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와 주커버그가 밥벌이의 고통을 알까
미디어오늘 2015.06.16(수) 김국현 IT 칼럼니스트·에디토이 대표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06&aid=0000075617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613
[김국현 칼럼] 하이퍼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 창조적 일확천금보다 한 달 200만원의 고민을
창조경제의 주역은 창업이니까 스타트업을 차려 글로벌로 나가라 한다. 당신은 마크 주커버그도 스티브 잡스도 될 수 있다고 북돋는다. 하지만 시장경제에서 한 달에 200만원이라도 스스로 버는 일의 어려움과 소중함은 잘 일러 주지는 않는다.
<중략>
한 나라의 경제가 200억짜리의 로또를 꿈꾸는 사람보다 한 달에 200만원의 수익을 내기 위해 땀 흘리는 이들, 매출 2억을 올리고 싶은 소상공인에 의해 지탱되는 것이 상식이련만 거창한 창조경제는 이에 별 관심이 없다.
한때 이명박은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성장 전략이라는 장밋빛 미래로 유권자의 마음을 홀린 적이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수출이 최고라는 단순명쾌한 논리에 국민들은 동조했고 해외로 뻗어 나가는 한국 공산품을 마음으로부터 응원했다.
그런데 이 70년대적 성장신화가 21세기에도 통용될 리가 없었다. 하지만 국민은 마음으로만 응원한 것이 아니었다. 고환율 정책에서 자원 외교에 이르기까지 정부 정책에 침묵으로 동조했다. 통화정책도 재정정책도 이미 지나가버린 고도성장기의 추억을 좇으려했으나, 결국 남은 것은 허무함뿐이었다. 청년 실업과 가계부채는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최고치 갱신 후 내려올 줄을 모른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몇몇 대기업 제품의 선전으로 지표라도 좋았지만(한두 군데 대기업의 실적으로 지표가 달라질 정도이니 얼마나 경제 기반이 취약한가), 이제 핸드폰도 자동차도 예전처럼 잘 팔리지가 않는다. 경제 신문들은 어떻게 하면 새 스마트폰을 잘 수출해야 하는지 사설까지 쓰고 있는데, 사설마저 기획기사로 전락한 탓인지 아니면 정말로 국운이 몇몇 수출기업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는 탓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평균적 생활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 기괴한 상황도 버냉키급 인물이 찾아 와서 이야기를 해 줘야 뒷북처럼 받아 적는다. “제조업 기반 수출 주도 경제로는 한국내에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없고, 세계 경제의 변동성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안정적 내수 구조를 위해 건전한 소비자 지출을 늘리고, 특정 산업에 공급이 집중되지 않아야 한다.” 교과서적인 발언이지만 모두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니 이제야 그런가 보다 한다.
작금의 창조경제는 응원단의 역할에 몰두하고 있는데 누구를 응원하는 것일까? 하지만 명확한 것은 어떻게든 한 달에 200만원을 벌어 보려는 가장이 대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일부 스타트업의 ‘엑시트’는 과대포장되며 그러한 길이 모두에게 열릴 것이라는 착시를 낳는다. 나도 할 수 있다. 정부가 앞장선다. 지금이 기회다. 그러나 입구는 넓혔지만 출구에는 대책이 없다. 그리고 그 도중이 없다.
글로벌로 나가면 만사형통일 것 같지만, 무엇을 하러 세계로 나가는가? 남미로 중동으로 지금 나가서 무엇을 하는가? 클릭 한번 터치 한번이면 세계의 모든 정보가 초단위로 들어오며, 광저우의 장바구니가 남미까지 직송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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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글로벌라이제이션’이란 말이 있다. 이제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알리바바처럼 ‘직구’가 펼쳐진다. 동네에서 공장이 사라지듯 서비스업도 증발할 수 있다. 소비자 스스로 폰을 들고 셀프 서비스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글로벌화란 이 잔인한 세계 시장 속에서 내 자리를 찾는 일이다.
정부 지원금으로 스타트업 놀이를 하는 것 말고 정말 한 달 200만원이라도 이 잔혹한 시장에서 벌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지만 생존과 자립에 대한 이 기본적인 고민은 아무래도 폼이 나지 않고 상황은 어차피 이판사판이기 때문에 모두 그냥 한 방을 노리기로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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