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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유기적, 연결) 비즈니스] 우버·아마존·샤오미 등도 `오가닉 미디어`

배셰태 2016. 5. 29. 07:38

[미디어전문가 인터뷰] "아마존도 샤오미도, 오가닉 미디어"

조선일보 2016.05.21(토) 신성헌 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20/2016052002410.html

 

'오가닉 비즈니스' 펴낸 오가닉미디어랩 윤지영 대표

정보의 값 0으로 수렴…'연결'로 진화하는 미디어만 생존

 

 

윤지영 오가닉미디어랩 대표. 커뮤니케이션 사회학 박사로, SK커뮤니케이션 인터넷 미디어 센터장을 역임했다. 그는 '오가닉 미디어' '오가닉 비즈니스'에 이어 또 다른 '오가닉 시리즈'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신성헌 기자

 

#1. 지난 4월 113년 역사 홍콩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디지털 콘텐츠 무료화를 선언했다. SCMP가 선도적으로 도입했던 인터넷판 유료화를 20년 만에 철회한 결정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SCMP를 인수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제대로 된 미디어 사업 모델을 찾는 것보다, 독자들의 읽는 습관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찾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무료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2.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 유료화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NYT가 5월 첫 주 발표한 디지털 유료 구독자 수는 120만여명. 이전 분기에 비해 6만7000명이 늘었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유료 가입자 수는 2011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늘고 있다.

 

무료화냐 유료화냐. 콘텐츠 가격을 두고 저마다 다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찌감치 '온라인 퍼스트'를 외친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은 이미 수년 전 온라인 유료 구독자가 종이신문 독자 수를 넘어섰다는 '낭보'를 전했다. 국내외 많은 매체가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에서 살 길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 공짜론'을 외치는 책이 나왔다. 미디어 연구소 오가닉미니어랩(OrganicMedia Lab)에서 지난 2월 펴낸 '오가닉 비즈니스'. 저자는 "정보는 공짜가 되길 바란다"는 해커 윤리강령을 예로 든다. 왜 무료여야 할까?

 

인터넷 시장은 완전경쟁에 가깝다. 경제학 이론인 베르트랑 경쟁 모형에 따르면 완전경쟁 시장에서는 가격이 한계비용 제로(0)에 수렴한다. 공급은 무한하고, 수요는 한정됐다. 온라인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드는 비용은 0에 가깝다. 곧 정보의 값은 0으로 수렴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정보가 공짜인 세상에선 거래 대상이, 제품이 아닌 '연결'이다. 아마존의 수장 제프 베조스의 말을 예로 든다. 그는 2013년 1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구매 의사 결정을 도와서 돈을 번다"라고 말했다. 베조스의 말에는 '고객 간의 연결'을 강조하는 오가닉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가 담겨 있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고객 간의 작은 연결에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이걸 자산으로 더 많은 연결을 만드는 비즈니스'다. 월마트와 같은 전통 비즈니스에서는 제품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인 반면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는 연결이 거래의 대상이다.

 

오가닉 비즈니스의 뿌리는 오가닉 미디어다. '살아서 성장한다'는 뜻을 지닌 단어 오가닉(organic)이 미디어, 비즈니스와 결합해, 개체들의 집합인 노드(node)와 링크(link)로 이뤄진 살아 숨쉬는 네트워크를 만든다. 둘 다 핵심 가치는 '연결'이다.

 

철지난 구호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연결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페이스북이 세상을 집어삼킨다("Facebook is eating the world")는 말이 나오는 게 지금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학과 경영학으로 무장한 두 '오가닉 시리즈'를 읽고 있으면 연결의 잠재 가치가 여전히 덜 알려졌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

 

오가닉 미디어의 개념을 처음 알린 책 '오가닉 미디어'(21세기북스)는 앞서 2014년 출간됐다. 저자는 윤지영 오가닉미디어랩 대표. 오가닉미디어랩의 이름으로 나온 첫 책 '오가닉 비즈니스'의 저자 노상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랩의 공동 대표다.

 

가정의 달 연휴를 이틀 앞둔 5월 3일 신논현역 근처 카페에서 윤지영 대표를 만났다. 이날 인터뷰는 1시간30분 넘게 이어졌다. 오가닉 미디어와 오가닉 비즈니스의 개념과 미디어 이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가닉 시리즈의 1편 '오가닉 미디어'(2014)와 2편 '오가닉 비즈니스'(2016). 표지에 적힌 'Network is eating theworld(네트워크가 세상을 먹어치운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오가닉 미디어는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틀

 

-오가닉미디어랩은 어떤 곳인가?

