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이래도 계속 외우기만 할 것인가
중알일보 2016.03.17(목) 이상언 사회부문 차장
http://mnews.joins.com/article/19729673
문제: 다음 질문에 대한 대꾸로 적당한 보기를 고르시오.
질문: Is it rainning? 보기: ①Yes, it is. ②Yes, it isn’t. ③No, it is. ④Really?
미국 뉴욕에서 살다 한국 초등학교로 전학 온 박모양을 좌절시킨 시험 문제다. 박양은 ④를 골랐고, 오답으로 처리됐다. 초등학교 영어 시험에 만점이 수두룩하게 나오다 보니 박양의 성적은 중간 정도가 됐다. 이 문제는 Yes 다음에는 긍정문을, No 다음에는 부정문을 쓴다는 것을 아는지를 측정하려는 단순한 의도에서 출제됐다. 하지만 박양은 ①과 ④를 놓고 고민했다. ‘Is it rainnig?’을 ‘비가 오나?’라고 해석할 수도, ‘비가 오는 건가?’라고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이 있는 곳에서 대화할 때 밖을 보며 이 말을 하면 후자의 뜻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상대의 ‘정말?’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반응이다.
이 일과 몇 차례의 유사 경험으로 박양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는 교과서를 외워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됐다. 학교는 답답한 곳이, 공부는 재미없는 것이 됐다. 성적이 좋은 축에 들었지만 최상위권 학생은 아니었다. 그러다 항공사 간부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가 중·고교를 그곳에서 졸업하고 2012년에 영국 옥스퍼드대에 입학했다.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39)는 다행히도 이런 사지선다식 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가 자라난 영국에서는 학교 시험이나 대입 시험에 ‘보기 중 고르라’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지식과 자신의 생각을 섞어 써야 하는 서술형 문제가 나온다. 그가 다닌 케임브리지대는 사고력 측정 면접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84명이 노벨과학상을 받았다.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미국(269명 수상)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중략>
인공지능(AI)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한국 정부가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AI 강국 영국에서 정부가 이런 일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외워서 답 고르게 하는, 천연지능 파괴 교육 때문에 진짜 해답을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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