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칼럼] 제4차 산업혁명 파고 헤쳐 나가려면
이데일리 2016.03.18(금) 김민구 글로벌마켓부장·논설위원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18&aid=0003502264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11&newsid=01118486612584632&DCD=A00101&OutLnkChk=Y
게임은 끝났지만 여흥은 채 가시지 않았다. 막판까지 짜릿한 승리를 기대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고개를 돌렸다. 최근 막을 내린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의 대결 얘기다. 현대 기술의 총아인 AI와 인간의 바둑 대결이라는 흥미진진한 꼬리표가 붙었지만 ‘인류 대표’ 이세돌은 다섯 차례 대국에서 1승을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다.
혹자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1200여개가 넘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로 무장한 알파고의 집단지성을 인간 한 명이 이길 것으로 기대한 것은 마치 사마귀가 달려오는 수레바퀴를 막겠다고 두 팔을 높이 치켜드는 무모함인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무쌍함과 심리적 변화에 좌우되는 복잡계(複雜系) 게임인 바둑이기에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기계를 능히 이길 것이라는 기대감은 AI의 위력에 무참하게 짓밟혔다.
AI쇼크는 어떻게 보면 이미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AI가 주도하는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의 서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1차 산업혁명(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인터넷)에 이어 로봇과 AI, 드론(drone:무인항공기), 무인자동차 등이 중심이 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미증유(未曾有)의 첨단기술이 밤도둑처럼 소리없이 우리 곁에 다가온 셈이다. 기술진보의 역설은 냉혹하다. WEF은 ‘미래 고용 보고서’에서 기술 발전으로 새 일자리가 210만개 탄생하지만 전체적으로 5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세돌과의 싸움에서 5전4승을 거둔 알파고처럼 앞으로 AI능력을 갖춘 로봇상사가 인간에게 업무 지시를 내릴 날도 멀지 않았다.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기계가 자본주의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지만 노동자를 축출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산업화가 노예노동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한 것처럼 정보화시대는 임금노동에 종지부를 찍게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렇다면 인간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에 맞설 방법은 없는 것일까.
1811년 3월 11일 저녁 영국 노팅엄에 있는 공장에서 “기계가 많아지면 노동자 일자리는 사라진다. 기계를 부숴야 노동자들이 살 수 있다”며 선동한 네드 러드처럼 AI파괴 운동을 벌이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거스르는 오만함이다.
‘AI발(發) 쇼크 트라우마’로 대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을 천국으로 인도할 지 아니면 지옥으로 돌진하게 할 지는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이 기계를 조작하고 운용하던 시대가 끝나고 사람과 기계가 협업해야 하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시대를 맞이한 만큼 인간과 기계가 일자리를 나누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간이 기계보다 잘 할 수 있는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토마스 데이븐포트 미국 밥슨대 교수처럼 인류 노동시장은 커다란 변곡점에 서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기술혁신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은 오히려 독(毒)이다.
..이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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