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인공지능, 기는 ‘교육지능’
중앙SUNDAY 2016.03.20(일)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353&aid=0000024341
http://sunday.joins.com/archives/124223
인공지능(AI)이 인류의 문명을 바꿀 세계사적 혁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간 대표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맞붙은 세기의 바둑 대결이 던진 메시지다.
18세기의 기계화, 19세기의 대량생산, 20세기의 자동·디지털화 산업혁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른바 ‘알파고 현상’이다. AI를 중심으로 로봇공학, 바이오·나노 등 첨단기술의 융·복합이 이끌 새 혁명은 인류의 일상은 물론 경제·산업지도를 송두리째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바둑 대결 이전에도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예고됐었다.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향후 5년 내 700만 개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고 새 일자리는 200만 개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AI발(發)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인간이 기계와 일자리를 놓고 ‘정글 게임’을 벌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WEF는 현 세대 어린이 중 60%는 지금은 실체도 없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 된다면 세계적인 고고학자 고든 차일드가 『인류사의 전개(Man Makes Himself)』에서 신석기 혁명이 인간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다고 한 것보다도 더 급격한 인류사의 격동 아니겠는가.
과학자들이 AI의 탄생을 빅뱅, 생명의 탄생과 함께 ‘우주의 3대 사건’으로 꼽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런 혁명의 파고는 대한민국으로선 위기이자 기회다. 이세돌 9단이 연패 충격의 위기를 딛고 ‘신의 한 수’로 값진 1승을 올린 것이 좋은 교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인재다. 인재는 교육에서 나온다. 낙오하지 않고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낡은 교육시스템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알파고 창시자 데미스 허사비스처럼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 융합형 사고를 가진 인물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의 세계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을 세계 수출 5위, 경제규모 12위의 경제 강국으로 올려놓은 힘도 사실 교육이었다. 또 다른 ‘한강의 기적’을 일구려면 ‘추격형 교육’ 패러다임을 ‘선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이 활발해진다.
먼저 초·중·고교의 교육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붕어빵 같은 ‘죽은 교실’을 살려내는 게 시급하다. 토론은 온데간데 없고, 학생 실력 차를 고려하지 않고 똑같이 달달 외우도록 가르치니 스티브 잡스나 허사비스 같은 인물이 나오겠는가.
창의력과 상상력이 없는 ‘시험기계’만 양산하는 누습을 없애려면 교육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한다. 획일화된 하향식 정책을 철폐하고 상향식 열린 정책으로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중략->
허사비스를 배출한 영국과 구글의 본산인 미국을 보자. 입시는 자율이고 학교는 창의성 교육에 몰두한다. 영국은 2년 전 주요 20개국(G20) 중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정규과목으로 의무화했다. IT업체가 매칭펀드로 지원하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는 데 힘을 쏟는다.
<중략>
양적 팽창에 치중해 온 고등교육은 셀프 혁신이 절실하다. 대학 스스로 지식기반·가치창출시대를 이끌 교육과 연구 풍토를 마련하는 일이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이 그 시험대다. 교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학문의 칸막이를 없애고, 융·복합에 나서 구각을 깨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 석학도, 노벨상 수상자도 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개혁, 대통령 프로젝트로 하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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