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을 넘어 혁신으로, 해커들이 주도하는 중국의 변화
미디어오늘 2015.03.27(금) 김국현 IT 칼럼니스트·에디토이 대표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5&oid=006&aid=0000074472
[김국현 칼럼] 한국판 관치사회주의의 그늘… 취업준비하는 한국 해커들, 혁신 가로막는 낡은 규제
해커처럼 부정과 긍정의 다른 뜻이 공존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범죄자로도 쓰이지만, 원래는 소프트웨어 혁명을 이끌어 온 열정가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해커의 방식으로(The Hacker Way)’라는 경영 방침을 천명한 것도 이 연장선상에 있고, 우리도 유행처럼 따라하는 해커톤이란 이 혁신가들의 지적 마라톤 행사를 말한다.
중국은 좇아오고 있고, 미국은 따라잡을 수 없다고 한국은 조바심이다. 그러나 중국도 미국도 한국과는 이미 애초에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한국은 안중에 없다. 우리는 그들을 과도하게 의식하지만, 그들의 방식은 별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내수 시장이 커서 그렇다고 애써 무마한다. 물론 규모가 만들어내는 가공할 원심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엇이 회전을 시작하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그것은 자유를 향한 해커의 정신이다. 미국은 몰라도 사회주의 국가 중국을 놓고 무슨 말이냐 싶을 것이다.
<중략>
처음에는 흉내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모방에서 시작한다. 독자적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어느새 그들은 미국식 해커 정신의 완벽한 모방판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도 샤오미도 그 뜨거움으로 시작되었다.
생각해 보면 중국은 가장 유서 깊은 오픈소스 국가였다. 한자 문명이라는 오픈 소스는 한국과 일본으로 ‘포크(fork)’, 즉 오픈소스 용어로 말하자면 진보적 분기를 이루어냈다. 그렇기에 그들은 아이디어에 대한 관념 자체가 다를지도 모른다. 모방이라며 비웃고 특허 리스크를 운운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 듯 하다.
샤오미의 46조를 필두로 기업 가치 1조가 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난다. 디디다처 등 O2O 기업들도 3조 평가를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규모와 수가 아니라, 성장 속도와 회전율이다. 늘 새로운 기업이 급부상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헛될지언정 꿈을 꾼다.
반면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전쟁과IMF라는 외적 혼란이 큰 틈을 만들어줘야 신흥 기업이 겨우 떠올랐다. 틈이 닫힌 후 등장한 이들은 모두 계열사들뿐이다.
여전히 사회의 골격은 관에 의해 설계되고, 그마저도 대기업에 의해 과점되어 있다. 건국 이래의 동원경제 하에 정부는 은행을 통해서 국가자원을 배분 통제하는 관치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 덕에 대기업에게 자본은 늘 저렴하게 공급되어 올 수 있었다. 관은 관치 금융이라는 얼개를 통해 실질적으로 경제를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장의 방향과 목표가 명확하기에 동원과 통제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러다 보니 자본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게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급성장해야 하는 21세기에 그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창조경제’로 정신론을 펼쳐 봐도 기존의 질서의 관성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지금 전세계의 제조업과 금융업은 풍전등화다. 21세기적 자유, 소프트웨어가 바꿀 미래에 대한 변화에 초조해 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인정과 허락과 제휴가 없으면 한발자욱도 나설 수 없다면, 그 누군가의 일원으로 취직되지 않으면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기득권은 안분지족할 수 있다. 그것이 그들의 관성이다. 자유가 사라진 토양에서 혁신은 길을 잃는다.
중국에서는 알리페이(支付寶)에 샤오미폰으로 저금을 하고, 디디다처(滴滴打車)로 택시를 부른다. 이 모두 재벌의 문어발도, 거대기업의 자회사도 아니었다. 사회를 바꾸려는 혁신가, 즉 해커들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해커는 취직준비중이거나, 프로그래밍 코드가 아닌 현행법이라는 코드와 먼저 씨름해야 한다.
. 이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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