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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정책이 또 다시 창조성 경쟁,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직면하다

배셰태 2016. 11. 19. 17:00

[이명호의 디지털사회] 창조경제를 덮고 있는 4차산업혁명

조선일보 2016.11.19 이명호 (재)여시재 선임연구위원

http://m.it.chosun.com/m/m_article.html?no=2826849

 

◆ 취지는 사라지고, 정권에 이용당하는 좋은 정책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4대강 정책으로 전도되어 원래의 취지를 잃었듯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은 최순실 게이트로 뒤덮이며, 희화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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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녹색성장의 주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 저장산업은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이 되었고, 항공기 엔진의 운영 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GM의 시도는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핵심 4차산업 기술로 등장하였다.

 

우리나라가 이런 기회를 놓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의 탑다운식 정책 드라이브, 정부 후견주의가 큰 원인이라고 본다.

 

아직 창조경제 정책 전체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4차산업이라는 화두가 또 다시 등장하고 있고, 최순실 게이트로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시도되기 전에 실패로 낙인이 찍히는 상황이어서, 취지가 잊혀지기 전에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에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창의성, 창조성은 문제 해결의 열쇠다

 

세계 경제에서 창의성, 창조성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창조경제 정책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이제 다시 세계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이 왜, 어떻게 창조경제 정책을 추진했으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여 우리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창의성은 우리 인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이며, 인류 발전의 영원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성을 기반으로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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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자본의 경쟁에서 창의성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럼 창조성이 항상 우리 경제와 사업에서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을까? 알다시피 우리 경제는 여전히 산업사회의 영향력 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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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듯이, 이런 산업사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돌연 등장했다. 1946년 에니악(ENIAC)라는 컴퓨터의 발명 이후,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1969년), 스마트 폰(2007년 iPhone)이 등장하고, 이런 제품들에 기반을 하는 디지털기업들이 세상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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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성장방식의 전환을 모색하다

 

물론 이런 변화는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내에서의 기업과 경제 구조의 변화였다. 그러나 미국 등과의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전환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1970년대 가발, 신발 등 경공업 제품의 수출정책으로 성장의 에너지를 마련한 한국 경제는 이후 가전제품, 자동차, 선박, 철강, 화학, 기계 등 중공업 위주의 수출정책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산업은 거대자본을 필요로 했기에 정부는 대기업, 재벌기업을 밀어주는 정책을 취했다. 그리고 이런 성장정책을 지속하던 한국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라는 구경제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한국은 8년 넘게 국민소득 2만달러 선에 머무르는 성장동력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진국의 함정이라고 하는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빠른 추적자 전략, 즉 단 시간 내에 거대자본을 모아 대규모 공장을 만들어,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기반으로 생산효율을 높여 저가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모델이 바뀐 세계 경제의 환경 속에서 더 이상 돈 벌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이 이 모델을 뒤따라 하며, 더 낮은 임금과 규모의 경제로 더 강점을 가지게 된 것도 원인이지만, 세계 경제가 자본, 효율성 경쟁에서 창의성, 혁신 경쟁으로 이동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도 1990년대 말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신경제의 부상이라는 미국 주도의 닷컴버블 시대에 벤처붐이라는 신경제의 부상을 경험했다. 그러나 미국과 같이 신경제가 동반 붕괴되면서, 단기간의 과열에 대한 사후약방문 식의 정부의 과도한 벤처 규제(벤처건전화) 정책으로, 신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벤처 기업들이 빙하기를 맞게 된다. 정부의 방임이 문제였다는 오판에 기초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별다른 조치없이 거품이 꺼지고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렸던 미국은 이후 구글, 페이스북 등의 기업들이 다시 회복하여 닷컴버블 때보다 더 성장했지만, 우리는 1990년대 설립된 네이버, 다음(카카오) 이후 새로운 성공 벤처기업들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 한국의 창조경제,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의 동반성장을 모색하다

 

이후에도 한국은 이런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대응책이 미진했다. 한국은 녹색성장 정책이라는 정책적 혼란을 겪다가 기존 대기업의 생산성 및 시장 경쟁력에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취약한 기술력과 창조성을 키워 결합시키는 창조경제 정책을 추진하게 되었다.

 

혁신을 앞장서 시도하는 개척자 전략, 혁신을 핵심으로 하는 창조경제 전략은 수평적 협력과 가치 제고에 주력하는 동반성장 모델로 채택이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국의 주요 지역에 대기업 중심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든 것은 한국 경제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인 동시에 비대해진 대기업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실험은 아직 진행형이며, 이전에 비해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을 영국과 비교하여 요약해서 설명하면, 영국은 문화,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창조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었다면, 한국은 모든 산업에 창조성을 불어 넣는 정책을 선택했다. 즉, 국민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를 접목하고,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창조경제로 정의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효율성과 중소 벤처기업의 혁신성을 결합하는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또 다시 창조성 경쟁, 4차산업혁명의 도전에 직면하다

 

지금 한국은 창조경제의 성과가 꽃피기도 전에 또 다시 4차산업혁명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1차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을 이용한 근대적인 상품시스템의 등장이었다면, 2차산업혁명은 전기 에너지를 이용한 대량 생산시스템을 특징으로 하고 있고, 3차산업혁명은 컴퓨터 기반의 자동화 생산시스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4차산업은 한마디로 자동화 기술의 고도화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이 결합되는 산업시스템을 말한다.

 

4차산업혁명은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3D 프린터, 로봇 등 많은 기술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기업인들에게 기회이며, 위기다. 사실 혁신은 시장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결합할 때 일어난다.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다양한 융합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혁신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공유경제의 비중이 커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제품의 생산, 판매보다 고객에게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해 지고 있다. 많은 제품의 소비자는 여성들이고, 여성들의 소비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많이 등장해야 한다. 앞으로 더 여성 기업인들이 부각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은 독자적인 혁신이나 창조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디자인싱킹' 방법론이 유용할 것이다. 디자인싱킹은 특히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공감은 남성보다 여성의 큰 강점이다. 디자인싱킹을 기업의 혁신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경제, 4차산업혁명에서는 작은 아이디어를 빨리 실험해서 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지 못한 부분을 외부와의 협력으로 실행해야 한다. 앞으로 협력과 연결은 더 중요해 질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 창조경제라는 단어는 의식적으로 삭제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경제에 있어서, 4차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있어서 창의성, 창조성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 다양한 기술의 트렌드에 현혹되기 전에 우리 경제, 산업의 현장을 직시해야 한다.

 

..이하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