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류 수평선 끝에 드리울 검은 먹구름"
시사저널 2016.06.30 윤민화 기자h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48595
국내외 인공지능 분야 대표적 석학, 크리스토프 코흐 앨런뇌과학연구소장·최승진 포스텍 교수 인터뷰
구글 딥마인드사(社)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한국 사회에 ‘스푸트니크 충격(Sputnik Shock)’에 견줄 만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소련(지금의 러시아)이 1957년 10월4일 미국보다 앞서 인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자 당시 미국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이른바 스푸트니크 충격이다. 알파고가 인간 대표 이세돌 9단과 벌인 바둑 다섯 번의 대국에서 4-1 완승을 거두자 한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가장 어려운 보드게임이라고 평가받는 바둑에서 인간계 최고수를 간단히 제압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이번 대국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관한 윤리적 이슈를 정리하고 지혜로운 인공지능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사저널의 디지털 경제매체인 ‘시사비즈’는 국내외 인공지능 분야의 대표적인 석학 2인에게 인공지능의 현황과 지혜로운 이용 방안에 대해 물었다. 해외 석학으론 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뇌과학과 교수이자 앨런뇌과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프 코흐 교수를, 국내에선 최승진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24쪽 상자 기사 참조>를 각각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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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선구적 신경생물학자인 코흐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향후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인간은 초(超)지능 기계장치를 다룰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흐 교수는 지난해 11월 시사저널과 시사비즈가 국내에서 최초로 개최한 ‘AI(인공지능)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다음은 코흐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알파고의 승리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알파고 기술을 다른 게임에 적용하면 인공지능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알파고는 체스 챔피언 ‘딥블루’와 다르다. 딥블루는 체스 게임만 하지만 알파고는 비디오게임 등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알파고는 자가 학습을 통해 자신과의 대결만으로도 앞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알파고는 범용 인공지능이므로 다른 영역에 활용하면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본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수 있나.
어떤 원칙이나 규정도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공적 연구기관이나 민간기업 소속 공학자들은 더 똑똑한 기계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연구자는 특정 연구 주제에 빠지면 오로지 어떻게 연구 실적을 만들어낼지에만 몰두한다. 인공지능도 시행착오나 자기 코드 프로그래밍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알파고는 자가 학습을 통해 아주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지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이 사실이 인공지능 설계를 방해한다. 인간의 무지 탓에 강력한 인공지능이 언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 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 대다수는 지금 같은 흐름이 지속한다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강력한 기계가 등장한다고 믿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만큼 똑똑해지지 않아도 인간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복잡한 수식 계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인공지능만으로도 전쟁이나 재난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을 헤지(hedge·위험 분산)함으로써 수십억 달러를 쉽게 벌어들일 수 있다.
인간 뇌를 모방한 인공두뇌 개발은 가능한가.
이론상으론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두뇌를 만들 수 있다.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원칙은 없다. 인간이 지구에 범하는 온갖 만행을 봐라. 인간은 똑똑하지만 멍청하기도 하다. 지능은 주관적 경험이나 의식과 다르다. 지능은 추론, 계획, 학습, 적응,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일컫는다. 원론적으로 기계는 언젠가는 인간의 의식을 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컴퓨터로는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이 의식을 가질 수도 있을까.
인공지능은 의식을 가질 수 없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딥러닝 알고리즘에선 일말의 감성적 요소도 찾을 수 없다. 인간의 의식에 의거한 행동들도 따라 할 수 없다. 현존하는 의식 이론 모델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딥러닝 기술 연결망들이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하거나 창조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놀라지도 않는다. 인공지능은 미완성된 외계 생명체처럼 차가운 지능체다. 딥마인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는 “딥마인드 알고리즘은 자체 시스템 결함들을 가차 없이 찾아내는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자동화 알고리즘 기술은 구글의 자율주행차, 금융 거래 등에서 널리 쓰인다. 인공지능은 역사상 최초로 지능과 의식을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인공지능이 향후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나.
동의한다. 인공지능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많다.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인간은 지능·초(超)지능 기계장치를 다룰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계속 학습하며 똑똑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류 수평선 끝에 드리울 검은 먹구름일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의 마지막 창조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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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진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 인터뷰
“인공지능이 인류 멸망 가져오려면 기술력이 엄청나게 더 진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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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진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망을 가져오려면 기술력이 엄청나게 진보해야 한다”며 “지금 기술력으로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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