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융·복합 진료 시대] ICT ‘의료 침공’… 의사도, 병원도 패러다임 전환

배세태 2016. 2. 28. 18:06

ICT‘의료 침공’… 의사도, 병원도 패러다임 전환

중앙SUNDAY 2016.02.28(일) 박정렬 기자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353&aid=0000024269

 http://sunday.joins.com/archives/122781


융·복합 진료 시대


 

정보통신기술(ICT)을 필두로 한 ‘의료 침공(medical invasion)’이 시작됐다. 유전자와 의료 빅데이터 분석은 기존 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맞춤 치료’의 문을 연다. 스마트폰과 전자장비는 청진기와 메스를 대체한다. 의료와 첨단 과학이 접목하면서 진단치료 분야에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열린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박동균(유헬스케어센터장) 교수는 “예방, 진단, 치료, 케어 등 전(全) 의료 영역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의사와 환자의 정보 평등화가 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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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의대는 올해 ‘데이터분석기초’ 과목을 신설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R프로그래밍)를 공대생과 함께 배운다. 또 글로벌 온라인 강의 ‘코세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데이터 사이언스’ 수업을 수강하고 평가도 받는다. 두 과목 모두 졸업 필수과목이다. 주일로 의과대학장은 “의료 빅데이터 분석은 현직 의사도 사비를 들여 배운다. 이를 훈련하는 건 의사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의대에 ‘데이터분석기초’ 과목 개설


현대의학은 근거 중심(evidencebased)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근거, 즉 체계적인 연구 데이터가 필요하다. 여기에 현장 경험이 더해져 의료의 전문성이 확보된다.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황승식 교수는 “똑같은 검사를 해도 초보 의사가 명의보다 정확한 진단을 못 내리는 건 지식과 경험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ICT는 의사와 병원의 패러다임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종이 없는 병원’은 변화의 메타포다. 의사는 차트 대신 컴퓨터(전자의무기록·EMR)에 환자의 진단 기록을 입력한다. 필요한 검사나 약물 처방도 컴퓨터를 이용해 타 부서와 공유한다. 이 데이터가 쌓이면 비슷한 나이·성별·증상을 지닌 환자가 어떤 진단과 처방을 받았는지, 치료 부작용은 무엇인지, 예후는 어떤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치료에 사용되는 ‘근거’가 ICT의 발전에 맞춰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황 교수는 “현재 이런 데이터화 작업은 아주 간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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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돈 없이도, 또 연구실 없이도 아무도 몰랐던 놀라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의사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56개 의료기관 데이터 5억5000만 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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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맞춤형 치료, 1인 임상시험 가능


유전자 분석 기술을 이용하면 이런 사각지대가 준다. 환자 데이터와 결합하면 환자별 ‘맞춤 치료’나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유전자에는 질병에 걸릴 확률, 약물 순응도 등 치료 성적을 좌우하는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 업체 마크로젠과 서울대 등 아시아 19개국 유전자 연구기관이 3년간 아시아인 10만 명에 대한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인 ‘지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이유다. 비용, 소요시간, 접근성 등 이용 장벽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황 교수는 “유전자를 기반으로 약물을 디자인하면 한 사람의 특성에 맞춘 ‘1인 임상시험’이 가능하다. 미래는 다품종 소량 약물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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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를 이용하면 의료의 시·공간적인 한계가 무너진다. 의료와 전자, 기계가 융합된 모바일 헬스케어가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웨이러블 디바이스는 언제 어디서든 운동량, 심박수, 혈당량 등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추출해 낸다. 초당 최대 30회까지 수집한 방대한 생체정보는 그 자체로 ‘건강 안내서’다.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고정길 교수는 “헬스케어 플랫폼은 각 기기가 측정한 신체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굳이 병원을 찾지 않아도 얼마든지 건강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헬스케어로 시·공간 제한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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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손을 기계가 대체하는 날이 올까. 미국 세다시스의 마취 기계는 환자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분석해 스스로 마취 투여량을 조절한다. 의사가 필요치 않아 전신마취에 드는 비용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동국대 의료융합기술실용화연구원 임홍석 책임연구원은 “위험도가 낮은 근골격계 시술에 자동화 장비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계가 의사를 전부 대체할 순 없지만 시술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