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스마트경영] 오프라인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선일보 2016.04.15(금) 김홍진 전KT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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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대학이 화제다. 개교한 지 불과 5년 밖에 안된 대학이 하버드대보다 입학하기 힘들다고 한다. 합격률이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20명 이하 학생들이 교수와 화상으로 연결돼 실시간 다방향 강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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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학을 기존 대학의 보조수단이나 아류가 아니라 미네르바 대학처럼 새로운 교육 모델(교육 사업)로 인식해야 한다.
창조경제를 외치면서도 사이버 상의 여러 활동들을 국내 오프라인의 틀로 규제하려 하니 전세계를 단일 무대로 하는 사이버 경제에서 주도권을 잡기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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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유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버, 콜버스 등의 사업을 오프라인 운송사업자의 틀로 규제하는 동안 우버는 세계 150개 도시에서 사업을 하며 기업가치를 50조원 이상으로 키웠다. 호텔 하나 없이 오로지 숙박공유 플랫폼 역할만 하는 에어비앤비는 기업가치 20조원으로 전세계에 가장 많은 호텔체인을 갖고 있는 힐튼이나 메리어트를 능가하고 있다.
우리가 사이버나 온라인을 오프라인 사업의 연장이나 확대로 여기고 있는 동안 전세계에서는 사이버 상에서 엄청난 가치가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창조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특히 사이버 상에서는 기술을 혁신해 뭘 만들어 파는 것만으로 가치를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제조업의 혁신 정도로 창조경제를 이해하고 추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대기업들이 창조경제의 선두에 서 있는 것이다. 이들 대기업은 제조업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사이버상의 새로운 가치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남들은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고 안 보이는 데서 가치를 만드는데 우리는 아직도 기술자들이 뭘 만들어 보여주려 한다.
애플은 공장없이 스마트폰을 만들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이익 90%를 가져가고, 촬스 슈왑은 애초부터 객장없이 증권 거래를 하고,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는 매장없이 전세계를 상대로 유통하고 있다. 우버는 자동차 한대없이,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 하나 없이, 미네르바 대학은 캠퍼스 없이 사업을 하고 있다.
사이버, 모바일, 온라인이 전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면서 오프라인 상의 가치 체계를 삼켜 버리고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오프라인적 사고와 규제틀로 사업을 허가하며 국내에 머물도록 할 것인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규제 당국이 이런 큰 변화를 이해하기 어려워 우리는 점점 더 갇히고 뒤떨어 지는 게 아닌가 싶다.
2000년 새 밀레니엄을 맞으면서 과거 현실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은 우울한 역사를 지우고 사이버 공간에서는 우리가 지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기고문을 쓴 적이 있다. 불과 15년 지난 지금 금융, 교육, 유통, 의료 등 각 분야별로 사이버공간 마저 내주는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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