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2017년 한국 예고된 위기...특히 북핵 등 4개의 단층이 위험하다

배셰태 2016. 10. 13. 19:43

[장경덕 칼럼] 2017년 한국 예고된 위기

매일경제 2016.10.11 장경덕 논설위원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6&no=711143


우리는 지금 격변의 가장자리에 있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작은 불씨 하나가 대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임계상태에 있다. 내년에는 격변의 한가운데로 휩쓸려 갈 수 있다. 그 조짐은 곳곳에 나타난다. 대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단층들은 이미 빠르게 미끄러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네 개의 단층이 특히 위험하다.


첫째, 지구촌 패권구도의 단층이다.

내년에는 지구촌 정치·경제 질서를 형성하는 거대한 판들이 격렬하게 부딪칠 것이다. 우리는 대륙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가장 위험한 지점에 있다. 물론 미국의 세기는 아직 저물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도전자를 대할 때는 초조한 빛이 뚜렷하다. 미국의 새 정부는 현 정부보다 인내심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의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대륙 세력의 확장을 막으려 한다. 미국은 한국에도 더 큰 역할을 요구할 것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기대며 여전히 일본과 어깨동무하기를 꺼리는 한국은 이중 삼중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세계화는 뒷걸음질할 것이다. 성장이 느려지고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반세계화와 역세계화 바람은 거세진다. 한국은 보호무역주의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나라다. 지난 30년 동안 글로벌 교역은 국내 생산의 두 배 속도로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교역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의 절반에 그칠 것이다. 잿더미에서 수출로 일어선 우리에게 혹독한 겨울이 오고 있다.


둘째, 한반도 안보 지형의 단층이다.

작고 가벼운 핵탄두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가진 북한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4년 뒤 북한이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미국 랜드연구소 보고서는 섬뜩하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다. 하지만 우리는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북핵에 어떻게 맞설지 내부적 합의조차 없다. 북·미 간 벼랑 끝 딜이 이뤄지더라도 우리는 소외될 수 있다.


셋째, 경제성장 구조의 단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는 노동 투입을 늘려 해마다 성장률을 0.4%포인트씩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인구 보너스는 기대할 수 없다. 내년부터 생산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리는 양적 성장은 한계에 부딪혔다. 주력산업은 벌써 노쇠했다. 인구 충격을 상쇄할 생산성 혁명을 이루지 못하면 경제는 갈수록 쪼그라들게 된다. 하지만 구조 개혁과 창조적 파괴는 말만 무성하다. 혁신의 꽃은 좀처럼 피지 못하고 있다.


넷째, 한국 사회를 찢어놓는 이념과 세대, 계층과 지역 간 단층이다.

내년 대선은 임계상태의 사회 갈등을 폭발시킬 수 있다. 올해 초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내놓은 갈등사회 진단은 충격적이다. 우리는 분노사회를 넘어 원한사회로 치닫고 있다. 어느 세대, 어느 계층이든 오늘날 한국인의 의식에는 강박상태에 이른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깊은 원한을 품은 이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단죄하려 한다. 그럴수록 자원 배분을 둘러싼 투쟁과 사회적 인정을 얻기 위한 투쟁이 극한으로 치닫는다.


내년에는 이 네 단층이 한꺼번에 뒤틀릴 수 있다. 이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대지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내년은 대선의 해라 더 불안하다. 포퓰리즘은 극에 달할 것이다.


..이하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