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스마트폰 시대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쿠데타 좌절시킨 ‘술탄의 SNS’

배세태 2016. 7. 18. 13:29

[뉴스분석] 쿠데타 좌절시킨 ‘술탄의 SNS’

중앙일보 2016.07.18 런던=고정애 특파원, 서울=정종문 기자

http://news.joins.com/article/20320214

 

14년 집권 에르도안 2분 동영상에…방송 장악한 터키 군부 쿠데타 ‘6시간 천하’로

 

15일 밤(현지시간) 터키에서 쿠데타를 시도한 군부는 국영 TRT방송과 민영 NTV방송 등 주요 언론부터 장악했다. 군부는 이날 오후 11시25분 방송을 통해 “전국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 법이 나라를 지배할 수 있도록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인권을 다시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총을 찬 제복 군인이 국영 방송을 재빠르게 접수하는 20세기식 쿠데타 작전”이라고 보도했다.

 

기사 이미지

‘페이스타임’을 통해 “정부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에르도안 대통령. [CNN 캡처]

 

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 0시24분 4.7인치(12㎝) 크기의 애플 아이폰 화면을 통해 대중 앞에 나타났다. 에르도안은 애플 화상통화 플랫폼 페이스타임으로 CNN튀르크 앵커 한드 피라트와 인터뷰하며 “거리로 나가 그들(쿠데타 군부)에게 답해 달라. 정부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보여달라. 나는 앙카라의 광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도 준비되지 않아 그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2분 인터뷰 동안 두 번이나 전화가 와 화면이 꺼질 정도로 급박하게 연결된 화상통화였다.

 

에르도안, 평소에 SNS 탄압

이번엔 지지자 결집에 활용

 

에르도안의 페이스타임 인터뷰가 쿠데타의 운명을 갈랐다. WP는 “군부의 쿠데타 시도는 스마트폰 시대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온갖 추측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돌아다니고 있을 때 쿠데타 세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니라 국영 TRT방송을 통해 성명서를 낭독했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의 인터뷰 이후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에 따르면 쿠데타가 진행된 시간 동안 페이스북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 가 터키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시민들은 거리 시위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에르도안의 망명설도 누그러졌다.

 

에르도안은 평소 소셜미디어를 “살인자 손에 들린 칼과 같다”며 법원 판결로 SNS를 제한했다. 2003년부터 11년간 총리 재임에 이어 2014년 대통령에 당선되며 장기 집권을 하는 그에게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서다.

 

미 온라인 매체 매셔블은 “에르도안에 반대하는 기자들과 활동가들이 메신저 앱 왓츠앱과 가상사설망(VPN)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며 정부 통제를 피했지만 이번엔 에르도안이 그의 적들의 전술을 빌렸다”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혹독한 대가 치를 것”…군인 2839명 체포, 피의 보복 예고

 

미 듀크대 키에란 힐리(사회학) 교수는 “(페이스타임 인터뷰는) 군부 쿠데타 실패를 상징하는 장면”이라며 “에르도안이 소셜미디어나 시위에 대해 보여온 태도와 크게 다르지만 방송국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페이스타임을 이용한 건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모든 실권을 쥔 이슬람 최고 통치자를 뜻하는 ‘술탄’으로 불리는 에르도안이 쿠데타를 계기로 더 권위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략>

 

..이하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