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이세돌' 프로기사-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바둑 대결의 의미

배셰태 2016. 3. 1. 21:14

[이준정의 미래탐험] 이세돌-알파고(AlphaGo) 바둑 대결의 의미

이코노믹리뷰 2016.02.29(월)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368


‘돌바람’은 세계 최정상급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으로 국내산이다. 일본에서 열린 세계컴퓨터바둑대회인 제8차(2015년 3월) UEC배 바둑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가장 최근에 중국에서 열린 제1회(2015년 11월) 미림합배 세계 컴퓨터바둑대회에서 일본, 대만, 미국, 프랑스, 체코 등 7개국에서 출전한 9개 팀을 누르고 우승했다. 이 프로그램 개발자는 인터넷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누리그림’ 대표인 임재범으로 바둑 실력은 아마 7급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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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알고리즘은 프로기사급이다

 

알파벳(前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DeepMind)는 지난 2년 동안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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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점은 알파고는 계산 시간이 충분하면 모두 이겼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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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에 발표한 딥마인드 측 논문에 의하면 ‘알파고’는 몬테칼르로트리 검색법에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기술인 심화신경망회로(Deep Neural Network) 알고리즘을 추가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바둑알 한 수마다 200가지 후속 수가 가능한데, 이를 모두 끝까지 모의바둑을 두려면 경우의 수가 10의 187승 종류나 된다고 한다. 알파고는 이 무한한 검색공간을 줄이기 위해서 심층신경망기법을 도입했다. 신경망은 두 가지로 구성했는데 각 신경망은 수백만 개의 뇌신경세포가 연결된 층이 여러 층으로 겹쳐져서 각 층마다 가중치를 달리 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중 한 신경망은 상대의 다음 수를 예측하는 ‘정책망(Policy Network)이고 다른 신경망은 바둑 게임이 끝날 때까지 각 돌의 위치에서 승자를 맞추는 검색 깊이를 줄여주는 ‘가치망(Value Network)’이다. 게임 과정 중에도 매 바둑알이 두어질 때마다 ‘정책망’은 지능적인 게임 방법을 제시하고 ‘가치망’은 도달하게 될 위치를 재빨리 평가한다. 결국 ‘알파고’는 모의바둑에서 가장 성공적인 위치에 다음 수를 두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훨씬 좋은 ‘정책망’이 만들어지고 트리 검색을 하지 않아도 트리 검색을 한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을 물리칠 만큼 우수해진다. 이 ‘정책망’은 스스로 반복해서 게임을 해보면서 학습으로 강화되고 다시 ‘가치망’이 강화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 뉴시스

 

‘알파고’의 실수를 기대할 수 없다

 

딥마인드 측은 프로기사들 게임에서 추출한 3000만 수의 바둑 돌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의 다음 수를 예측할 확률이 57%가 될 때까지 ‘정책망’을 훈련시켰다. ‘알파고’의 목표는 프로기사들을 기보를 흉내내는 것이 아니고 세계 최고 실력자인 프로기사를 이기는 데 있다. 따라서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내야 한다. 신경망을 한 번 돌릴 때마다 수천 번 모의 게임을 치르면서 점차 학습능력이 강화된다. 그리고 이 ‘가치망‘은 바둑돌을 놓을 때마다 그 위치를 평가하고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 추정해낸다. 물론 이를 위해선 계산 속도가 빨라야 한다. 딥마인드는 심화학습알고리즘에 필요한 계산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하여 다수의 CPU와 GPU들을 준비했다. 그럼 ‘알파고’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알파고는 여타의 바둑 프로그램들을 4점 바둑으로 500판을 두어서 499판을 이겼다. 더욱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엮어서 CPU 계산을 분산시킨 고성능 ‘분산형 CPU 알파고’는 판 후이를 상대했던 ‘알파고’보다 더욱 강해져서 기력이 프로 5~6단 정도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이 고성능 ‘알파고’로 세계 최강의 이세돌 프로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알파벳은 우승자 상금으로 100만달러를 내걸었지만 절대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져도 그만이고 만약 ‘알파고’가 이기면 구글의 인공지능기술이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이세돌은 누구인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조훈현, 이창호 프로의 세계 최강 바둑 계보를 잇는 대한민국 바둑왕이다. 수 읽기가 빨라서 바둑판을 난전으로 만들어 상대를 압도해버리는 기풍으로 유명하다. 특히 묘수와 잔수에 강해서 전투형 바둑을 즐긴다는 평을 듣는다. 아마도 컴퓨터 인공지능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라고 판단된다. 그런 상대를 고른 알파고의 의도는 충분히 계산적이다. 이세돌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만큼 충분히 인간 바둑왕의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을 임하는 이세돌 프로도 자신이 인간을 대표하는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지금 가령 제가 진다면 너무 인간이 무력하지 않습니까? 무난하게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하지만 3년, 5년 이후에는 인간이 바둑에서조차 컴퓨터에게 밀리는 것 아닌가….”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의 우승을 점치지만 대국 조건을 보면 알파고가 유리한 대결이다. 제한 시간이 각각 2시간이고 1분 초읽기를 3회씩 가질 수 있다. 이는 판 후이와의 대전보다 제한 시간이 두 배로 긴 시간이다. 이세돌의 재치 있는 묘수가 통하려면 ‘알파고’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속기 바둑을 두어야 하는데 반해 이번 대국 조건은 ‘알파고’의 치밀한 계산바둑에 승산이 있다.

 

누구나 바둑왕과 호선 바둑을 둘 수 있다

 

언론은 이번 바둑 대결을 인간과 인공지능의 힘겨루기라는 관점에서 흥미를 유발시킨다. 인공지능이 바둑 게임에서도 인간의 최고 지능을 능가할지에 대해 관심을 쏟는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모두 다 없애는 것은 아닌지 걱정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을 놓치면 안 된다. 우리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이유는 인간을 제압하려는 것이 아니고 누구든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최고 전문가 수준의 역량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알파고가 알려준 위치에 바둑돌을 올려놓는 사람은 바둑의 기초적인 지식만 갖추면 된다. 누구든지 ‘알파고’만 있으면 이세돌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 기력이 강해진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파멸시키는 도구가 아니고 인간의 능력을 최고의 전문가 수준으로 증강시킬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이다. 좋은 인공지능 프로그램만 있으면 누구든지 어느 분야에서든지 최고의 전문가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암기식 지식이나 경륜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실력이 더 중요해진다. 인간에게 중요한 자질은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력이고 모든 사람들의 불편함에 착안하는 직관력이다. 인공지능은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불편함을 해소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지금도 좋은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하면 업무능력이 높아지듯이 ‘이세돌-알파고 바둑 대결’  누구나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면 잠재력을 무한히 키울 수 있는 인공지능 세상이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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