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임의 문답쇼, 힘] ③ 김대식 교수 “다가온 인공지능시대··· 기계처럼 일한다면, 당신은 위험하다”
경향신문 2016.05.01(일)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32&aid=0002695768
뇌과학자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김대식(47) 교수는 인간의 정신노동을 대신하는 인공지능이 곧 대부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며 “지금 기계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창의성 있는 인간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교육, 복지, 조세 등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아무것도 안 하면 자동으로 디스토피아(지옥)로 가는 것이고 유토피아(천국)를 만들려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4월 7일 SBS CNBC에서 방영된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방송의 주요 내용.
김대식 교수는 철학적 질문을 하지 않으면 과학적인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 <제정임의 문답쇼, 힘> 화면 갈무리
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 간의 세기의 대결이 벌어져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는데요. 하필이면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는 바람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잘 몰랐던 인공지능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불러올 사회변화에 대해서 엄청난 각성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 분야를 전공하신 김대식 교수님은 이번 대국을 어떻게 보셨나요?
■‘이세돌 승리’ 확신은 기계를 몰랐던 인간의 실수
김: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세돌 9단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세돌 9단이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서요. 하필이면 중요한 21세기, 2016년 3월에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국이 서울에서 벌어졌어요.
<중략>
약한 인공지능(독립성과 자의식은 없는 인공지능)은 우리가 잘하면 천국 같은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고 우리가 못하면 지옥 같은 디스토피아도 될 수 있습니다. 단, 우리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일 때 얘깁니다. 강한 인공지능(독립성과 자의식이 있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더 이상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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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계가 못하는 영역의 개척이 필요하다. ⓒ <제정임의 문답쇼, 힘> 화면 갈무리
제: IBM은 왓슨(인공지능컴퓨터)을 의료 쪽으로 발전시켜서 암 진단에도 응용을 하고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구글은 알파고를 앞으로 어느 쪽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하세요?
<중략>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인간적’이어야
제: 인공지능이 폭넓게 도입이 될 경우 인류가 안고 있는 난제 중 먼저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할 만한 분야가 뭘까요.
김: <중략>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대부분의 직업들, 특히 우리가 얘기하는 화이트칼라 직업들이 위험해집니다. 1차, 2차 산업혁명 땐 블루칼라 직업들이 위험해졌잖아요. 물론 안전한 직업들도 있습니다. 안전한 직업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기업이나 사회 또는 조직에서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 되는 직업입니다. 왜냐면 그분들은 책임을 져야 되거든요.
<중략>
두 번째는 인간을 이해하는 행위가 필요한 직업입니다. 교육 관련 직업이 많이 해당되고요. 특히 아동교육이요. 또 협상, 광고, 영업, 심리치료사, 예술가와 같은 사람의 심리를 이해해야 하는 직업도 다 그쪽에 들어가겠죠. 인간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가장 크면서도 가장 애매모호한 영역인데요.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 지적인 노동이 있지만 매번 무언가를 새로 해야 되므로 반복성이 없는 직업입니다.
결론은 뭐냐 하면 인공지능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가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우리가 분석해야 할 것은 내가 지금 하는 일에 얼마만큼 반복성이 있고 내가 얼마만큼 기계화됐나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생각했을 때 내가 하는 일 자체가 나는 이미 반은 기계다, 그때는 많이 위험하거든요. 그렇다면 다시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오셔야 됩니다.
제: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해야 되는 군요.
김: 우리가 기계하고 경쟁할 때, 인간이 아무리 기계 흉내를 내더라도 더 좋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인간적이어야 되겠죠.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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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계가 못하는 영역의 개척이 필요하다. ⓒ <제정임의 문답쇼, 힘> 화면 갈무리
■국·영·수에 치중한 교육시스템 전면적 개혁 필요
제: 교육이 좀 달라져야 할 것 같아요. 지금처럼 국·영·수 잘하게 키우는 거로는 불충분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너무 막연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이 문제를 이미 한 번 풀어봤거든요. 1차·2차 산업혁명 때요. 18세기, 19세기에 수많은 폭동과 전쟁이 있었죠. 어떻게 보면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도 1차 기계혁명과 산업혁명의 결과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해피엔딩으로 왔을까요.
