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의 새論새評] 모두가 미쳐 버린 사회
매일신문 2016.07.20 전원책 전 자유경제원 원장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35134&yy=2016
가진 자·배운 자 서로 욕심 채우기 급급
도둑 잡으라고 둔 검사는 되레 도둑질
정치권도 미쳐 2류 폭력조직보다 못해
내 이익이 최우선이 된 사회 참담할 뿐
세상이 어지럽다. 질서는 사라지고 시스템은 무너졌다. 온통 뒤죽박죽이다. 가진 자 배운 자부터 해 먹기 바쁘다. 임자 없는 조선소는 사장부터 도둑놈이니 곳간이 텅 비었다. 그 조선소에 국민 세금을 대주고 비리를 눈감아 준 한통속이 산은(産銀) 회장이다. 권력에 연이 닿아 벼락출세를 했던 그는 이 정권에서 단물은 다 빨았다고 판단했는지 ‘서별관회의’라는 똥물을 한 바가지 덮어씌우고는 잠적 중이다. 이 난장판에 숟가락을 얹었던 도둑놈들은 당최 부끄러운 줄 모른다. 온통 도둑놈 천지다 보니 그런 것이다. 들통나면 그건 운이 나빴을 뿐이다.
도둑 잡으라고 둔 검사는 제가 도둑질을 했다. 욕심을 채워도 너무 더럽게 채웠다. 명색이 검사란 자가 한 도둑질이 예사 도둑질일 리 있겠는가. 액수가 큰 건 그렇다 쳐도 교활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게임업체를 차려 신흥 갑부가 된 친구의 뒷배가 되어 합법을 가장해 떼돈을 챙겼다. 또 다른 재벌의 범죄를 눈감아 주고 대신 처남 이름으로 청소용역 회사를 차려 돈을 받았다. 이쯤 되면 검사라는 직책은 도둑질하기에 안성맞춤인 자리였을 뿐이다. 말하자면 검사가 곧 진짜 도둑놈이었다. 이러니 전관예우 같은 추잡한 관행이 무슨 문제였겠는가? 그들에겐 홍만표도 최유정도 똑똑하고 능력 있는 동료였을 것이다.
정말이지 정의(正義)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서 이 나라에는 가짜 권위는 넘쳐나지만 진짜 권위는 없다. 진정한 리더도 경청할 만한 원로도 없다. 정치인, 관료, 교수, 율사들이 제일 먼저 썩었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해 먹고 서로서로를 보호한다. 과거 극소수의 이너서클과는 또 다른, 거대한 먹이사슬의 꼭짓점처럼 보인대도 할 말이 없다. 교육부 고위 공무원이란 자가 그 잘난 대학 동문들과의 술자리에서 ‘99%의 개, 돼지’에 비유한 대중만 불쌍하고 불쌍하다. 사실 1%의 지배계급과 99%의 피지배계급 운운하는 건 좌파의 전유물 아니었나? 정말 어쩌다가 다들 이렇게 미쳐버렸나?
가장 미쳐 날뛰는 건 정치판이다.
<중략>
그래서 이 나라는 망한다.
세(勢) 있는 국회의원이란 자들, 청와대 수석이라는 자들, 검사장이나 고위 법관을 지낸 율사라는 자들, 나서기 좋아하는 교수들, 권력에 빌붙어 한 자리를 차지한 고만고만한 좀팽이들 때문에 망한다. 한 세상 그저 권력이나 누리고 돈이나 잔뜩 벌어 떵떵거리고 살면 그게 다인 줄 아는 모리배(謀利輩)들 때문에 망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편법이 지배하는 사회, 불의든 뭐든 성공한 자의 궤적은 찬사를 받는 사회, 내 이익이 첫 번째 잣대가 된 사회가 어찌 망하지 않겠는가. 그저 참담하고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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