 

"오가닉 미디어의 관점에서 미디어와 비즈니스의 진화를 연구·교육한다. 일종의 네트워크다. 풀타임 직원은 두 명. '오가닉 비즈니스'의 저자 노상규 교수가 공동 대표다. 업무 단위로 얼마든지 네트워크를 만든다. 사회학자가 가장 많다. 경영학, 컴퓨터공학, 디자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한다.

 

많은 오디언스들이 관심 있게 보는 콘텐츠 이론을 새롭게 생산한다. 그리고 무료 배포한다. 오가닉 미디어와 오가닉 비즈니스의 시각으로 고객사의 자문에 응한다. 컨설팅과는 다르다. 보고서를 쓰지 않는다. 우리는 방법만 알려준다. 일종의 매개자 역할이다."

 

-커뮤니케이션 사회학을 전공했다.

 

<중략>

 

-앞서 출간한 오가닉 미디어(2014)와 오가닉 비즈니스(2016)는 어떤 책인가?

 

"본문 주요 개념을 설명하겠다. 오가닉 미디어는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프레임워크(framework·틀)다. 먼 훗날에는 '오가닉'이라는 단어를 빼고도 '미디어는 유기체야, 네트워크야' 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미디어를 매스미디어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백년 동안 그렇게 해왔다. 그걸 깨는 건 당장 힘들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될 거다. 연결된 세상을 보는 프레임워크인 미디어는, 이미 존재하는 사회 관계에 영향을 끼치고, 사회 관계를 만들고, 증폭시킬 것이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오가닉 미디어를 경영학 관점에서 해석한 프레임워크다."

 

오가닉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오가닉 비즈니스는 '모든 비즈니스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라고 주장한다. 구글은 월드와이드웹을 기반으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다. 아마존은 구매자와 상품과 판매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네트워크다.

 

-오가닉 미디어는 직접 만든 용어인가.

 

"오가닉 마케팅, 오가닉 어그리컬쳐(Organicagriculture·유기농업) 같은 단어는 널리 쓰이지만 오가닉이라는 단어를 미디어에 접목한 사례는 여태 없었다. 오가닉 미디어라는 용어는 내가 처음 썼다."

 

-본문에는 16세기 '서신공화국'에도 비슷한 개념이 존재했다고 적었다. 기존에 없던 게 아닌 것 아닌가? (서신공화국은 편지를 기반으로 형성된 지식 공유 네트워크. 15세기 말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출발해 18세기에는 북아메리카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기록에 따르면 종교개혁과 1735년 사이에 6700명의 개인이 3만5000통의 학술 서신을 교환했다)


<중략>

 

-관계를 중요시했다. 다소 원론적인 주장이 아닐까. 관계와 공유, 투명성을 강조한 제프 자비스(Jeff Javis) 뉴욕시립대 교수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자비스 교수의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다만 내가 연구하고 운영하는 미디어는 매스미디어 저널리즘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쩌면 전통 미디어가 그걸 가장 못 깨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존의 성장 비결, 고객의 시간 부담을 덜어주는 것…오가닉 미디어의 핵심

 

-자비스 교수와 마찬가지로 오가닉 미디어에도 아마존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오가닉 미디어 관점에서 아마존의 폭발적인 성장 비결을 설명하자면.

 

"아마존의 고객들은 자체 네트워크를 만든다. 아마존의 고객이 누구냐. 구매자 뿐만 아니라, 독자, 판매자도 고객이다. 아마존의 링크 옮기는 사람은 다 고객이다. 여러 유형의 고객이 어떻게 기여하는지, 그 원리에 아마존의 성장 비결이 있다.

 

제품을 올리든 링크를 올리든 리뷰를 남기든 구경을 하든 이게 다 행위다. 아마존은 이 행위를 어떻게 이용해서 네트워크를 만들까를 고민한다. 이런 행위 하나 하나가 제품을 추천하게 만든다. 결국 고객과 제품을 연결시키고, 고객이 헤매는 시간을 줄여준다.

 

아마존의 성장 비결은 고객의 시간 부담을 덜어주는 것. 이것이 오가닉 미디어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아마존은 오가닉 미디어다."

 

 오가닉미디어랩 블로그의 첫 화면

 

-오가닉미디어랩 블로그(https://organicmedialab.com/)에는 샤오미의 사례를 소개했다. 샤오미 공동창업자 리완창은 자신의 저서 '참여감'에서 "지금 젊은 세대가 소비하고자 하는 것이 결국 참여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아마존과 샤오미 고객의 참여 동기는 전혀 다르다. 샤오미의 경우 팬덤(fandom·열렬한 팬층)이다. 고객과 브랜드가 같이 큰다. 브랜드의 기획, 리뷰, 마케팅에 모두 참여한다. 샤오미는 팬덤에 기반한 네트워크다.