19세기에 있었던 혁신적인 발전 덕분입니다. 크게 3가지 혁신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첫 번째는 프랑스에서 공교육이 시작된 것입니다. 200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문맹이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농부의 자식들이 공장이나 회사에서 일하려면 적어도 글을 읽고 써야 했고, 웬만큼 수학을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게 바로 국·영·수의 시작입니다. 당시에는 상상을 초월한 혁신이었습니다. 그때의 기계들은 지적인 노동을 못했잖아요. 모든 프랑스 국민에게 삽질을 더 빨리하는 방법을 가르쳐줘도 불도저가 나오면 끝인 거예요. 그래서 기계가 못 하는 것을 가르치기 시작한 겁니다. 두 번째는 정치적으로 아주 보수적이었던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이 사회보장제도를 만드신 거예요. 안 하면 폭동이 일어날 테니까요. 그래서 사회보장제도로 노후대책, 의료보험, 실업자 연금 같은 걸 만드신 거죠. 마지막으론 영국에서 세금제도를 바꿨습니다. 그전까지 국가 대부분의 소득은 농업을 통해서 왔는데, 농업이 없어지고 공장이 생기니까 부가가치세라는 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우리도 비슷한 걸 또 한 번 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교육이에요. 20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18세기 초 나폴레옹 때 만들어진 공교육을 갖고 있어요. 국·영·수죠. 문제는 지금 10대들이 20년 후에 노동시장에 들어갈 때, 다른 건 몰라도 기계가 인간보다 국·영·수를 100% 더 잘 할 거라는 겁니다. 따라서 저희가 이 시점에 국·영·수를 가르치는 것은 200년 전 프랑스 국민에게 삽질하는 걸 가르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것을 가르쳐야 되겠죠.
두 번째로 사회보장제도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비스마르크시대에는 100% 일을 하고 사람들이 60~65살까지만 산다는 전제에 만들어진 시스템인데요, 50%만 일을 하고 100살까지 살 때는 안 됩니다. 직업이 더 많이 생기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지금으로서는 50% 정도는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일자리가 없습니다. 어쨌든 이분들한테도 소득이 있어야 하잖아요. 소비자니까요. 알파고가 제일 못 하는 것 중 하나가 소비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소비를 해야 하니까, 소비하는 능력에 대해 우리가 소득을 줘도 되겠죠. 물론 내가 자아실현을 하지 않고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하는 것만으로 소득을 받는다면 노예근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소득 만큼은 보장해야 한다는 거죠. 이 기본소득은 유럽에서 쓰는 단어고 미국에서는 역소득세인데 똑같은 얘기예요.
제: 최저한도의 소비 수준을 유지시켜줄 만큼은 주자는 거죠?
김: 사회에서 소비가 필요하니까요. 그렇다면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어떻게 해서라도 만들어줘야 된다는 거예요.
제: 그렇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일자리를 나눠서 모든 개인이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할 수 있는 길은 열어 줘야 된다는 거죠?
김: 그렇죠. 근데 여기서 얘기하는 일이라는 게 기존의 일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결국 그 일이 직접 사회에 생산성을 늘리는 일은 아니고, 가상직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인공지능시대 같은 식으로 많은 분들은 기본소득만 있으면 되겠다고 하는데, 이미 그런 사회가 있습니다. 미국의 노스다코타 같은 경우는 미국 원주민들이 사는 도시가 있어요. 인디언들의 땅을 뺏은 미국이 죄책감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기본월급을 주고, 모든 의료혜택과 교육이 무료입니다.
제: 먹고 살수는 있도록 해주는 거죠.
김: 그렇다면 이분들이 시를 쓰고 철학을 할까요? 아니요. 미국에서 알코올 중독률이 가장 높습니다. 마약 중독률도 가장 높고요. 그래서 이 경우는 적절한 답이 아닌 것 같고요. 프랑스에서 생각하고 있는 건 가상회사를 만들어서 일자리가 없는 분들을 거기서 트레이닝 시켜줍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게요. 그리고 이분들은 트레이닝을 받고 가상으로 일도 하세요.
