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16.01.18(월)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공유경제가 진화하고 있다. 거침없이 외연을 확대하던 공유경제가 시행착오를 거쳐 좀더 고도화되고 상생적인 사업모델로 거듭나고 있다.
공유경제란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일종의 ‘협업 소비(collaborative economy)’를 말한다. 자동차나 숙박공간, 사무실, 음식, 책, 가전제품, 정보, 지식 등 공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대상이다.
세계적 공유경제 대표 기업으로는 차량공유서비스 우버(Uber)와 숙박공유 에어비앤비(Airbnb)가 꼽힌다. 택시나 리무진은 물론 일반차량까지 다양한 형태로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는 창업 6년 만에 기업가치가 680억달러(82조6000억원)로 성장했다. 이는 108년 전통의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 460억달러(55조8900억원ㆍ15일 현재)를 넘어선 것이다. ‘소유’경제를 뛰어넘는 공유경제의 위력을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차량공유서비스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블랙래인.
우버는 그러나 진출하는 도시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2014년 8월 우버엑스(택시배차서비스)에 대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금지시켰다.
기본적으로 공유경제는 제품을 생산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들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유경제가 과거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협조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한 차량 배차 서비스 ‘블랙래인(Blacklane)’이다. 2011년 창업한 스타트업(벤처회사)인 블랙래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까지는 우버와 같지만 합법적인 라이센스(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현지기업들과만 협업한다는 점에서는 우버보다 진일보했다.
▶우버 넘어선 블랙래인
=한가지 가정해 보자. 당신은 생애 처음으로 낯선 나라를 방문하게 됐다.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은 비교적 쉽게 처리했지만, 문제는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것이다. 새벽에 도착한 항공편 때문에 한밤 중 안전한 택시를 탈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블랙래인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틈새시장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랙래인의 공동 창업주 옌스 볼토르프(Jens Wohltorf)와 프랑크 슈토이어(Frank Steuer)는 “세계 여행자들에게 믿을 만하고 안전하면서도 합리적인 차량 서비스를 공급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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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블랙래인의 성장성에 주목해 굴지의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 자동차 제조사 다임러는 1400만유로(185억원)를 블랙래인에 투자했다. 볼토르프는 “미래 세대들에 차량 소유는 지금보다 덜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며 “하루 23시간 주차상태인 자가용 대신 블랙래인과 같은 차량 공유로 변화할 것을 다임러도 알고 있기 때문에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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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무섭게 성장하는 블랙래인은 올해 포브스가 정한 ‘2016년 가장 빠르게 성장할 테크 스타트업’ 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테크5 어워드(Tech5 Awards) 등에서 유럽과 독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꼽히기도 했다.
모바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의 전문 중개사 관련 티저.
▶중개업과 상생하는 ‘직방’
=시계(視界)를 국내로 돌리면 모바일 기반 전월세 실시간 정보서비스 ‘직방’을 주목할 만하다. 지식과 정보 공유경제 플랫폼에 기반한 직방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에서 체계적인 관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출범 이후 줄곧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직방은 운영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관리ㆍ감독을 강화할 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중개업자와 협업해 시장 정화에까지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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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중개 앱 1위 ‘직방’ 안성우 대표
이같은 노력은 막대한 투자금 유치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한 직방은 같은 해 12월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성장성을 인정받아 3300만달러(약 400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은 650억원에 달한다. 직방의 기업가치는 21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두배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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