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경쟁 서비스가 한국에서 못 나오는 이유
시사INLive 2016.05.24(화)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6097
각국에서 우버와 경쟁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가 생겨났다.
한국에선 이런 서비스를 해보려는 스타트업이 규제와 업계 반발로 고전 중이다.
지난 2년간 세계 곳곳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느낀 게 있다.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법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몰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차를 불러서 타고 이동한다. 무척 편하다. 이용요금은 갈수록 싸진다. 차를 소유할 필요도 없다. 대중교통이 없어도 상관없다. 우버가 시작한 교통 혁명이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남는 차량을 나눠서 탄다는 의미로 이런 서비스를 ‘승차 공유(Ridesharing)’ 서비스라고 한다.
지역마다 우버와 경쟁하는 로컬 강자들도 생겨났다. 미국의 리프트, 비아, 중국의 디디콰이디,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유럽의 블라블라카, 라틴아메리카의 캐비파이 등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우버의 중국 라이벌인 디디콰이디의 기업가치가 무려 30조원 달하고 2조3000억원을 투자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스타트업 네 곳(우버·샤오미·에어비앤비·디디콰이디) 가운데 2개가 승차 공유 서비스다. 그런데도 계속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서 우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를 일본의 라쿠텐에 1조원에 매각한 이스라엘 창업가 탈몬 마르코는 주노(Juno)라는 승차 공유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곧 뉴욕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AP Photo :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우버 본사. 택시앱 콰이디다처(오른쪽 사진 왼쪽)와 디디다처가 합병해 디디콰이디가 탄생했다
세계 곳곳에서 승차 공유 서비스가 생겨나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인데 한국만 엄격한 규제로 인해 진공상태다. 콜버스 등 비슷한 서비스를 해보려는 스타트업은 각종 규제와 기존 업계의 반발로 고전 중이다. 위기에 처한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이나 해운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 지원하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승차 공유 비즈니스도 미래 산업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웬만하면 규제를 풀고 허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대로 몇 년 동안 글로벌 공룡 서비스들이 다 자리를 잡고 나면 한국 업체가 끼어들 틈이 없어질지 모른다.
우버는 독자적으로 무인자동차를 개발 중
한국에는 우버 같은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는 정도의 단순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한 컴퓨터공학과 교수마저 '내 제자들을 겨우 그런 회사에 보낼 수 없다. 우버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버 같은 온디맨드 카(On-demand Car) 업체가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 자동차를 굴릴 플랫폼을 장악해가는 회사라고 말이다.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은 최근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진정한 의미의 AI 기기는 ‘자율주행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결국 자동차는 인류가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매일 전 세계에서 수백만, 수천만명을 실어나르는 플랫폼을 둔 승차 공유 업체들이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데 최적의 기반을 가진 회사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요한 고객, 운행 이력, 실시간 교통정보, 디지털 지도 등 관련 데이터를 이미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버는 카네기멜런 대학의 인공지능연구소 인력을 대거 흡수해 독자적으로 무인자동차를 개발 중이다.
정부는 알파고 충격에 인공지능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설정한다고 했다.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하고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런 투자나 지원보다, 승차 공유 분야에서 한국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나올 수 있도록 스타트업들을 ‘그냥 놔두었으면’ 좋겠다. 카카오든 콜버스든 마음껏 뭔가 만들어볼 수 있도록, 그리고 힘을 키워서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가만 좀 놔두자. 나중에 우버나 디디콰이디가 들어와서 한국 시장을 다 먹어치울 때 후회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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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택시 회사가 우버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데이터의 힘
한국일보 2016.03.06(일)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http://blog.daum.net/bstaebst/17207
[임정욱의 뜬 트렌드 따라잡기]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책 ‘미래의 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에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은 이 책의 저자는 현재 미국의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지낼 때 그의 혁신담당 보좌관을 지낸 알렉 로스다. 이 책엔 이런 구절이 있다. “땅은 농업시대의 원재료다. 철은 산업시대의 원재료다. 이제 정보(인포메이션)시대의 원재료는 ‘데이터’다.” 실제로 지난주 출장 차 들린 미국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데이터가 미래의 새로운 원재료로 부상할 것임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데이터로 만든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의 이색 풍경들
데이터에 따라 선택된 책 진열
아마존닷컴 고객 호평한 책만 비치
가격표 없이 “아마존닷컴과 동일”
웹사이트가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듯
시애틀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이 만든 실제 서점 ‘아마존 북스’가 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로 책이 꽂혀 있는 서가를 비치한 오프라인 서점이다. 아마존은 창사 이래 20년 간 고집스레 온라인으로만 책을 팔았다. ‘킨들’이라는 전자책 단말기로 종이책의 종말을 재촉해오던 이 업체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오프라인 서점을 냈을까.
