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공유·사회적 경제外

대한민국 정부, 공유경제 제도권 흡수키로…법개정 속도낸다

배셰태 2015. 11. 20. 08:47

정부, 공유경제 제도권 흡수키로…법개정 속도낸다

머니투데이 2015.11.19(목) 김민우 기자

http://m.mt.co.kr/renew/view.html?no=2015111915135263079&type=outlink

 

주형환 차관 "공유경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

 

1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주최로 '2015 국제서비스포럼'이 열렸다./사진제공=KDI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 우버(Uber) 등 공유경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할 수 있도록 창의적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유경제에 대해 처음으로 전향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관련 법 개정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주 차관은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주최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015 서비스선진화 국제포럼'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새로운 경제시스템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유경제는 제품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쓰지않는 물건 등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승차공유서비스인 '우버', 숙박공간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사업들이지만 공유경제의 형태는 차량공유, 재능공유, 지식공유, 크라우드펀딩(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 등 다양하다. 2010년 8억달러에 불과했던 공유경제시장은 지난해 150억달러까지 성장했으며 2025년 33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적인 공유경제의 개념과 별개로 공유경제형태의 경제활동은 그동안 규제할 만한 법적근거가 없어 대부분 불법으로 규정돼왔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우버'와 계약한 렌터카업체 MK코리아 대표 등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에어비앤비' 역시 지난 9월 법원으로부터 '불법' 판결을 받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합법화했고, 네덜란드가 암스테르담을 공유도시로 지정하는 등 세계 각국이 공유경제를 포용하기 위해 기존 법제를 개선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부가 관련법을 정비해 공유경제를 국내에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포럼도 정부가 공유경제를 제도권으로 흡수하기에 앞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여러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공유경제를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자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공유경제라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람들 중에도 부업성격으로 유휴자산을 공유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플랫폼을 활용해 본업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있는데 그 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관련 규정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공유경제 공급자가 스스로 거래 규모를 선택하도록 한 후 일정 규모 이상이면 '상시적 사업자'로, 일정 규모 이하이면 '일시적 사업자'로 분류해 일시적 사업자에겐 경감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데이비드 기어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과학기술산업국 디지털경제정책 이코노미스트는 "공유경제 기업들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근로자들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근로자들에게 고용관계에 해당하는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며 "근로자 입장에서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각 사업별로 다양한 규제를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정부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정부는 큰 틀의 법제화를 진행하는 것보다 개별적인 사업모델별로 관련 규제를 정립 또는 해제하는 쪽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주 차관은 "공유경제는 모바일 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흥미로운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공유경제가 성장통을 이겨내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안착할 수 있도록 미래로 가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