제: 사실 지금 우리 경제상황을 생각해보면 참 먼 얘기 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급식 같은 것으로도 싸우고 있는 나라니까요. 하지만 그런 토론의 논지, 근거, 아이디어와 같은 것들을 우리가 주목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사회의 큰 흐름 이해할 수 있게 아이들 가르쳐야
김: 이게 사이언스 픽션(공상과학) 아니냐 하는데, 여기서 우리가 특이점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의 특징, 특히 인공지능의 특징은 상당히 오랜 기간 또한 천천히 발전하다가 어느 한순간부터 급격하게 기하급수적으로 발전을 합니다. 이 시점을 특이점, ‘싱귤러리티(singularity)’라고 부르는데요, 이날이 온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미국에서는 11월 추수감사절에 식구들이 다 모여서 칠면조를 먹잖아요. 11월 25일에 칠면조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칠면조 중 아인슈타인이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한 번 분석을 해보는 거예요. 보니까 1년 동안 농부가 아침 8시에 와서 먹을 걸 줬거든요. 그 농부는 당연히 좋은 사람이고요. 11월 26일이 조금이라도 다를 것 같지 않다는 거예요.
제: 그렇죠. 과거의 데이터는 항상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김: 대한민국의 미래도 우리가 지금까지 이 작은 문제들을 가지고 항상 싸웠듯이 10년, 20년 100년 계속 갈 거라는 느낌이 나겠지만요. 이 칠면조들은 11월 26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약간 기대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깜짝 놀랄 일이요. 이게 특이점의 문제라는 거죠. 어느 한순간 우리도 이런 얘기 하다가 갑자기 다른 세상에 갈 수 있다는 거고요. 노키아 같은 경우에도 망하기 일주일 전까지 노키아 10년 미래를 기획하는 태스크포스(TF)가 있었대요. 자신들도 몰랐던 거예요. 그런 식으로 우리가 인공지능시대에 기본소득을 어떻게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느 한순간에 이게 사이언스 픽션이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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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인공지능의 특이점(singluarity)이 단순히 터무니없는 사이언스픽션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 <제정임의 문답쇼, 힘> 화면 갈무리
제: (교육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이런 답답함을 가지고 있거든요.
김: 저도 답을 모르죠. 제가 그 답을 안다면 인공지능에 대비한 대치동 학원을 하나 차려서 재벌이 되겠죠. 단 우리가 큰 예측을 해볼 수는 있겠죠. 아까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 수능 말씀하셨는데, 그럼 이걸 지금 당장 포기해야 될까. 그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은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하루 전까지 수능시험이 있을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지금 이 현실에 산다면 지금 하는 것은 계속 해야 됩니다. 단, 더해서 미래에 중요하다고 예측되는 것들, 코딩(프로그램방법) 같은 것을 더해야 하고요. 거기서 끝이 아니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도 준비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게 뭘까요. 아이들이 배워야 될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는 세상을 거시적으로 보는 겁니다. 내가 나중에 변호사가 되든 과학자가 되든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변화가 어디서 언제 튀어나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단 언젠가는 일어날 것을 알고, 그 언젠가가 100년이 아니라는 것까지만 우리가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눈을 크게 뜨는 겁니다. 이게 알파고의 역할이었는데, 눈을 크게 뜨고, 그 크게 뜬 눈을 2주 만에 감지 말고, 계속 사회에 관심을 보여줘야 됩니다.
제: 사회의 큰 흐름에 관심을 갖고 이해를 해라, 파악을 해라, 그런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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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발전 비해 개발 더딘 재난구조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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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공개를 꺼리는 한국은 인공지능시대를 앞서가기 어렵다. ⓒ <제정임의 문답쇼, 힘> 화면 갈무리
■데이터 공개 꺼리는 정부와 기업, 인공지능 발전 막아
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바이두 등은 검색엔진 회사거나, SNS 회사거나 전자상거래 데이터가 엄청 많은 회사들인데, 이들이 인공지능개발에 앞장서는 것은 빅데이터 사용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중략>
제: 제공을 안 한다는 거죠? 연구자들에게.
