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제4차 산업혁명] 컴퓨터 시대,개인의 일자리·경쟁력은 共感이다

배셰태 2016. 2. 10. 17:37

[경제포커스] 컴퓨터 시대, 共感이 경쟁력이다

조선일보 2016.02.10(수) 최흡 조선비즈 위비연구소장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6020901628&Dep0=lm.facebook.com

 

<중략>

 

지난달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도 인공지능·휴대전화 등의 기술 발전에 따른 '4차 산업혁명'으로 5년 뒤 일자리가 510만개 사라진다는 예측이 나왔다. 학자들은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많을 것이라지만 그 새로 생긴 직업조차 금세 사라지니 개인 입장에선 찜찜하고 불안하다. 1980년대엔 컴퓨터용 입력 용지에 구멍을 뚫는 '키펀처'가, 1990년대엔 인터넷을 검색해주는 '정보검색사'가 미래의 첨단 유망 직업으로 꼽혔던 적도 있었다. 게다가 이젠 사라질 직업군에 의사·회계사·기자와 같은 전문직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무슨 일자리를 바라보고 뛰어야 할까?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은 구글 같은 일부 젊은 플랫폼(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장) 기업으로 전 세계 부(富)가 집중되는 현상부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과 같은 철학적 문제까지 많은 화두를 낳고 있는데, 개인의 일자리·경쟁력과 관련해선 두 가지 키워드를 기억해둘 만하다.

 

첫째는 '확장'이다. 기술 때문에 일자리가 준다지만, 그 기술을 잘 사용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라는 게 아니다. 기술을 잘 이해해 사업에 접목할 줄 아는 사람의 몸값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기술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지적·경제적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높이 평가받게 된 것이다. 과거 재무·회계 등의 기술을 '하드 스킬'이라 부른 것에 빗대 최근 기술을 이해하는 능력을 '뉴 하드 스킬'이라고 부르는데, 미국 MBA(경영전문대학원)들 역시 뉴 하드 스킬로 교육의 중점을 옮겨가고 있다.

 

둘째는 '감성(感性)'이다. 컴퓨터가 환자를 진단하는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봤던 판단(判斷)이나 추론(推論)과 같은 영역에 인공지능이 발을 내밀고 있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영역으로 남는 것은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이에 대응하는 능력이란 게 통설이다. 의사보다 간호사 직업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예측은 그래서 나온다. 경영에도 역시 개성 강한 인력들을 다독여가며 통솔하는 공감(共感) 능력이 강조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보다는 인화 능력을 갖춘 경영인을 발탁하고 있다. 오랫동안 인간 고등(高等)성의 상징으로서 여겨온 지성의 자리를 감성이 넘보는 '감성'의 시대가 보이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우린 높은 공감력을 가진 사람을 '인간성이 좋다'고 표현해 왔다.

 

지적 확장의 시대, 감성의 시대에는 끊임없이 사회와 교감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이 더욱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고, 사회성 높은 직업에서 인성이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면 그것 역시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일주일에 6일 휴가를 갈 수 있으리라는 예측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래도 '없어질 직업 리스트'를 보며 "내 직업이 사라진다"고 탄식하기보단 감성의 시대를 믿고 그 힘을 키우는 게 낫지 않을까. 낙관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