은 창업의 전문가가 아니다. 물론 대기업도 벤처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몇 세대가 지나면서 창업의 DNA는 소실되었다. 구글과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선도 벤처기업들이 지금의 성장전략으로 M&A를 채택하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장 혁신적이라는 구글조차도 검색을 제외하고는 내부에서 개발한 혁신적인 기술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술들은 알파고를 포함하여 외부에서 M&A를 통하여 획득하거나 개방 플랫폼을 통하여 협력하고 있다.

 

효율은 조직의 규모에 비례하나 혁신은 반비례한다는 창조경제 패러독스의 결론은 벤처와 대기업이 오픈이노베이션, 오픈플랫폼, 사내벤처를 통하여 분리와 순환을 해야 한다는 필연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대기업이 창업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한 착각이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혁신센터는 창업에서 조차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곳도 투입대비 성과를 보면 기존의 엑셀러레이터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간단히 말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창업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시작은 잘못된 첫 단추였다고 할 수 있다.

 

창업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벤처생태계 육성의 관점에서 볼 때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거의 1:1 대응되는 조직이 있다. 바로 테크노파크다. 이미 20년 전에 만들어진 테크노파크는 인큐베이터에서 육성된 벤처를 스케일로 가는 역할과 지역생태계 허브 역할을 담당하도록 민관합동으로 설립된 바 있다. 이후 민은 빠지고 관이 주도하면서 그 역할이 퇴색했으나, 본질적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미래에 지향하는 바는 테크노파크의 역할과 완전히 중첩되고 있다. 이러한 중첩된 조직을 막대한 돈을 들여 국력을 기울여가며 육성할 필요가 과연 있겠는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인큐베이션 역할은 이제라도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생각은 혁신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에서 파견된 센터장들의 의견과도 거의 동일하다. 실제 혁신센터 운영 센터장들의 2/3 이상은 창업 기업 육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모기업인 대기업을 위해서도 작은 기업을 육성하는 것 보다는 육성된 기업들을 찾아 대기업에 연결을 주선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명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 전 세계 시장을 가진, 그리고 효율을 뒷받침하는 대기업과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가정신에 바탕을 둔 혁신지향적 스타트업들이 협력하는 장터가 되면 국가 전체를 위하여 바람직할 것이다.

 

창조경제는 한마디로 벤처의 혁신과 대기업의 효율이 순환하는 경제라 할 수 있다. 1차 한강의 기적을 이끈 대기업과 이제 4차 산업혁명 을 이끌어 갈 벤처가 상호 협력을 하면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경쟁국가가 된다. 한강의 기적을 통해 1, 2차 산업혁명을 돌파하고, 시장의 OECD에 진입하게 된 대한민국이 부딪힌 과제는 새로운 게임의 룰이었다. 효율중심의 게임이 아니라, 혁신과 효율을 순환시키라는 게임의 룰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남들이 안해본 선도전략을 이끌 혁신의 경험이 부족했다. 대한민국이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혼란을 겪고 저성장 양극화로 가고있는 이유이다. 대기업과 벤처의 순환이 안되면서 대기업은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고, 벤처는 쇼게시장으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고, 투자가들은 코스닥이라는 IPO시장에만 의존하여 Pre-코스닥 이라는 상장 3-5년 전에 투자가 집중되는 왜곡된 투자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연결고리는 대기업과 벤처의 M&A이다. 한국 산업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대기업과 벤처의 효율과 혁신이 순환하는 M&A의 부진이다. 미국은 전체 창업기업의 자금회수의 90% 이상을 M&A에 의존하는데, 한국은 3% 미만이다. 바로 대한민국 경제의 빠진 연결고리이다.

 

모든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이 대기업과 벤처의 M&A를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여기에 바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본원적 역할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의 지원없이 대기업의 니즈와 벤처의 니즈가 합쳐진 M&A장터와 투자장터의 역할로 전환되어야 한다. 비록 첫 단추는 잘못 끼웠으나, 지금이라도 신속히 방향을 수정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소중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정부의 예산지원은 사실상 필요하지 않다고 보아야한다. 단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모두 연결하는 온라인상의 대기업과 벤처의 총체적인 연결장터의 형성은 개별기업이 아니라 전체 육성의 차원에서 필요하다. 그러나 그 예산은 기존의 예산으로도 충당 가능할 정도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경제가 아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혁신하더라도 창조경제는 지속되어야 한다.

 

출처 : 이민화(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페이스북 20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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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관련기사/도서 참고요]

■창조경제를 덮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조선일보 2016.11.19 이명호 (재)여시재 선임연구위원

http://blog.daum.net/bstaebst/19013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4대강 정책으로 전도되어 원래의 취지를 잃었듯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은 최순실 게이트로 뒤덮이며, 희화화되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창의성, 창조성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창조경제 정책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이제 다시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을 영국과 비교하여 요약해서 설명하면, 영국은 문화,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창조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었다면, 한국은 모든 산업에 창조성을 불어 넣는 정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효율성과 중소 벤처기업의 혁신성을 결합하는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 창조경제라는 단어는 의식적으로 삭제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경제에 있어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있어서 창의성, 창조성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 다양한 기술의 트렌드에 현혹되기 전에 우리 경제, 산업의 현장을 직시해야 한다.[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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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제2의 한강의 기적

이민화, 차두원 저 |북콘서트 | 2013.06.10

http://blog.daum.net/bstaebst/9771

 
[책소개]
 
국가적 차원의 미래 비전, 창조경제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국가 미래 비전은 지금 대한민국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의 위기는 북핵이 아니라 메말라 가는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노령화 사회, 양극화로 인한 사회 갈등해소 비용, 복지와 사회 안전망의 투자 등의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 청년들은 안전한 직업을 선호하여 과반수가 공무원이 되고자 청춘을 바치고 있다. 실패에 대한 사회적 무관용으로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철도혁명, 인터넷 혁명보다 훨씬 더 거대한 스마트 혁명이다. 스마트와 소셜 혁명은 빅데이터와 결합하여 인류역사 최대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바로 한국의 창조경제라는 스마트 혁명을 맞이하는 국가의 비전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한국의 창조경제가 다른 나라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진화 단계를 걷고 있다고 말한다. 타국은 주로 문화 산업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한국은 국가 전체의 경제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어갈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국가의 모든 힘을 결집하기 위하여 공유된 비전은 절대적이다. 향후 5년이 대한민국의 국가 흥망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다.

■[경제 산책] 창조 경제와 제2 한강의 기적
한경비즈니스 2013.06.07(금)

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c1=1002&nkey=2013060500914000441&mode=sub_view


■“창조경제는 창조성이 돈되는 경제”
헤럴드경제 2013.06.07(금) 조문술 기자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0607000003&md=20130612234707_BL

 

이민화ㆍ차두원 한국식 창조경제 이론서 첫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