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드는데, 우리는 이름하고 주민번호 알겠다는 거 아니고 통계만 알고 싶은 거예요. 은행, 건강, 행정, 교통, 그 많은 데이터가 있는데 쓸 수가 없습니다.
세 번째는 인력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총 통틀어 딥러닝 전문가가 20명이 안 될 거예요.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서 전 세계의 최고의 전문가를 키워야 된다는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 느낌으로는, 우리나라에 인공지능 전문가 1000명만 키우면 세상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박사학위 받기 위해 5년이 걸립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당연히 접근해서는 안 되고, 우리는 빨리 진행을 해야겠죠. 다시 말해서 저 같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똘똘한 젊은 친구들 1000명 정도 뽑아서 한 6개월 정도 특공대 공부를 시키겠어요.
제: 국가대표 선수로?
김: 네! 시켜서, 그런 다음에는 곳곳으로 뿌리겠어요. 기업, 국가정부, 국정원, 군대, 다 필요하죠.
■다양한 경험으로 다양한 자극을 주자
제: 기계가 따라할 수 없는 인간의 경쟁력을 길러라 했는데, 이 기술의 흐름을 정말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평범한 시청자들을 어떻게 준비하라는 말씀을 좀 해주세요.
김: 우선 미래에 대해서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인간의 뇌는 의외로 적응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인공시대에 와서 우리가 기계가 못하는 정말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한다? 여기서 창의적인 일이라는 것이 대단한 게 아닙니다. 누구나 피카소가 되고 아인슈타인이 돼야 한다는 게 아이에요. 우리 모든 인간은 창의성, 즉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나폴레옹 시대 만들어진 국·영·수 교육 덕분에 기계적인 인간으로 키워진 거죠.
반복적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가 다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자라는 아이들한테는 이미 가지고 있는 창의력이 사라지지 못하도록 도와주면 되겠죠. 특히 5~7살 때는 뇌가 거의 스펀지 같아서 매일 새로운 단어를 수십 개 배울 수 있어요. 결국 반복된 생활에서 주말마다만 나와도 됩니다. 동물원, 이태원 가는 거예요. 인도식당 가서 손으로 밥을 먹어보는 거예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이 친구들한테는 엄청난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거든요.
제: 다양한 경험으로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
김: 그렇죠. 그렇다면 이미 뇌가 다 굳어버린 우리 어른들은 어떻게 할까. 우리의 하드웨어는 이미 다 끝났기 때문에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알파고의 방법을 쓰는 것입니다. 알파고도 처음 학습데이터를 얻은 다음에 데이터가 모자라니까 셀프시뮬레이션(self-simulation)을 했죠. 알파고와 알파고의 대결을 통해서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었죠. 이건 우리 어른들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뇌는 더 이상 바꿀 수 없지만, 우리 머리 안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셀프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나와 나 자신과의 토론, 나와 나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사물을 보는 것에 대한 다양한 관점·경험들을 통해서 알파고와 같은 능력을 얻을 수 있는 거죠.
자, 이 방송이 끝나자마자 우선 TV를 끄세요. 왜냐? TV는 모든 질문과 답이 한쪽 방향에서 나오기 때문에 셀프시뮬레이션이 안 됩니다. 창의성은 뇌가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본인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거죠. TV를 끄고, 휴대폰을 끄고 인생과 세상에 대한 질문을 구석에 앉아서 하시면 됩니다. 본인이 앉아있는 거실, 아님 카페에서 하셔도 됩니다. 이런 시간을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지시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세상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 만들기입니다. 아주 쉬운 방법으로, 스스로 실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되겠죠.
* 전체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795117
<강민혜·박희영·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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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도서]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펴냄 | 2016.04.12 출간
http://blog.daum.net/bstaebst/17346
■사회신용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
더글러스 지음 | 출판사 역사비평사 | 2016.04.14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1)'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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