<중략>
우버의 새로운 카풀 서비스 ‘우버홉’
데이터 활용 수요 높은 노선 골라
합승 유도해 1인당 요금 낮춰
택시로 100弗 거리 20弗로 출퇴근
우버 때문에 車 처분하는 사람도
<중략>
우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대중교통수단마저 대체해 버릴 것처럼 보였다.
<중략>
우버가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데이터다. 매일 전 세계에서 수백만번 사람들을 실어 나르면서 쌓은 데이터를 갖고 이동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우버 운전사를 배치하고 값싼 요금을 책정한다. 여러 승객들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해 빠르게 합승을 유도한 뒤 1인당 요금을 더욱 낮춘다. 이렇게 하니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 데이터 없이 영업하는 택시회사들이 우버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다.
운전 거리만큼 보험료 내는 메트로마일
미래 산업의 원재료는 데이터
인간 활동 실시간 기록 기반
새로운 비즈니스 다양하게 탄생
정보혁명시대는 이제 시작
샌프란시스코의 신생 창업 기업(스타트업)인 타파스미디어의 김창원 대표가 한 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사람들이 차를 팔고 있어요. 필요가 없게 됐거든요. 차를 가지고 있으면서 내는 감가상각비, 보험료, 주유비용보다 우버를 이용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에 차를 처분하는 것이죠.”
<중략>
심지어 자동차보험도 변하고 있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메트로마일이라는 자동차보험이 인기다. 이 회사는 작은 모니터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한 뒤 운전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운전한 만큼만 보험료를 내도록 해 차를 많이 몰지 않는 사람의 경우 보험료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결국 앞으로는 모든 운전기록이 측정되고 보험료도 이를 근거로 해 합리적으로 책정될 것이다.
이제 인간의 모든 움직임과 활동이 실시간으로 측정되고 기록되는 세상이 됐다. 애플워치 같은 착용형(웨어러블) 기기가 더욱 발전하면서 심장박동까지 자동으로 기록되는 세상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읽은 책, 어제 밤 시청한 TV프로그램, 먹은 음식, 이동한 경로 등의 일상생활이 모두 데이터로 저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이용해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온갖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할 것이다. 정보혁명시대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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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네트워크 비즈니스(오가닉 비즈니스) 관련도서]
■오가닉 미디어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
윤지영 지음 |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2.21
http://blog.daum.net/bstaebst/11803
[책소개]
미디어가 사회, 경제, 문화의 경계를 허문다!
『오가닉 미디어』는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미디어, 살아서 진화하는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오가닉 미디어(organic media)'란,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네트워크다. 사람들의 참여로 시작해서 그 결과 사용자 간의 관계를 얻는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가 성장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책은 미디어를 해부하고 사용자를 들여다보고 매개와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사고를 전환시킨다. 즉, 오가닉 미디어에서 콘텐츠는 성장하고, 성장은 사용자의 매개 행위가 만든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매개 행위는 미디어 질서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오가닉 비즈니스
노상규 지음 | 오가닉미디어랩 펴냄 | 2016.02.21 출간
http://blog.daum.net/bstaebst/17016
[책소개]
『오가닉 비즈니스』는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의 비즈니스 본질에 대해 살펴본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에 접근한다. 즉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등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가치를 만들며, 어떻게 돈을 버는지 그 원리와 구조를 오가닉 비즈니스 관점에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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