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ICT·녹색·BT·NT外

'한국 기업들의 무덤' 일본에서 통한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 생존법

배세태 2016. 6. 28. 11:34

[경제포커스] '한국 기업의 무덤'서 통한 라인 생존법

조선일보 2016.06.28 최흡 조선비즈 위비연구소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6/27/2016062702864.html

 

우리나라에선 '카톡한다'고 한다. 일본에선 '라인한다'고 한다.

 

라인은 한국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가 만든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현재 일본·대만·인도네시아·태국을 중심으로 월 이용자가 2억2000만명 정도다. 특히 일본 내 시장점유율이 70%다. 일본 국민 40% 정도가 거의 매일 라인을 사용한다. 7월에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한국 기업들의 무덤이다. 네이버 역시 일본에서 여러 사업을 했고 유명 포털도 인수해 경영해 봤지만 확실히 성공한 것은 라인 하나뿐이다. 왜 라인은 성공했을까?

 

라인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자원이 기존 상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결합한 특이한 모델이다. '일본의 자본과 한국의 값싼 노동력'이라는 지난 세기 분업 구조가 라인 모델에선 완전히 해체돼 있다.

 

<중략>

 

기업 문화는 한국식에 가깝다고 하지만 세계에는 '한류' 대신 '일류(日流)'를 타고 소개됐다. 제조업 강국이라는 일본이지만 세계인이 애용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못 만들어 봤다. 일본 내에서 개발한 라인의 성공을 대견해하고 자국 브랜드로 여긴다. 자본은 한국 것이지만 일본 법인이 만들었고, 스티커를 이용한 캐릭터 비즈니스 등 일본이기에 나올 발상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일본발(發) 세계의 생활 인프라' 등으로 표현한다. 라인이 인기를 끈 곳은 대개 일본과 일본 문화를 선호하는 나라다. 라인을 일본 브랜드로 알고 '높은 기술과 확실한 품질'이라는 일본의 국가 이미지를 제품에 겹쳐 본다.

 

<중략>

 

다만 기존의 상식이나 정답과는 몇 발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경쟁력을 가진 브랜드가 생겨났다는 점은 기억해 두자. 고임금이라는 일본에서 고용하고, 한국 자본이 한류 아닌 일류의 등에 올라타는 역발상과 이질적인 결합에서 한·일 모두 취약하다던 소프트웨어 분야의 성공 케이스가 나왔다.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변하고, 알고 있는 지식의 틀은 어쩌면 무력하다. 겸허하게 모든 것을 새로 보는 데서 새로운 기회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