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개천서 龍 나기 어려운 사회… 선택의 순간, '인생' 사라지고 '가격' 만 남아
조선일보 2015.07.18(토)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5071702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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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란 것은 한정된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서 결정하는 합리적인 판단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개체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생명체가 하는 가장 기초적인 의사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얻을 수 있는 결과에 일어날 법한 확률을 곱한 기댓값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그동안 개체가 얻어 온 지식과 조상이 쌓은 유전자 속 지혜가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는 데에도 총동원되어집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빅데이터와 지능이 만나는 치열한 계산이라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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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선택의 최종 목적지는 한 사람의 인생의 모습을 만드는 것으로 확장됩니다. 그런데 최근 5년 5개월치 6억3000만건의 블로그 데이터를 보면 '선택'의 연관어로 '인생'이라는 대상이 빠르게 순위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서 '가격'이라는 연관어가 올라가는 것이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노력 여하에 따라 인생을 바꾸는 것이 더 이상 쉽지 않다고 생각하며, 선택이란 물건 사는 경우에나 허락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가장 잘 서야 하는 줄은 탯줄'이라는 농담이 떠돌아다닙니다. 개인이 노력해서 성공하는 확률보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것이 훨씬 유리한 상황을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인데, 이를 듣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는 2014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일본·중국의 50대 부자를 분석한 자료에서 나타납니다.
미국은 50대 부자 중 창업자의 비율이 70%에 이르고 일본은 86%, 심지어 중국은 98%에 육박하지만 한국은 고작 30%에 불과하다 합니다.
이제 우리 한국은 개인이 노력해서 운명을 바꾸는 세칭 '개천에서 용이 나는' 세상이 가지는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한국 학생들의 진로'라는 무시무시한 의사결정 나무(decision tree)가 회자됩니다.
초·중·고를 나온 후 문과건 이과건 결국 취직은 어렵고, 한다 해도 결국 회사에서 밀려나 치킨집을 차린다는 이 그림은 한국의 학생들에게 선택이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지를 풍자하는 것입니다.
작년부터 이미 10%를 넘기 시작한 청년 실업률에서, 그리고 현재 전국에 치킨집이 4만개가 넘기 시작했다는 우울한 통계를 통해서도 위의 사실은 더욱 피부에 와 닿게 되었습니다.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그리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는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혁신가를 낳습니다.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는 그 혁신가가 우리 청년들 속에서 수없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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