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지금은 직선의 시대...필터 버렸더니 진짜가 보이더라

배셰태 2015. 5. 18. 11:52

[Trend] 필터 버렸더니 진짜가 보이더라

매일경제 2015.05.15(금) 황정호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464365

 

소통 어려운 시대 직관·직설등 사랑받아

리스크 있더라도 불필요한 과정은 생략

 

 

직선은 인공의 영역이고, 곡선은 자연의 영역이라고 한다. 도구를 쓰지 않고 직선을 그리기 힘들고, 모든 자연의 생김새는 곡선에 가깝다. 그래서 흔히들 곡선이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생명체이고 자연의 일부니까 곡선이 인간적이라는 말은 참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인공이란 단어가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인공(人工)이란 말 안에는 사람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직선은 인간만이 만들 수 있는 선이다. 이보다 더 인간적인 선이 어디 있을까? 인간에겐 수많은 직선이 필요하다. 건축에서 문자까지 직선은 참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리고, 2015년 대한민국에서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가치가 되고 있다.

 

지금은 가히 직선의 시대다. 직선이 가지는 가치들이 모든 영역에서 부상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것들이 `직`이라는 접두사와 결합하고 있다. 직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하는 단어가 됐다. 중간 업체를 거치지 않고 해외사이트에서 바로 물건을 사니 경제적으로 이익이고, 원하는 제품이 국내에 있나 없나 따질 필요가 없어졌다. 직구에서 볼 수 있는 직선의 가치는 뭘까. 필터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터` 하면 정수기가 생각난다. 나쁜 것을 걸러주는 필터는 좋은 것이다. 문제는 지금 이 시대엔 좋은 것을 거르는 필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나와 세상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필터들을 사람들이 거부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리스크를 책임지더라도 필터를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중략>

 

직방은 광고도 직관적이다. 별다른 메시지 없이 직방이라는 말과 동작이 3회 반복된다. 광고에 나와도 되나 싶은 `오피스텔` `원룸 투룸`이란 자막이 대놓고 등장한다. 결과적으로 직방은 광고 집행 세 달 만에 다운로드 숫자를 300만에서 500만으로 늘렸고, 월간 조회수 1억회를 돌파하고, 70만개가 넘는 매물을 가진 확고한 전월세 부동산앱 1위 브랜드가 되었다.

 

<중략>

 

직설은 본질을 찾는 노력이다. 그래서, 도리어 직선의 시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필터를 거부하고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다. 겁먹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스스로를 좀 더 믿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인공의 시대를,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만큼 세상에 안개가 자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