 

2010년 샤오미가 스마트폰 운영체제 ‘MIUI’를 처음 출시했을 당시 미펀(米粉·샤오미 팬)은 5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팬 수는 1년 후 50만명, 2014년 2000만명으로 급증해 현재 1억명에 달한다. 그들은 친구들이 샤오미 제품을 추천하고 쉽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영업사원'이다.

 

아마존 고객들은 어떨까. 그냥 구매를 하려고 했는데, 판매만 하려고 했는데, 결국 아마존의 물건·제품 추천·사용자 관계에 영향을 끼친다. 샤오미와 아마존 고객의 참여 동기 모두 오가닉 비즈니스, 오가닉 미디어의 특성을 갖고 있다.

 

오가닉 비즈니스의 첫 번째 핵심 개념은 아주 작은 연결이다. 그 작은 연결이 가치를 만들고 그 사이클이 계속 돌아갔을 때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기존의 대량 생산과는 반대다. 두 번째는 그 가치를 고객이 만드는 것. 이 두 가지가 키워드다."

 

-'정보는 공짜가 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콘텐츠 유료화는 시대 역행일까?

 

<중략>

 

오가닉 비즈니스의 본문에는 책 '웹 진화론'을 쓴 일본 IT 비평가 우메다 모치오의 글이 소개된다. 우메다는 거지를 예로 들어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의 거지가 하루 1000원씩 10명에게 구걸해 1만원을 번다면 네트워크 세상의 거지는 하루 1원씩 1억명에게 구걸해 1억원을 번다. 전통적인 거지에게 1원을 준다면 욕을 먹을 것이다. 거지 입장에서는 1원을 구걸하는 데 드는 비용(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네트워크 세상의 거지는 클릭을 한번 할 때마다 1원씩 적선을 받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구걸함으로써, 결국 하루에 1억원을 벌 수 있다. 웹상에서는 처음 웹사이트를 만들 때 드는 비용을 제외하면 한번 적선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0에 가깝다.

 

-올 1월 열린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불특정 다수가 아닌 한 명의 독자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조했듯이 고객(이용자)과의 작은 연결이 가장 중요하다. 우버도 샤오미도 에어비앤비도 처음부터 지금의 규모로 시작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에게 연결 가치를 주지 못하는데, 1000만명에게 줄 수 있다? 100퍼센트 거짓말.

작은 것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출발점은 모두 같다.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 작은 것부터 실험해야 한다. 테스트 결과를 가지고 다음 사이클로 가야 한다. 이 시대에는 대기업이든 어디든 스타트업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작은 연결을 만들기 위해서다."

 

<중략>이미지 

윤지영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작은) 연결의 가치'를 강조했다. /신성헌 기자

 

◆ 오가닉 미디어·오가닉 비즈니스와 아마존

 

두 책에는 아마존과 (오가닉) 미디어의 연관성을 서술한 부분이 자주 등장한다. 윤 대표는 인터뷰 도중 "아마존의 네트워크가 곧 오가닉 미디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아마존은 왜 오가닉 미디어인가?


<중략>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네트워크 세상의 기업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구글의 경우 2012년에 약 50조원의 돈을 벌기 위해 1조회 이상 검색을 수행했다. 아주 단순하게 계산하면 여러분이 구글 검색을 한 번 할 때마다 평균 50원씩 구글에 적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아마존의 네트워크는 판매자, 구매자, 개발자로 이뤄져 있다. 이들 간의 네트워크 효과를 화살표로 나타냈다. 긍정적 효과는 +, 부정적 효과는 -로 표시했고, (1)~(9)의 번호는 본문의 설명을 돕기 위해 표시했다. 오가닉 비즈니스 본문 124쪽. /신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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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도서]

■오가닉 미디어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

윤지영 지음 |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2.21

 http://blog.daum.net/bstaebst/11803

 

[책소개]

 

미디어가 사회, 경제, 문화의 경계를 허문다!

『오가닉 미디어』는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미디어, 살아서 진화하는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오가닉 미디어(organic media)'란,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네트워크다. 사람들의 참여로 시작해서 그 결과 사용자 간의 관계를 얻는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가 성장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책은 미디어를 해부하고 사용자를 들여다보고 매개와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사고를 전환시킨다. 즉, 오가닉 미디어에서 콘텐츠는 성장하고, 성장은 사용자의 매개 행위가 만든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매개 행위는 미디어 질서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오가닉 비즈니스

노상규 지음 | 오가닉미디어랩 펴냄 | 2016.02.21 출간

http://blog.daum.net/bstaebst/17016

 

[책소개]

 

『오가닉 비즈니스』는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의 비즈니스 본질에 대해 살펴본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에 접근한다. 즉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등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가치를 만들며, 어떻게 돈을 버는지 그 원리와 구조를 오가닉 비즈니스 관점에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